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잘하는 의회, 함께 만드는 전북전북특별자치도의회
전라북도의회는 최근 행정사무감사를 마쳤다. 행정사무감사는 의회 일정 중에서 가장 중요한 일정이자 핵심이었다. 한 해를 마무리하면서 전라북도의 정책에 대한 성과가 제대로 이행됐는지 점검하고 도민의 혈세가 헛되이 사용되는 일이 없도록 감시하는 기능에 충실하고자 노력했다.
도민을 대표하는 도의원으로서 행정사무감사를 하면서 전라북도 일자리정책에 대해 많은 아쉬움이 남았다. 2023년 3분기 전라북도 청년실업률은 8.3%로 전국 17개 시도 중 16위로 전국 평균인 5.2%를 훌쩍 넘었다.
심각한 청년실업률을 반영하듯 전라북도 일자리 성적은 참담한 수준이었다. 2022년 상용 일자리는 145,558명, 임시 일자리는 28,573명이었지만, 2023년에는 상용 일자리 138,276명, 임시 일자리는 78,830으로 상용 일자리는 줄고 임시 일자리는 대폭 증가하였다.
청년들은 양질의 일자리가 부족하다 보니 더 나은 일자리를 찾기 위해 전라북도를 떠나고 있다. 특히 지역 경제의 근간인 청년층 이탈이 심각한 수준이다. 전라북도에 따르면 지난 2020년에는 10만 8천여 명이, 2021년엔 9만 9천여 명이, 2022년에는 9만여 명의 청년들이 전북을 떠났다.
청년들은 월급과 성과금 등 보상체계와 안정적인 일자리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며 금전적인 보상뿐 아니라 문화생활이나 여가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인프라가 있는 곳으로 가고 있다.
요즘 세대의 청년은 많은 짐을 짊어지고 살고 있다. 코로나19로 바뀐 사회 시스템, 실업률, 고금리, 경기침체, 높은 물가 상승률, 소득 대비 높은 주택가격으로 스스로의 삶을 비관적으로 표현하는 속어들도 생겨났다. 처음에는 연애, 결혼, 출산 3가지를 포기한 삼포세대라고 부르더니 집과 경력을 포기한 오포세대, 여기에 취미와 인간관계를 포기한 칠포세대, 건강과 외모를 포기한 구포세대까지 생겨났다. 이러한 신조어는 청년들이 겪고 있는 삶을 말해주고 있다.
2022년 출산율은 0.78로 OECD 세계 최저 수준이지만, 청년들에게 왜 결혼을 하지 않냐고, 왜 아이를 낳지 않냐고 말하는 것은 이러한 상황을 모르고 하는 소리이다.
말도 안 되게 치솟는 집값으로 전세 대출 이자와 생활비만 내기 벅찬 상황에서 청년들은 자연스럽게 하나둘씩 늘어난 N포 세대가 될 수밖에 없는 사회가 되어 버렸다. 힘든 청년의 삶 속에서 앞으로 전라북도가 따뜻한 보금자리가 되어야 한다.
이제는 청년을 전라북도에 머물게 하고 다시금 돌아올 수 있는 현실적인 정책이 필요하다. 청년 정책은 단순히 한 분야에만 특정해서 지원하는 것보단 일자리, 주거, 교육, 문화 등 삶의 전 영역에서의 개선과 지원이 필요하다.
또한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청년 정책뿐 아니라 전라북도 상황에 맞는 청년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
전북에 청년이 없으면 인구 고령화 가속과 지역 활력 감소뿐만 아니라 지역경제가 침체되고 기업도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청년들의 문제는 우리 사회 모두가 함께 풀어야 숙제이다.
우리는 잊지 말아야 한다. “청년이 떠나면 도시는 소멸하고 전북의 미래는 없다.”
최형열 전북도의회의원 / 전북일보 2023.12.27.(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