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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만들기와 사회디자인

작성자 :
김성주
날짜 :
2008-08-18
지난 주말 ‘다시, 사람만이 희망이다’는 구호 아래 진안에서 ‘제3회 마을만들기 전국대회’가 열렸다. 백운면 동창마을에서 열린 사회적기업분과에서는 ‘지역에 기반한 사회적 기업 실현 사례’를 주제로 전국에서 온 활동가들이 열띤 토론을 벌였다. 이 대회는 무슨 미인선발대회까지 끼워넣으면서 벌어지는 지역축제의 홍수 속에서 축제가 무엇인지 새롭게 인식시켜준 계기가 되었고 ‘생명의 숲’ ‘사회디자인센터’ ‘연합뉴스’ 등 참가자들의 다양한 명함이 말해주듯이 전혀 새로운 마을축제를 경험하게 해주었다. 영원한 숙제 ‘먹고 사는 문제’ ‘전북은 살기는 좋은데 먹고 살기는 힘들다’고 흔히 이야기한다. 이 말은 그냥 살기는 괜찮은데 벌어서 먹고 살기 힘들다는 뜻인데 먹고 사는 문제가 해결안 된 상태에서 살기 좋다고 이야기할 수 없으니 모순된 말이다. 동창회에 안 나오는 이유도 촛불집회를 무관심하게 흘려도 먹고 살기 힘드니 세상 일이 나와 뭔 상관이냐는 변명으로 통하게 된다. 이러다 보니 먹고 사는 문제는 이데올로기 차원으로 승격되어 '먹고사니즘'이라는 우스개 단어가 생겨나기까지 했다. 1998년 미국 클린턴 정부의 ‘살기 좋은 커뮤니티 정책’의 주된 메시지는 경제적으로 강력한 커뮤니티였다. 우리나라에서의 마을만들기운동은 시민단체에 의해 추진되다가 참여정부가 2006년 ‘살기좋은 지역만들기’를 추진하면서 본격화되었다. 그 원형은 “지역공간을 주민들이 스스로 디자인해나가는 과정”으로 정의하는 일본의 마을만들기 '마찌쯔구리'에서 기원을 찾을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대구 삼덕동 담장허물기사업을 필두로 화천 토고미마을, 남해 다랑이마을 등 스타마을을 탄생시켰고 진안군의 ‘으뜸마을가꾸기’사업을 좋은 사례로 들고 있다. 마을만들기는 지역사회 주민이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주도하는 새로운 시스템으로 도시와 농촌을 품격 높은 삶의 질을 갖춘 살고 싶은 지역사회로 재창조하는 목표를 갖고 농촌과 도시재생을 넘어 창조도시전략으로 발전하고 있다. 살고 있는 지역주민이 주체가 되는 주민참여가 전제이고 단순히 소득증대가 아닌 생활의 만족을 추구한다. 환경미화 차원의 공간꾸미기가 아닌 지역만들기이고 행정의 동원 대상에서 자치의 주인이 되는 것이다. 내생적 발전 대 외형적 성장 살고 있는 사람을 보상금 몇 푼 쥐어주고 내쫓는 방식의 성장 전략이 과연 바람직한가 근본적 의문을 던진다. 내 땅 내주고 머슴살이와 다를 바 없는 생활을 하는 게 과연 삶의 질 개선인가? 살고 있는 사람에게 입주권 되팔고 정든 동네를 떠나게 만드는 공동체파괴 방식으로 진행되는 재개발사업이 과연 바람직한가? 전북은 진안과 무주의 두 사례를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내생역량을 끌어내는 마을만들기와 외부자본의 유치로 진행하는 기업도시로 대표되는 두 지역은 내생적 발전과 외형적 성장모델의 전형이다. 과연 어느 모델이 주민의 삶의 질을 개선하고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어낼지 지켜볼 일이다. 마을만들기운동은 공간을 디자인하는 활동이나 소득창출사업에서 벗어나 정치적으로는 주민참여를 기반으로 하는 풀뿌리 자치운동으로, 문화적으로는 지역주민의 창의성을 기반으로 하는 문화 다양성 운동으로, 경제적으로는 순환과 나눔을 기반으로 하는 지역자립운동이 되어야 한다. 세상을 아름답게 멋지게 신나게 디자인하자. 세상을 꿈꾸고 상상하는 대로 바꿀 수 있다면 얼마나 가슴 벅차고 신나는 일인가. 마을만들기 운동에 거는 기대가 거기에 있다. 안되는 일, 답답한 일 투성이인 사회를 새롭게 디자인하라!
누리집 담당자
의정홍보담당관 함훈욱
연락처
063-280-47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