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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플루, 언론이 국민 불안 잠재워 주길
작성자 :
유유순
날짜 :
2009-11-13
탤런트 이광기의 7살 난 아이가 죽었다. 폐렴인 줄 알았지만 결국 신종플루 확진이 됐다고 한다. 2009년이 저물어 가는 11월. 올해의 가장 큰 이슈는 아마도 ‘신종 인플루엔자’일 것이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자신의 아이가 죽었다면 얼마나 가슴이 아프고 메이겠는가. 경험해보지 못한 사람이라면 곁에서 이를 지켜봐도 그 아픔의 백분의 일도 천분의 일도 모를 것이다. 그런데 그 이광기씨는 오히려 아이를 살리기 위해 애쓴 이들이 ‘여론의 뭇매’를 맞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성숙한 모습이다. 여론과 언론의 무서움을 너무도 잘 알고 있는 연예인이기 때문에 더욱 그럴 것이다. 언론을 보면 온통 신종플루에 관한 이야기다. 신종 플루로 감염된 사람은 몇 명을 돌파했으며 이로 인해 죽은 사람은 몇 명이다는 것이 거의 실시간으로 중계된다. 물론 새로운 질병의 등장은 시민들을 불안에 떨게 하고, 그 확산의 상태를 궁금해 하는 것은 당연한 인간의 생리이다. 그러나 너무도 자극적이라는 생각이 앞선다. 신종플루 역시 우리 인간이 넘어야 할 자연의 한 부분이라면 좀더 침착하고 대차게 대처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오히려 시민들은 잠잠하다. 언론이 너무 나서서 불안감을 확산시키고 있다. 언론이 국민들에게 가지고 있는 영향력은 그 자체를 긍정하든 부정하든 너무도 막강하다. 인터넷으로 전 세계의 소식을 한 번에 볼 수 있고, 실시간으로 다자간에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다. 이 같은 인터넷의 장점은 그동안 언론이 가지고 있던 상당 역할을 대신할 수 있다. 하지만 신문과 방송에서 기자들이 쏟아내는 기사의 내용은 단순히 새로운 소식을 알리는 것 이외에 신뢰성을 담보로 하고 있기 때문에 최종 확인과 풍문을 사실화 시키는 작업은 결국 언론이 담당하게 된다. 이처럼 막대한 힘을 가지고 있는 언론이기에 기사 한줄 한줄은 사실 전달이라는 것 이외에도 국민과 시민들에게 어떤 파급효과를 가져올지 고민을 해야 한다고 본다. 물론 신종플루와 관련 확산되는 추세와 감염자의 죽음에 대한 사실 위주의 보도는 필요하다. 하지만 이외에도 신종플루에 맞서는 대다수 의료인들의 열심인 모습과 함께 과연 신종플루가 직접적인 사망원인에 있었는지도 분석해줬으면 한다. 죽음의 위험이 높은 고 위험군들이 합병증으로 인해 죽어가고 있으며, 건장한 청.장년이 신종플로인해 돌연 사망하는 것인지에 대해서도 면밀히 진단해줘야 한다. 그래야 국민들이 불안에 떨지 않는다. 어떤 이들은 최근 이 질병에 의한 엄청난 파급이 그 옛날 왕권시대를 빗대 “나랏님이 정치를 잘못하니 돌림병을 내린 것”이라는 전근대적인 이야기를 하기도 한다. 그런데 또 신기한 점은 있다. 언론의 그 같은 신종플루에 대한 ‘알림’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반 시민들의 생활에서는 그 위험에 대한 행동이 지극히 예전과 다르지 않다. 손 씻기 등과 같은 개인위생에 철저를 기하는 것은 매우 좋은 방향으로 정착됐지만, 어디를 돌아다녀도 일본인들과 같이 많은 시민들이 마스크를 한다거나 모임을 자제한다거나 하는 모습은 자주 눈에 띄지 않는다. 어떻게 보면 위기에 강한 국민이라 할 수도 있고, 또 다른 면으로 보면 위험 불감증일 수도 있다. 하지만 공통점은 이 두 가지 모습 다 언론의 떠들썩한 분위기와는 달리 차분한 모습을 보이고 있음을 상징한다는 것이다. 언론이 해야 할 일은 여기에 있다. 단순히 수치를 알리고 불안감이 조성될 수 있는 사실만을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니라 이 질병에 대한 국가적 대응에 국민이 동참할 수 있는 이야기를 해줘야 한다. 보건당국 관계자가 전한 말이 있다. “신종플루 질병 자체는 일반 기존 독감에 비해 치사율이 현저히 낮고 증상도 심하지 않다. 특히 언론에 나타난 신종플루 사망자의 대부분은 다른 기저질환이나 만성질환을 앓다 합병증으로 숨지는 경우다. 예방수칙 자체를 잘 준수하는 것만으로도 질병 자체를 예방할 수 있는 만큼 너무 불안해 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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