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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으로 만드는 따뜻한 세상
작성자 :
김희수
날짜 :
2008-12-03
바람 끝이 매서운 겨울이다. 하지만 농촌에 가면 아직도 높은 나뭇가지에 듬성듬성 빨간 감이 달려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바로 ‘까치밥’이다. 예로부터 우리 조상들은 늦가을에 감을 수확하는 과정에서 다 따지 않고 몇 개씩은 남겨 놓았다. 한 겨울을 나야 할 까치의 허기라도 면해주기 위한 작지만 따뜻한 배려다. 그래서 까치밥은 욕심내지 않고 이웃에게 베풀며 살아간 우리 조상들의 나눔의 정신이 배어 있는 풍속이다. 이처럼 기부란 나뭇가지에 매달려 온기를 전하는 까치밥처럼 따뜻한 나눔으로 행복한 세상을 만들어가는 작지만 지속적이고 일상적인 것이다. 올해도 많은 사람들의 기부가 실핏줄을 타고 흐르는 피처럼 우리 사회의 온기를 유지시켜 주고 있다. 얼마 전에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최근 5년간 8억5,000만원을 기부해 기부 1위를 기록한 익명의 기부자가 국민여배우 문근영씨로 밝혀져 놀라움과 찬사가 쏟아졌다. 연예인의 삶의 형태는 현대 대중사회에 큰 파장을 일으킨다. 스타일을 따라하고 행동을 추종하고 싶은 공인이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대중의 사랑으로 사는 연예인으로서 사랑을 나누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라는 문근영씨의 말은 우리를 더욱 기쁘고 놀라게 한다. 나눔의 문화가 확산되기 위해서는 부자들의 역할이 중요하다. 미국의 경우 부자순위는 기부금 순위와 같다고 한다. 1984년 설립된 ‘토크빌 소사이어티’라는 고액기부자클럽에는 빌게이츠를 비롯한 2만여 명의 기부자들이 참여해 현재 367개 지역사회에서 나눔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고 한다. ‘노블레스 오블리주’는 가진 자가 내놓아야 한다는 강제의무라기보다 사회적 영향력과 파장을 줄 수 있는 사회지도층으로서의 모범을 의미한다. 도덕적 사회규범을 스스로 보여주어야 한다는 점에서‘고귀한 의미’이다. 그렇다고 기부가‘가진 자’만의 윤리는 아니다. 개인 기부는 성숙한 기부문화를 만들어 안정된 사회 공동체 발전을 함께 이끌어가는 튼튼한 기반이 된다. 기부재단 등에서는 360원 정도의 소액을 자동이체로 매일 기부하는 ‘365운동’, 저금통 모금 운동인 ‘나눔 씨앗 뿌리기’등 소액기부확산 운동을 벌이고 있다. 이 밖에도 현금대신 적립된 카드 포인트를 기부해 저소득층 난방비 등으로 활용토록 하는 등 기부방법과 나눔 수단도 다양해지고 있다. 기부는 선행이 아니라 습관이다. 기부는 남을 기쁘게 하기에 앞서 자신을 행복하게 만든다. 그런데도 우리들은 ‘내 형편이 나아지면 그때 남을 돕겠다. ’‘나 살기도 힘든데 남을 어떻게 도와주겠는가’라는 등의 말로 기부를 애써 외면 하려한다. 물론 틀린 말은 아니다. ‘곳간에서 인심난다’라는 말처럼 본인의 형편이 넉넉해야 주변을 돌아보게 되고 또 도와줄 마음도 생기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요즘처럼 실업과 생계위협이 팽만하고 불안이 극에 달해 더욱 몸을 움츠릴 수밖에 없는 경제위기의 시대에는 기부가 배부른 소리처럼 들릴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경험자들은 받는 행복보다 주는 행복이 더 크다고 입을 모은다. 기부의 실천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어려운 일도 아니다. 커피 한잔, 소주 한잔 값을 절약하여 우리의 일상생활속에 큰 행복을 만들어보자. 한해의 마지막달을 여는 12월의 첫날, 전라북도의회 광장에서‘사랑의 행복 온도탑 제막식’행사가 열린다. 모쪼록 올 연말에는 보다 많은 도민들이 조그마한 기부라도 시작해 작지만 큰 기쁨을 함께 느낄 수 있게 되기를 희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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