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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규제완화, 멈춰야한다

작성자 :
최병희
날짜 :
2009-01-19
설마했던 수도권규제 완화가 마침내 현실화됐다. 지난 13일 국무회의를 열고 수도권 산업단지 내 공장 신·증설 전면 허용 내용을 담은 ‘산업집적활성화 및 공장설립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안을 심의 의결해 수도권규제완화 본격화에 나섰기 때문이다. 수도권 규제는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심각한 수도권 집중을 완화하고, 침체를 거듭하는 지방에 기업들이 들어서도록 하기 위해 실시 중인 일종의 고육지책이다. 수도권 집중 완화 경향이 뚜렷해지고 지방이 자립적 발전을 할 기반을 마련했다고 판단되는 시점에서는 마땅히 수도권 규제를 풀어야 한다. 그래서 대통령 스스로도 ‘선 지방육성, 후 수도권 규제완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런데 그 입장을 180도 바꿔 약간의 규제완화가 아니라 전면적인 규제철폐를 선언한 것이다. 그동안 수도권 지역 자치단체나 연구기관 등은 수도권 규제를 완화하면 1, 2%의 경제성장률 상승 효과가 있다고 주장해 왔다. 전경련 또한 수도권 규제완화시 기업들이 4조2천억원을 투자할 것이라는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하였다. 하지만 수도권 규제 완화가 지방경제에 어떤 효과를 미칠지에 대해서는 아무런 말이 없다. 지역균형발전협의체 자문단 연구결과에 의하면 첨단업종 공장의 수도권 입지 규제가 완화되면 지방은 25개 업종에서 부가가치가 35조7천492억원 감소하고 일자리가 8만5천570개 없어진다고 한다. 또 지역산업 연관분석을 해 본 결과 수도권은 타 지역에 비해 전후방 연관효과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이러한 분석 결과보다 더욱 심각한 것은 수도권 규제를 철폐하면, 그동안의 균형발전 정책에 의해 미약하나마 형성되기 시작한 지방의 자립적 성장 기반이 송두리째 날아가버릴 것이라는 점이다. 지역 전략산업 육성도 물거품이 될 것이고 지방경제의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광역경제권 형성 정책도 사상누각이 될 것이다. 지방에서 기업이 떠나고 오지 않는데 전략산업 육성이니 광역경제권 형성이니 하는 것이 과연 가능하겠는가. 지방으로 기업이 모이지 않으면 이전된 공공기관만으로 구성된 혁신도시는 무슨 쓸모가 있겠는가. 정부는 규제완화로 창출되는 이익을 비수도권 지역의 투자지원에 활용하겠다고 말하지만, 이는 지역 산업기반이 무너지고 지방경제가 죽은 후에 나 가능한 소리로밖에 들리지 않는다. 수도권 규제 철폐는 수도권 규제가 수도권의 양적 팽창을 막는 대신 질적 성장을 자극할 수 있는 계기를 없애버리고, 수도권 과밀을 심화시켜 지가상승을 부추기고 부동산 투기를 조장하여, 결국 수도권의 경쟁력을 떨어뜨릴 것이다. 이런 결과가 예상됨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수도권 규제 철폐가 수도권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는 아무런 근거 제시 없이, 그것이 초래할 지방경제 황폐화 효과에 대한 아무런 고려 없이, 무책임하게 수도권 규제를 철폐했다. 수도권 규제 철폐는 대한민국의 선진화에도, 국가경쟁력 강화에도 기여하지 못할 것이다. 수도권 규제 철폐는 지방과 수도권의 경쟁력을 함께 떨어뜨려 나라를 기울게 만드는 정책 즉 경국지책(傾國之策)이 될 위험이 높다. 따라서 그것은 마땅히 즉각 철회되어야 한다. 지방이 자립적 기반을 갖출 때까지 진중하게 수도권 규제를 유지해야 한다고 본다.
누리집 담당자
의정홍보담당관 함훈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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