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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원칼럼
"적의 화장법"과 우리의 모습
작성자 :
유유순
날짜 :
2008-05-08
아멜리아 노통의 "적의 화장법"이라는 책은 제롬 앙귀스트와 텍스트로 텍셀의 끊임없는 대화로만 이어지는 반전의 소설이다.본래 최초의 아리스토텔레스식의 화장법이란 자신의 은폐, 엄폐를 위해 그러하지 않으면서도 그러한 척 하는 일종의 위장의 성격을 가지고 있으며, 실로 이 땅의 많은 여성과 소수의 남성은 화장을 하면서 자신을 돋보이게 또는 달리 보이기 위해 노력을 한다.적의 화장법은 인간은 누구나 가지고 있는 내부의 적과 자신, 즉 다중적인 인격을 소유한 우리 인간의 잠재된 욕망과 이성과의 싸움을 말하려는 책이다.희대의 살인마 유영철이 26명을 살해했음이 경찰 진술을 통해 언론에 공개되었고, 그가 범죄를 일으킨 동기가 증오와 열등감이었다고 한다. 최근 발생하는 수많은 성폭력과 강력범죄 중 다수가 이런 개인적 성향과 분노에 의해 이뤄지고 있는 것을 보면 참으로 그 충격이 크다.책에서는 자신이 사랑하였기에 사랑하는 여인의 죽음에까지 자신이 관여하여 확정지어버린 주인공의 모습이 있으며, 현실에서는 자신이 살아온 인생에 대한 아집과 편견, 그리고 불만의 해소를 비뚤어진 탈출구를 통해 이룬 살인마가 있다.그들의 공통점은 그들 자신이 살인을 저지르는 순간에는 그 어떤 이유가 존재하였다는 것이고, 그들의 다른 점은 사랑의 왜곡과 세상을 바라보는 왜곡이 있다는 것이다.아이를 유괴하고, 성폭력을 일삼으며 살인을 저지르는 이들은 어떨까? 자신이 저지른 범죄에 대한 일말의 죄책감과 불안감에 허덕이며 차라리 붙잡히기를 원했을까?범죄의 순간에 내재되어 있던 욕망의 불은 철저히 살인의 순간을 제외하곤 화장을 통해 숨겨지고 있었고, 자신의 살인을 정당화하기 위한 마인드 컨트롤을 끊임없이 하고 있었을 것이라 짐작한다.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말라는 예수그리스도의 말씀은 분명 죄 값은 치루어야 한다는 전제를 둔다. 죄는 죄일 뿐 죄가 죄로서 성립하기 위해선 이를 행위하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어쩌면 지금 이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 모두 범죄자들의 욕구를 가슴 한편에 숨기고 다른 이들에게는 애써 화장을 함으로서 위장을 하며 살고 있을 것이다.위장이 풀리고 우리 스스로가 가지고 있는 욕망의 회오리가 강해진다면 우리 역시 저들 범죄자들과 다를게 없을 것이다.그리고 우리는 반성을 하여야 할 것이다.저 내부의 적이 화장을 함으로 우리 안에 언제나 내제하였음에이들이 본색을 드러내지 못하도록 어떻게 제어를 하여야 할지..그리고 이 땅의 삶이 이를 가능하게 해주는 환경이 되는지......."누구나 알고 있는 것과 잊고 있는 것이 있지만 표면의 모습일 뿐내부의 적인 당신의 또 다른 자아는 모든 걸 기억하고 있으며,그 기억함을 알리기 위해 언제든지 나갈 준비가 되어 있다"는 제롬 앙귀스트의 또 다른 자아인 텍스트로 텍셀의 말을 다시 한번 떠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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