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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네르바’도 풀지 못할 한국의 현실
작성자 :
유유순
날짜 :
2009-01-16
난세에는 소문이 많다. 그리고 그 소문은 두려움을 기반으로 하고 불확실성을 담보로 한다. 또 그 소문은 너무도 빨리 퍼져 나가며, 그 소문은 결국 진실이 돼 돌아온다. ‘공상허언증’과 ‘자기 최면’은 바로 난세에 많은 사람들이 자신을 위로하고 두려움을 깨기 위해 만드는 심리학적 자가 치료 방식이다. 경제적 난세에 허덕이는 대한민국에서 ‘공상허언증’과 ‘자기최면’과는 다른 패턴이지만, 사회적 이슈를 낳은 사건이 벌어졌었다. “혹세무민(惑世誣民)을 하기 위해 글을 쓰지는 않았다.” “약자를 위해 글을 적었다” 미네르바라는 아이디로 인터넷 상에서 ‘경제대통령’으로 군림했던 박모씨(31)의 진술이다. 그는 지난 해 9월18일 포털 사이트인 다음의 아고라에서 ‘미네르바’라는 아이디를 사용하는 한 논객이 ‘절필’을 선언하고 “10년 뒤에 다시 오겠다”는 말을 한 채 사라졌다. 그의 홀연한 잠적은 예측 불가능 한 대한민국 현 경제현실에 대한 국민들의 불안감을 더욱 극대화 시켰고, 인터넷을 통해 확대 재생산이 됐으며 그 사이 정치 풍토는 이를 정쟁의 하나로 이용하기도 했다. 정부는 국민들이 혼란한 현 경제시장에 대한 ‘선견지명(?)’이라고 생각하는 미네르바라는 인물에 대해 수사에 나섰다. 그 결과 31살의 전문대를 졸업한 무직자 박모씨가 ‘경제 대통령’이라는 칭호를 얻었던 ‘미네르바’임이 밝혀지면서 결국 허무함과 함께 이에 대한 처리 방법, 사회적 이슈가 될 수 밖에 없었던 장치와 제도에 대한 또 다른 논의를 만들어 냈다. 많은 이들이 미네르바 효과를 논한다. 인터넷 상의 많은 논쟁의 이슈가 역사와 사회.문화, 정치, 이념에 있었다면 ‘경제’라는 분야는 상당히 전문적인 배경지식을 필요로 했기에 크게 다뤄지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그럼에도 이번 일을 통해 경제 문제에 둔감했던 네티즌들이 이에 대해 활발하게 토론하는 지적 담론의 장을 열었다는 것과 일반인들도 경제관료나 학자처럼 이 문제를 분석하고 대안을 내놓을 수 있음을 발견했다는 것이다. 또 한 가지는 “소비의 핵겨울에 돌입한 현 시점에서 국민들은 망상에서 깨어나 자신의 경제적 상태를 돌아보고 현실적으로 살며 주식은 쳐다보지도 말고 ‘공부하라’는 것. 다시 이번 문제로 돌아간다면 분명 ‘미네르바’라는 인물은 글을 통해 특정 목표물에 대한 위해를 가하기 위한 글을 적으려 했던 것 같지는 않다. 문제는 단정을 짓고 사실인냥 설을 풀었던 몇 가지에 대해서는 분명 문제점이 있다. 다만 난세를 사는 네트즌들이 그에 대해 열광했고, 우상시 했으며 추종하려 했던 것 같다.. 이에 미네르바라는 인물은 부담을 느꼈고, 절필까지 선언하지 않았던가. 그의 경력이 알려져 있고, 그가 오프라인 상에서는 전혀 파괴적인 힘을 가지고 있지 않은 인물이라는 것이 네티즌 사이에 인지됐었다면, 그의 글은 한 네티즌이 자신이 생각하는 바를 글로 적었다는 것외에 관심거리도 되지 않는다. 이번 사건은 교묘하게 3박자가 맞아 떨어진다. 난세에 ‘미네르바’는 자신의 신분을 경제적 지식이 해박한 인물로 위장 돼, 인터넷이라는 시공을 초월한 장치를 통해 네티즌들에게 공상허언증과 자기최면을 걸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의도 하지 않았지만, 결과가 그렇게 됐으니 무얼 탓할 수 있으랴. 미네르바의 구속 여부에 대해서도 말이 많다. 자유의지를 가진 발언에 대한 정부의 관여는 국민의 자유권을 침해한다는 여론이 여기저기서 들려온다. 어수선한 세상 과연 무엇이 옳고 그른 것인지 섣불리 판단하기도 어렵다. 판단하려 하는 순간 이미 정신이 몽롱해지며 선 후조차 알기가 힘들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있다. 지금은 힘든 시절이고 많은 국민들은 희망을 찾고 있으며, 그 희망은 아직까지 우리 곁에 맴돌기만 할 뿐 잡히지 않는 다는 것 말이다. 그리스의 ‘지혜의 여신’ 미네르바가 지금의 한국에 온다면 과연 어떤 지혜를 풀어 힘든 현 상황을 타개할지 궁금할 따름이다. 아마 그녀도 힘들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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