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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원칼럼
골드미스,알파걸,女風
작성자 :
배승철
날짜 :
2008-03-28
신정부의 출범과 총선공천의 파고에 밀려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지난 3월8일은 세계여성의날 100주년이 되는 뜻깊은 날이었다. 한 세기 동안 여성의 권리는 괄목상대한 발전을 거듭해 왔다. 이러한 변화가 가능했던 것은 물론 경제발전이지만 진정한 동력은 자유, 평등, 존엄성 등 인류보편적 가치에 기반을 둔 페미니즘(feminism)이었다. 1920년대 중반부터 세계여성의 날을 개최 해 온 우리나라에서도 여권신장은 거스를 수 없는 흐름으로 자리 잡았다. 실제로 그동안 '금녀'의 땅이었던 각종 전문직종에 진출하는 여성의 수는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으며 사회 곳곳에서 '골드미스', '알파걸', '女風' 등이 회자되고 있다. 여성을 둘러싼 이러한 화려한 수식에도 불구하고 현재 수많은 여성들이 저임금을 비롯한 각종 차별과 폭력에 신음하며 울고 있다. 일부 중동국가에서는 아직도 '명예살인'이 행해지고 있으며 아프리카에서는 '여성할례'가 자행되고 있다. 세계여성의날 100년이 지난 지금도 여성들이 투쟁의 기치를 내리지 않고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3.8세계여성의날을 맞이하여 '3.8여성축제 조직위원회'에서 발표한 9대 요구안 중에 '정당명부식 비례대표 확대'가 포함되어 있다. 이것은 여성에게 가해지는 여러 가지 차별을 극복하고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은 여성의 정치 참여율을 높이는 길밖에 없다는 것을 여성계가 인식하고 있다는 말이다. 북유럽의 스웨덴이나 핀란드 등에서는 여성의 정치참여비율이 40% 이상을 상회하고 있고 인도네시아 같은 동남아시아에서는 모계사회의 전통이 남아 있어 여성의 정치적 영향력이 상당한 편이다. 하지만 우리나라 여성의 정치참여비율과 비중은 제도적이고 문화적인 이유 때문에 이들 나라보다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선거철만 되면 어김없이 부각되는 이슈지만, 이 세상의 반쪽을 차지하고 있는 여성들의 권익보호와 정치의 민주화 그리고 국가의 발전을 위해서는 여성의 정치참여 확대 및 정치세력화가 필요하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여성의 정치참여에 대한 사회의 의식변화와 제도개선이 시급한 과제다. 오랫동안 남성들만의 영역이었던 정치분야에 여성의 참여율을 높여 나가는 것에 대해 상당 부분 사회적인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여성의 정치참여에 대한 저항과 부정적인 시각이 존재하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상당수의 남성들은 아직도 여성의 정치참여에 저항하고 있고 여성들 또한 정치를 혐오하거나 무관심하게 대하고 있는 것이다. 현실정치에 있어서도 여성 할당제 의무비율을 높일 경우 남성 후보들의 반발이 예상됨은 물론 선거에 의해 국민의 대표가 선출되는 민주주의의 원칙에도 위배될 수 있다. 현재 우리는 권위가 해체된 포스트모더니즘의 시대를 살고 있고 남녀간 기회의 균등에 의해 여성들이 사회의 각 분야에서 남성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활동하고 있다. 성별 간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는 우리시대에 남성이나 여성 모두에게 '양성성(兩性性)'이 요구되고 있다. 남성이 가사를 분담하고 여성이 생활전선에 나서는 일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양성성이란 면에서 19세기에 태어난 소설가 조르주 상드(George Sand)는 분명 주목할 만한 여성이다. 그는 남장을 하면서까지 그 시대가 여성에게 부여한 온갖 굴레를 극복하고 자신이 원하는 삶을 이끈 선구자적 인물이었다. 3.8세계여성의날을 맞이하여 우리 여성단체들은 새로운 공동체 세상을 만드는 대안세력으로 거듭나려고 하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우리사회에 잔존하고 있는 여성에 대한 편견이 불식되고 제도적인 보완이 이루어져야 함은 물론이다. 그러나 여성들도 사회문화적 환경을 바꾸며 삶을 이끌어 나가는 Sand식 태도를 갖추는 일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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