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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총선에 거는 기대
작성자 :
김명수
날짜 :
2008-03-03
새 정부가 출범했건만 나라 안팎이 혼란스럽다. 무엇보다 헌정사상 첫 CEO(최고경영자) 출신의 '경제대통령'을 표방하고 있지만 대내외적 경제상황이 좋지 않다. 세계경제의 중심인 미국이 금융불안과 신용위기, 고유가와 물가상승 등으로 휘청거리고 있고, 중국경제도 고성장의 부작용이 불거지면서 우리경제를 압박하고 있다. 국제 금융시장의 경색에 이어 유가와 원자재값의 폭등으로 우리경제의 버팀목인 수출전선에도 비상이 걸렸다니 심각한 상황이 아닐 수 없다. 더욱이 서민들에게 가장 민감한 민생 물가마저 하루가 다르게 급증하고 있다는 소식도 잇따르고 있다. 이로 인해 경기침체속에 물가가 상승하는 스태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도 예사롭지 않다. 이 가운데 정치권이라도 국민을 안심시키는 역할을 했으면 좋으련만 현실은 반대 방향이다. 정부조직 개편안을 놓고 충돌을 빚더니 총리 인준과 장관 내정자들의 적격, 부적격을 놓고도 쉴새없이 격한 공방을 벌이고 있다. 연일 늘어나는 장관 내정자들의 낙마는 국민의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고 일부 내정자들의 부동산투기, 논문표절 등의 의혹에 대한 도덕불감증은 돈없고 못배운 다수 서민들의 울분을 부채질하고 있다. 국민을 잘 섬기겠다고 호언한 새 정부의 조각 과정에서부터 도덕불감증이 만연하다면 결코 바람직한 현상이 아니다. 새 정부가 국민적 신뢰를 얻기도 어려울 것이고, 글로벌 경제난국을 헤쳐나가는데도 결코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 국민 정서에 부합하는 조각을 하는 것이 국민을 섬기는 일과 무관하지 않다면 이를 제대로 실행하는 것이 절실한 시점이라 하겠다. 서민의 입장에서 그나마 위로가 되는 것은 조만간 4·9총선이 실시된다는 점이다. 과연 어느 정당, 어느 후보가 국민의 정서와 아픔을 제대로 파악하고 어루만지면서 국리민복에 앞장설 것인지에 대한 심판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각 정당의 공천 작업이 마무리되면 저마다 사활을 건 총력전에 나설 것이 자명한 가운데 달콤한 유세나 선심성 공약 등에 현혹되지 말고 신성한 투표권을 냉철하게 행사해야 한다는 얘기다. 이와 관련해 도내 유권자로서 안타까운 점은 유권자들의 선택의 폭이 그리 많지 않다는 것이다. 호남지역이 텃밭이나 다름없는 민주당에는 예비후보들이 넘쳐나지만 집권여당인 한나라당에는 공천신청자가 그리 많지 않다. 이 때문에 오는 총선이 과거 총선과 다름없는 싱거운 승부가 될 것이란 관측이 분분하지만 유권자의 '묻지마'식 맹목적 투표행위는 스스로 경계해야 할 대상이라 할 것이다. 물론 이러한 문제가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다. 이미 오래 전 부터 각종 선거의 병폐로 지목돼온 지역주의 현상이 치유되지 않은 채 총선후보군의 쏠림현상이 더 심화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할 것이다. 반대로 영남권에선 한나라당에 유력한 예비후보들이 몰리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유권자들은 다양한 선택을 원하지만 난공불락의 지역정서는 그 선택의 문을 제한하고 있는 양상이다. 그러하더라도 도내 유권자들이 오는 총선에서 철저히 가려야 할 것은 가려야한다. 우선은 각 후보의 정책과 공약, 자질 등을 곰곰이 따져 투표하는 정책선거의 뿌리를 굳게 내리는 일일 것이다. 아울러 갈수록 자취를 감추고 있는 불·탈법, 금품·향응선거를 완전히 사라지게 하는 일도 더없이 중요할 것이다. 공명선거, 정책선거를 실현한다면 모두가 승자라 해도 무방할 것이다. 그런 선거를 통해 선출된 선량이라면 국가와 지역을 위한 큰 대들보가 되는데 부족하지 않을 것이다. 같은 의미에서 이번 총선은 누구를 뽑느냐에 못지않게 어떻게 뽑느냐가 소중한 선거로 평가받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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