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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원칼럼
전북 미술계의 활발한 소통을 기대하며
작성자 :
황정수
날짜 :
2008-06-11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둘러싸고 정국이 어수선한 가운데 전북의 미술계가 술렁이고 있다. 도립미술관의 인사와 운영에 관한 미술계의 불협화음이 표출된 것이다. 구체적인 시시비비가 무엇이든 간에 우리지역의 미술과 미술인들이 처해 있는 처지를 생각하면 도민의 한 사람으로서 못내 마음이 편치 않은 게 사실이다. 주지하듯이 60-70년대만 하더라도 전북의 미술시장은 주류를 형성하고 있었고 서울을 제외하고는 서화류가 가장 많이 생산·판매 되던 곳이어서 작가들이 전주에서 전시회를 개최하는 게 꿈이었던 시절이었다. 그러나 오늘날 전북의 미술시장은 타시· 도 에 비해 열악하여 과거의 영화는 이제 전설이 되어 버린 지 오래다. 예컨대 국내에는 약 100억원이 소요되는 광주비에날레와 40억원의 부산비에날레 그리고 국고 3억원이 지원되는 국제인천여성미술비에날레 등이 개최되고 있지만 전북에는 변변한 전시회조차도 없는 실정이다. 또한 현재 미술품 판매를 위한 전시 외에 특별전, 심포지움, 이벤트 등을 통해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함으로써 침체된 미술시장을 활성화 할 수 있는 아트페어가 전국적인 붐을 형성하고 있지만 전북의 경우에는 아직 그러한 바람이 체감되고 있지 않은 실정이다. 한국국제아트페어는 13개국 150개 화랑이 참여하고 5만여명이 관람하는 미술시장으로 성장했으며 지난해 첫발을 내딛은 대구아트페어는 32억원의 미술품을 판매하는 대박을 터트린 바 있다. 반면 우리의 ‘전북아트페어’는 오는 8월말 개최로 6회째를 맞게 되지만 아직도 걸음마 수준을 면치 못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결국 전북의 미술시장을 정리하자면 미술품 구입은 투자를 목적으로 하는 수집가와 일부 애호가를 제외하면 극히 제한적이며 전시회장을 찾는 관람객조차도 많지 않은 실정으로 미술시장이라는 말 자체가 생소할 정도라고 말할 수 있다. 도민들이 거주지 근처에서 미술품을 감상할 수 있는 미술관 역시 흔치 않으며 사설화랑들은 경영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점들을 해소하고자 전북도는 행·재정적 대책을 내놓고 미술시장의 활성화를 위해 나름대로 노력하고 있으나 가지고 있는 자원의 부족으로 힘이 부치는 형편이다. 이처럼 대내외적인 환경이 지극히 불리한 와중에 뜻과 지혜를 하나로 모아도 부족한 미술계가 파열음을 내고 있다는 것은 무척 안타까운 일이다. 우리 지역에는 작가적인 사명감과 열정을 가지고 예술혼을 불태우고 있는 미술인들이 많이 있다. 열악한 경영여건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미술인들의 교류와 전시공간의 확보를 위해 고군분투하는 화랑주들도 존재한다. 이러한 점들을 감안하여 미술인들은 서로에 대한 이해를 통하여 관계를 회복하고 미술시장이 활성화 될 수 있도록 지혜를 모아 나가는 것이 옳다. 전라북도를 비롯한 각 시군은 미술인들의 역량이 미치지 못하는 부분을 잘 살펴서 미술인들이 작품활동에 전념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는 데 소흘함이 없도록 대책을 세워 나가야 한다. 전남이 ‘남도예술은행’을 운영하는 것처럼 공공미술 제도를 손질하여 대대적으로 미술시장이 활성화 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미술시장의 대중화를 통한 활성화 방안으로 전북아트페어의 지원강화 및 미술품 경매 제도의 정착을 위한 다방면에 걸친 지원 또한 필요하다. 실용을 강조하는 현 정부의 임기 중에는 문화정책에도 시장의 원리가 적용되어 열악한 지역의 미술계에 부정적인 영향이 미칠까 우려된다. 이러한 환경의 변화에 대응하여 전북의 미술인들은 더욱 더 소통을 활발히 하여 불필요한 논쟁을 막고 지역의 미술 발전에 역량을 집중해 나가야 한다. 관계 당국 역시 미술인들이 자긍심을 갖고 화실에서 정열을 쏟아 부을 수 있도록 필요한 지원을 아끼지 말 것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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