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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과 교류의 시대
작성자 :
유유순
날짜 :
2009-05-22
소통과 교류가 시대적 아이콘으로 자리 잡은지 오래다. 얼마전 끝낸 제10회전주국제영화제 역시 ‘자유’, ‘소통’, ‘독립’이라는 명제를 가지고 있었다. 독립된 주체들이 누구에게든지 속박 받지 않고 자유롭게 소통을 갖는다면 그야말로 이상향이 될 것이다. 이 같은 시대적 화두와는 상반된 하지만 어찌 보면 일맥상통하는 부분을 가진 인물이 일본 막부시대 이전에 있었다. "울지 않는 새는 베어버린다. " -오다 노부나가- "울지 않는 새는 울게 한다. " -토요토미 히데요시- "울지 않는 새는 울 때까지 기다린다. " -도쿠가와 이에야스- 일본의 전국시대를 평정하는 기반을 다지고, 통일을 이뤄 대륙을 향한 야욕을 뻗은 뒤 평화로운 막부시대를 연 인물이 바로 위의 "오다, 토요토미, 도쿠가와" 3인이다. 이들 중 수세기에 걸쳐 일본인들이 가장 존경하는 인물이 있으니 그 사람은 바로 ‘오다 노부나가’(織田信長)다. 오다는 독단성이 강한 인물이다. 당시 일본의 전국시대는 각 번의 호족들을 중심으로 분열돼 있던 봉건사회였기에 어찌 보면 그가 가지고 있던 일종의 독단성은 강한 리더로서 가장 중요한 자질 중에 하나였을 것이다. 독단이라는 것은 물론 누구에게나 단점이 될 수밖에 없다. 그 이유는 독단적 결단력의 바탕에 인간미와 객관성이 결여되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다가 가지고 있던 나름의 독단성은 당시의 상황 속에서 단점보다는 장점으로 많은 작용을 했다. 오다는 인간미는 물론 충분한 객관성을 견지했으며, 무엇보다 시대의 흐름을 느끼는 정보력을 가지고 있었다. 대표적인 예가 네덜란드로부터 선진무기인 조총을 수입해 전쟁에 과감히 사용한 앞서가는 개방적 전략가적 모습이다. 또한, 자신 휘하의 무장과 식객들의 독특한 능력을 중시했다. 하지만 자신을 배신한 부하는 어떻게 해서든 그 응분의 대가를 치르게 하는 집착을 가지고 있었다. 이런 모습은 수천, 수만을 지휘하는 리더로서 다른 부하들에 대한 형평성 차원에서 긍정적인 면으로 작용했다. 마지막으로 끊임없는 개혁을 통해 한 지역에 밀착해 부와 권력을 지탱하는 일을 지상최대의 목표로 알았던 다이묘들에게 새로운 문화를 전달하는 역할을 했다. 이러한 그가 있었기에 일본은 전국시대를 마감하게 되었고 후대 도쿠가와 막부를 여는 계기가 만들어진 셈이다. 오다의 모습을 살펴보면 질서를 관장하고 있었지만 그 내부에서는 각기 독립된 인물들에 대해서는 자율성과 함께 개성과 장점을 인정했으며 그들끼리 또 국외로부터의 소통을 중요시 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오다는 누구보다 카리스마적 치세와 국가 경영의 모범으로 여겨진다. 우후죽순으로 자신들의 이익을 대변하며, 이를 관철하려는 단체들의 난립해있다. 지역민들의 님비현상과 이를 이용하려는 정치인들의 계산된 속셈은 더욱 그 현상을 가열시키고 문제의 골을 깊게 만들어 간다. 정치계 역시 마찬가지다. 이합집산에 따라 움직이는 자신들의 행태에 ‘국민이 원하는 것’과 ‘민심’을 이야기하며 온갖 정당성을 부여한다. 어제의 적이 오늘은 친구가 돼 있고 그 친구의 기한은 나의 이해관계에 따라 기약할 수 없다. ‘아전인수’(我田引水)와 ‘좌정지천’(坐井觀天)만이 판을 치며 그럼에도 자신들은 ‘옴파로스’(Omphalos)와 같이 생각하니 애석하고 서글픈 일이 아닐 수 없다. 변화와 다양화는 당연히 존중돼야 하지만 이를 이유로 혼란과 무질서가 팽배해서는 안 된다. 전체적 융화에서 나오는 발전 지향적인 통일(획일성을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니다)이 만들어져야 한다. 반드시 오다의 치세론이 옳지는 않다. 하지만 "역사의 법칙과 민중의 욕구를 정확히 파악하고 낡은 가치는 철저히 파괴한 뒤 따르지 않는 자는 가차 없이 베어낸다. " 는 오다의 세상을 바라본 단순한 명제는 복잡한 현실에 어느 정도의 답을 제시한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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