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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 그리워하는 지도자 ‘위고’
작성자 :
배승철
날짜 :
2009-06-05
국민의 그리워하는 지도자 ‘위고’ 우리에게 ‘노틀담의 꼽추’로 잘 알려진 ‘노트르담 드 파리(Notre-Dame de Paris)’ 뮤지컬 공연이 전국의 뮤지컬 애호가들을 들뜨게 하고 있다. 1998년에 제작된 이래 전세계 1,000만명 이상이 관람했다는 것을 감안하면 이와 같은 현상은 특별한 것이 아니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국내 관객이 이미 44만명을 넘어섰고 아직도 전국 곳곳에서 순회공연이 펼쳐지고 있다는 점은 분명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 작품의 원작자는 빅토르 위고(Victor Hugo)로 장발장으로 유명한 ‘레미제라블’의 저자이기도 하다. 작품의 내용은 집시 여인 에스메랄다를 놓고 성당 주교 프롤로, 근위대장 페뷔스, 노트르담 성당의 종지기 콰지모도 사이의 애정과 인간적 갈등을 묘사한 것이다. 어떻게 보면 특별날 것이 없는 이 작품이 소설뿐만 아니라 뮤지컬로도 성공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추한 인물을 상징하는 꼽추 콰지모도를 통해 아름다운 사랑을 그리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사랑이라는 테마만으로 현재 불고 있는 열풍을 다 설명하기에는 어딘지 모르게 부족한 면이 있다. ‘노틀담의 꼽추’의 시대적 배경은 봉건영주의 압제와 교회의 부패가 최고에 달해 백성들의 생활이 처참했던 중세 암흑기이다. 그런데 고달픈 민중의 삶은 중세시대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오늘을 사는 우리 사회에서도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중세 교회와 군대의 횡포가 오늘에 이르러서는 빈부의 격차를 고착화하는 자본주의 체제와 거대자본가의 횡포로 그 모습만 달리하고 있을 뿐인 것이다. 그리하여 무한경쟁을 부추기는 자본주의에 적응하지 못하는 사회적 약자들에게는 지금의 사회가 중세 암흑기와 다를 바가 없는 것이다. 외모지상주의가 광범위하게 퍼져 있으며 중세의 집시와도 같은 수많은 비정규직 노동자와 국경을 떠도는 이주노동자들의 척박한 삶은 그 때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이다. 권력의 중심부를 차지하고 있는 사람들이 갖고 있는 부도덕성 역시 매한가지이다. 비열하고 배신적인 현대판 주교 프롤로와 기사 페뷔스가 아직도 우리 주변에는 많이 있다. ‘노틀담의 꼽추’가 성공할 수 있었던 가장 중요한 이유는 결국 지배계급의 부도덕에 대한 고발, 억압과 압제에 맞선 소외계층의 저항의 투쟁, 계급과 신분의 굴레 속에서 좌절하고 절망하는 인간의 절규 등이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와 함께 전개되었기 때문으로 생각된다. 또한 위고가 지녔던 휴머니즘과 관용의 시선을 놓치지 않으면서 작품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데 성공한 것도 중요한 이유이다. 우리에게는 소설가로 잘 알려져 있는 위고는 사실 유럽의 낭만주의를 대표하는 최고의 시인으로 유명하다. 수많은 평론과 희극을 발표했을 뿐 아니라 19세기 중후반기에 국민들의 숭배를 한 몸에 받은 대표적인 정치인이기도 하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중요한 사실은 그가 누구보다도 부르즈와적인 배경과 신분을 가지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국가에 대한 뜨거운 사랑과 소외계층에 대한 연민 등을 작품을 통해서 뿐만 아니라 실제 정치 현장에서 끊임없이 추구해 나간 인물이었다는 사실이다. 그가 세상을 떴을 때, 그의 유해는 밤새도록 횃불에 둘러싸여 개선문 아래 안치 되었으며, 약 500만명에 이르는 거의 모든 시민이 그의 운구를 뒤따랐던 것은 국민들이 얼마나 그를 존경했던가를 증명 해주는 사건이었다. 인류에 대한 애정, 소외된 사람들에 대한 끊임없는 연민과 사랑, 그 사랑에 바탕을 둔 인류보편적 가치에 대한 신념과 실천! 이것이 그를 위대한 작가를 넘어 국민의 절대적 숭배를 받은 최고의 정치가로 만든 것이다. 경제난으로 인한 실업자가 증가하고 사회적 미덕이 무너지고 있는 요즘 같은 혼돈의 시대에 위고 같은 큰 정치 지도자를 그리워하는 것은 필자뿐만이 아닌 온 국민의 마음이 아닐까? 전라북도의회 배승철 의원(익산 제1선거구) 익산투데이 5월 13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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