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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소고기의 명분과 실리, 차가운 이성필요

작성자 :
유유순
날짜 :
2008-06-16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전면 반대하는 시민과 학생들의 촛불 문화제는 이미 시위로 변했다. 정부와 경찰은 청와대에 가서 대통령을 만나려 하는 촛불 행렬을 법에 정해진 대로 막아서고 있다. 큰 부상은 아닐 터이지만 경찰과 시민이 다치고 있다. 그리고 갈등이 커지면서 육체적인 것보다도 이 사회의 신뢰와 원칙이 더 큰 부상을 입고 있다. 필자는 일련의 모든 것을 ‘명분과 실리를 둘러싼 정부와 국민의 갈등이다’고 본다. 우리는 역사를 통해 명분과 실리를 둘러싼 갈등을 배웠다. 집단이 추구하는 공동의 번영과 개인이 추구하고자 하는 사익의 충돌 역시 명분과 실리라는 거대 전제 안에서 늘 부딪쳐 왔다. 그러나 좀처럼 합치될 수 없는 이 두 명제의 모순은 또 이를 해결하기 위한 인류의 노력으로 발전의 원동력이 돼 왔다. 그리고 지금도 이를 지혜롭게 해결하기 위해 노력은 진행 중이다. 이청준의 ‘당신들의 천국’이라는 소설이 있다. 소설에선 주정수라는 인물에 의해 소록도 주민들은 낙원 건설이라는 계획을 명분으로 얻는다. 이 같은 명분을 통해 실현 가능한 이상의 추구라는 감동과 희망을 안겨다 준다. 하지만 역사 속에서 늘 그래왔듯, 소설에서도 그 리더는 점차 자기중심적 사고에 빠진다. 모두를 위한 낙원 건설이라는 처음의 목표는 자신의 성취욕을 위한 도구가 된다. 점차 소록도 주민들은 자신들의 낙원이 아닌 다른 이를 위한 낙원 건설에 희생양이 되고 만다. 우리 사회에서 역시 이와 같은 현상을 목도 한다. 많은 위정자, 사업주들은 더 큰 파이의 획득이 구성원들에게 돌아갈 더 큰 몫이라는 명분을 구성원에게 던지고 이들을 이용한다. 그러나 희망이라는 파랑새를 쫓아 정신적 충만함을 느끼는 구성원들이 자신들의 처지가 실상 그렇지 못하다는 것을 알았을 때는 그 무엇도 스스로를 위해 투자할 수 없는 상황이 된다. 현재의 정권이 자신의 성취욕을 위한 자기중심적 도착 증세를 보이고 있다고는 생각지 않는다. 다만 국민들이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 수 있다. 정부는 이 같은 국민들의 오해를 먼저 해소 시켜야 한다. 이는 모든 일을 풀어 나갈 첫 걸음이다. 인간세상의 모순은 시비를 단정해 평가하기 어렵다. 분명 명분은 실제(실리)를 끌고 나가는 힘을 가지고 있고, 더 나은 실제(실리)를 이룰 수 있는 동기를 부여한다. 실제(실리)가 없는 명분은 허망일 뿐이다. 최강의 창과 방패의 싸움이 모순이듯 위의 각 명제는 분명 최강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단 둘 중의 시비를 가리며 개인을 위한 사욕의 도구가 될 때 이런 사회적 아이러니가 깊어진다. 국가는 국민이 정부를 불신하게 만든 이유가 무엇인지를 곱씹어보고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확신을 심어주자.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위험의 인식을 좀더 객관적으로 국민에게 알릴 필요성이 있다. 과학계와 의학계도 가능한 한 정확에 가까운 수치와 임상적 결과물을 토대로 국민에게 미국산 쇠고기의 광우병 문제를 인식시켜주자. 국민들 역시 본질을 벗어난 투쟁적인 대 정부 촛불 시위는 이성적으로 고민해야 한다. 진정 광우병이 문제인지, 정부의 국민 여론 수렴 방식이 문제인지, 국민의 정부를 불신하는 모습이 문제인지 고민을 하자. 이제 대한민국이여~ 뜨거운 가슴으로 먼저 세상에 뛰어들었다면, 이제는 차가운 머리로 이후를 계획하자. 명분과 실제는 상호보완적이다. 이를 현명하게 시의 적절히 적용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누리집 담당자
의정홍보담당관 함훈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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