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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원칼럼
GMO의 공포가 몰려온다
작성자 :
이영조
날짜 :
2008-06-18
지난 5월 1일 온 나라가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대한 반대 물결로 들끓고 있는 가운데 울산항에 식품용 유전자조작 옥수수 5만 7천 톤이 들어왔다. 앞으로 120여 톤이 들어올 예정이라고 한다. 그동안 안전성 논란으로 시민, 사회단체들의 수입 반대운동에도 불구하고 한국전분당협회의 주도로 국내 주요 식품기업들이 빵, 과자, 아이스크림. 청량음료, 햄, 각종 조림요리, 장류, 통조림, 국수 등 거의 모든 가공식품의 원료에 유전자 조작 옥수수 전분으로 사용하겠다는 것이다. 옥수수는 이외에도 전분과 당의 원료로 단맛을 내거나 형태를 잡아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물엿, 포도당, 액상과당, 올리고당 등이 형태로도 다양하게 쓰이고 있다. 유전자 조작 작물이란 말 그대로 식물의 유전자를 조작해서 형질의 변화를 일으켜 보다 많은 수확량과 병충해에 대해 내성을 기른 작물이며. 별도의 잡종교배를 하지 않고 유전자를 조작함으로써 결과를 이끌어 낸 것을 말한다. 이와 같이 인간이 얻고자 하는 특정 유전자 조작 작물만을 선택적으로 취득하는 과정을 통해 유전자를 조작하여 해충을 죽이는 방식은 옥수수에 해로운 벌레만 죽이는 것이 아니라 땅 속에 살고 있는 수많은 미생물과 나비를 비롯한 곤충, 새들의 생존도 위협하게 된다. 2007년 인도에서 유전자 조작 면화 밭에 방목한 양 수만 마리가 집단 폐사하는 사건이 일어났고, 러시아에서는 유전자 조작 콩을 먹은 쥐 55%가 사산하는 등 안전성이 충분히 입증되지 않은 유전자 조작 옥수수의 수입은 국민 건강을 심각하게 위협하게 된다. 국내 식품 기업과 정부는 식량 안전 문제를 들먹이며 유전자 조작 작물이 안전하다고 주장하고 있고, 일부 사람들 역시 다른 나라 사람들도 다 먹고 살 텐데 우리만 피해갈 수 있겠나 하고 무감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그러나 그렇지 않다. 세계의 여러 나라들, 특히나 유럽은 소비자들의 유전자조작식품 거부운동이 거세고, 유전자조작 농산물의 종주국인 미국에서도 유전자조작 농산물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으며, 그들의 주식인 밀은 유전자조작을 하지 않는다. 예전 살충제나 제초제로 쓰였던 여러 농약 제품들도 해충을 물리치기 위한 유용한 물질로 받아들여졌다가 몇 십 년이 지난 지금에 와서는 그 폐해가 심각하다는 것을 누구나 알고 있다. 이처럼 유전자 조작 작물 역시 문제를 발생하지 않을 거라는 것은 아무도 확신할 수 없는 상태에서 우리나라가 생체실험장이 될 위기에 놓여 있는 것이다. 이번에 수입되는 유전자 조작(GM) 옥수수도 독성이 강한 것으로 알려진 해충 저항성을 가진 옥수수로 드러났다. 더욱이 종전과는 달리 사료용이나 단일 제품 원료로 들여온 것이 아니라 광범위한 식품 가공첨가물로 만들어질 것이라 그 위험성은 더욱 증폭되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위험 식품을 소비자가 알고 선택할 권리가 없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유전자조작 표시제의 한계로 지방이나 전분, 전분당 형태로 가공되면 유전자조작 원료를 썼다하더라도 선택할 수 있는 권리조차 없다. 유전자 조작 콩과 옥수수가 가장 많이 주원료로 쓰이는 식용유에서조차도 검사단계에서 DNA성분이 남아있지 않으면 유전자 조작 작물(GMO)표시가 면제되고 있는 상황이니 전분으로 쓰이는 옥수수 또한 마찬가지 일게 뻔하다. 이에 국민연대 관계자는 “소비자의 알권리와 선택권 보장을 위해 현재의 허울뿐인 GMO표시제는 식품유통과정의 철저한 조사와 관리를 통해 ‘원료기반 GMO 표시제’로 조속히 도입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인간은 먹지 않으면 생존이 불가능하다. 세계 모든 국가가 식량을 무기로 식량 수입국을 위협하고 있는 이때, 우리 스스로 안전한 밥상을 차릴 수 있는 안전장치를 시급히 마련해야 할 것이다. 가난에 허덕이는 아프리카 나라들조차 미국이 제공하겠다는 유전자 조작된 농산물의 원조를 거부했다. 유전자 조작 작물을 수입하지 않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방법이지만, 시민· 사회단체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수입을 중단할 수 없다면 결국 우리 자신이 식습관과 소비 습관을 바꾸어 기업과 정부에 대응해야 할 것이다. 가정에서는 무엇보다 앞으로 이 나라를 짊어지고 나아갈 청소년과 아이들의 식탁에서 가공식품을 되도록 멀리하는 것이 필요하다. 옥수수가 주 사료로 쓰이는 육류보다는 자연에서 나는 유기 농산물을 섭취하고, 최대한 원재료의 맛만을 살려 먹는 식습관을 만들어 가야 하겠다. 인간과 자연이 조화를 이루는 지역물질순환원리가 작동하는 생명(유기)농업의 확산과 이를 토대로 안전한 식품의 생산과 유통이 절실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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