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너뛰기 링크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하단메뉴 및 주소,전화번호 안내 바로가기

6월 정국과 정치권 과제

작성자 :
김명수
날짜 :
2009-06-12
지난 달 5월 29일 영결식을 끝으로 노무현 전 대통령은 ‘붉은 꽃잎’이 되어 영원히 허공으로 사라져 갔다. 영결식이 진행된 경복궁 광장과 노제가 치러진 서울시청 광장에는 수십만의 추모객이 운집해 노 전 대통령의 모습과 뜻을 되새기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날 TV 중계방송을 통해서 영결식을 지켜보던 수많은 국민들을 더욱 더 울린 것은 한명숙 전 총리였다. 평소 침착하고 절제된 이미지를 갖고 있었던 한 전 총리는 단상에 오르자마자 “얼마나 고통스러웠으면, 새벽빛 선연한 그 외로운 길 홀로 가셨(느냐)?”고 사무치는 목소리로 조사를 낭송하기 시작했던 것이다. 서러움에 복받쳐 떨리는 그의 목소리와 함께 영결식에 참석한 유족들은 입술을 깨물며 애써 참았던 눈물을 쏟고야 말았다. 현장에 있던 추모객들은 물론 대한민국이 울고야 말았다. 노 전 대통령의 죽음은 우리 국민에게 너무나도 무거운 과제를 유산으로 남겼다. 먼저 “현재의 우리의 삶이 과연 무엇인가?”라는 것에 답을 요구한 것이 첫 번째 과제다. ‘삶과 죽음이 자연의 한 조각’이라며 목숨을 버린 전직 대통령의 삶과 우리의 삶을 근본적으로 성찰해야 할 숙제를 안은 것이다. 노 전 대통령의 영결식이 있던 5월 29일까지 전국의 분향소에서 국화꽃을 영전에 바친 추모객은 무려 500만명에 달한다. 여건이 허락지 않아 분향소를 찾지 못하고 사이버 공간을 통해서 추모했거나 TV 방송을 보면서 ‘눈물의 분향’을 한 인원까지 합하면 우리 국민의 대부분이 추모객이었다. 이처럼 수많은 국민들이 그를 추모한 것은 모두가 그의 열렬한 지지자들이기 때문은 물론 아니다. 국민들은 ‘원칙과 상식’, ‘개혁과 통합’의 정치를 실현하기 위해 온갖 고초를 겪다 퇴임 후 정치보복의 막다른 처지에 몰려 벼랑에 설 수밖에 없었던 고인의 모습에서 딱한 자신의 모습을 보았기 때문이다. 자신의 서러운 처지를 생각하며 고독하게 죽음을 맞은 그를 떠올린 것이다. 그래서 울지 않을 수가 없었던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그의 죽음을 안타까워하며 “지켜 주지 못해 미안하다. ”고 절규했다. 그러나 비록 그는 떠났지만 영원히 지켜 줄 수 있는 길은 남아 있다. 그것은 그가 목숨까지 버리며 지키려고 노력했던 평생의 가치들을 지키고 계승하는 일이다. 그가 꿈꿨던 ‘사람 사는 세상’을 가꾸어 나가는 것, 그것이 우리의 두 번째 과제이다. ‘바보 노무현’이 이루고자 했던 세상을 만들어 나가기 위해서는 우리 사회 곳곳에 켜켜이 쌓여 있는 각종 폐단을 낭떠러지로 밀어뜨려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지역감정을 해소하려다 연거푸 낙선의 고배를 마시곤 했던 ‘노무현표 혁명’이 진정으로 필요하다. 정치인 노무현이 추구했던 혁명은 결코 이념적이지 않은 사람 냄새가 나는 혁명이었다. 권위주의 추방, 지역균형발전 등과 같은 실존적(實存的)인 혁명이었던 것이다. 특히,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은 그의 혁명에는 언제나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가 중심을 이루고 있다는 점이다. 과거에 소외된 경험을 갖고 있던 자들이나 현재 어려움에 처한 자들이 한결같이 목 놓아 애도한 것은 바로 이 때문이 아닌가. 노 전 대통령의 서거를 계기로 우리 사회가 근본적으로 해결해야 할 또 하나의 중요한 과제가 있다. 그것은 소비욕망을 채우기 위해 끝없이 경쟁해야 하는 신자유주의 체제하에서 인간에게 주어지는 ‘소외’가 진정으로 우리가 지향해야 할 가치인지에 대해 자문하고 답을 구하는 것이다. 정신문화보다 경제를 지나치게 앞세우는 소비사회에 대해 진중한 문제제기를 스스로 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자본주의 병폐에 대한 해결책과 더불어 사회의 각종 규율이 우리의 실존을 위협하는 권력이 아닌가를 살피고 개선해 나가는 것이다. 비판에 닫혀 있던 사회에 새로운 비판의 장을 열어 가는 것이다. 혁명가 노무현은 수많은 과제를 남기고 우리 곁을 떠났다. 그가 힘들었을 때 침묵한 많은 국민들은 그의 죽음을 자책하며 슬퍼하고 있다. 그가 다시 살아 영원한 승리자가 될 수 있도록, 그래서 한반도가 다시 한 번 불끈 일어날 수 있도록 우리에게 남겨진 과제를 치열하게 바보스럽게 추구해 나가야 한다.
누리집 담당자
의정홍보담당관 함훈욱
연락처
063-280-47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