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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세계는 가능한가

작성자 :
김성주
날짜 :
2008-01-30
“세컨드라이프”를 아시나요? 미국에서 시작해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인터넷 서비스의 하나입니다. 여기에 가입한 ‘주민’은 건물을 짓고 양복을 맞추며 벌어들인 이익으로 백만장자가 되기도 합니다. 현실세계의 욕망을 가상세계로 옮겨놓은 이 서비스는 ‘창조’와 ‘소유’를 인정해줍니다. 우리말로는 ‘제2의 인생’이라고 할까요. 현실에 만족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입니다. 특히 세계10대 경제강국, 행복지수 112위 국가 대한민국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은 더 그럴 것입니다. 그러나 현실세계에 대한 불만을 가상세계에서 풀어보려는 경향이 강하게 나타날수록 우리의 꿈은 갈수록 멀어질 것입니다. ‘부자되세요’라는 덕담에서 드러나듯이 개인에게는 잘 살고 싶은 욕망이 있습니다. 개인의 욕망을 공동체로 확대하면 고르게 잘사는 요구가 존재합니다. 개인의 욕구와 공동체의 요구를 어떻게 조화시키느냐가 우리의 오랜 과제였습니다. 이 과제는 결국 정치영역에서 논의하고 해결책을 찾을 수밖에 없습니다. 흔히 '생산적 정치'를 이야기하는데 제대로 하자면 경제는 생산영역, 정치는 분배영역을 다룬다고 해야 맞습니다. 만약 정치가 스스로 생산까지 담당하고자 한다면 그것은 정치에 의한 경제지배 즉, 정경유착을 낳을 것입니다. 정치는 ‘가치의 권위적 배분’이라는 데이비드 이스턴의 정의가 적절합니다. 문제는 과연 한국정치가 이런 과제를 제기하고 토론할 능력이 있는가 하는 점입니다. 거꾸로 가는 정치시계 총선이 다가올수록 총선입지자들을 주변에서 자주 보게 됩니다. 그들은 현역이든 신인이든 지역주민을 향해 열심히 활동해야 할 시간에 여의도의 눈치를 봐야하는 답답함을 토로합니다. 유권자나 당원에게 결정권이 없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일 것입니다. 이것은 특정 정당에 국한되지 않으며 한나라당에서 심지어 진보정당을 자임하는 민주노동당까지 1인 또는 공천심사위에 운명이 내맡겨져 있습니다. 상향식으로 이루어지는 당원중심의 정당개혁의 꿈은 당분간 멀어진 것으로 보입니다. 입지자들은 구호만 앞세울 뿐 실험정신으로 무장하고 실천으로 검증받을 기회를 잃게 될 것입니다. 다가오는 총선에선 또 다시 견제냐 안정이냐 선택을 강요당하는 80년대 수준으로 돌아갈 것입니다. 일부에선 당내 경선이 당을 약화시켰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사실은 경쟁의 결과에 승복하지 않는 정치문화가 힘을 약화시킨 것입니다. 패자들은 ‘어디 잘하나 보자’ 팔짱끼고 쳐다보다가 조그만 보궐선거에 패하면 지도부를 갈아치우는 일을 반복해옴으로써 스스로 힘을 빼버렸습니다. 4대개혁입법에 매달린 섣부른 개혁추진이 국민들로부터 멀어지게 했다고 하는 주장도 있습니다. 정말 죽자사자했나 되묻고 싶습니다. 적당히 하다가 반발에 부딪치니까 정치적 실익이 없다고 판단해서 흐지부지해버린 것입니다. 그럼 대신 강력한 민생입법을 했는가? 아무리 생각해도 떠오르는게 없습니다. 결국은 지나친 경쟁이나 개혁추진이 실패의 원인이 아니라 소통에 소홀한 데서 찾아야 합니다. 마치 80년대식 ‘선도적 투쟁론’처럼 선언만 했지 설명하고 설득하지 않은 것이 문제입니다. 우리가 걱정해야 할 것은 사람이 없는 것이 아니라 시스템이 붕괴한 것입니다. 시스템이 튼튼하게 작동하면 언제든 좋은 사람은 나올 수 있습니다. 시스템이 붕괴되면 좋은 사람을 발굴해 낼 수 없습니다. 새롭게 꿈꾸는 것으로부터 시작 인간에게 지금 살고 있는 세상과 다른 또 다른 세상은 항상 열려있었습니다. 모든 종교는 천국과 같은 사후세계를 동경하거나 후천개벽을 꿈꿔왔습니다. 정치는 현실에서 이루지 못한 소망을 실현해 줄 탈출구를 제시하는 게 아니라 현세에서 실현가능한 그 무엇을 꿈꿉니다. 새로운 세상을 향한 인류의 실험과 노력은 계속될 것입니다. 열심히 사는 게 개인적 목표 뿐 아니라 공동체의 요구를 실현하는 거라면 안되는가 “우리는 자본주의가 부유한 사람들뿐 아니라 가난한 이들도 만족시키는 길을 찾아야 한다”며 다보스포럼에서 ‘창조적 자본주의’를 주장한 세계 최고 갑부 빌게이츠의 이야기가 신선하게 다가옵니다. 새해엔 “세상을 바꾸는 대안기업가 80인”들과 함께 새롭게 꿈을 꾸기로 했습니다. 꿈꾸는 것으로부터 시작합시다.
누리집 담당자
의정홍보담당관 함훈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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