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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온난화를 보는 진실과 태도
작성자 :
권익현
날짜 :
2009-10-28
몇 달 전 패스트푸드의 대명사나 다름없는 햄버거가 열대림의 희생으로 만들어졌다는 이른바 ‘햄버거 커넥션’이라는 다큐멘터리를 보고 큰 충격을 받지 않을 수 없었다. 햄버거에 들어가는 재료로 쓸 고기를 위해 지구상의 열대우림을 비롯한 중남미 숲의 상당 부분이 목장과 사료용 목초지로 변하고 있다는 것이다. 쇠고기 100g이 들어가는 햄버거 한 개를 만들기 위해서 약 5㎡의 지구 열대우림 숲이 사라졌고, 목초지로 조성하는 과정에서 숲을 태워 없앤 탓에 지구온도는 1년에 0.6도씩 상승하고 있다니 실로 놀랍다 못해 두려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햄버거 커넥션의 교훈 하지만 더욱 무서운 것은 우리의 식생활 깊숙이 파고든 햄버거에 숨어있는 불편한 진실에 대하여 우리와는 먼 남의 나라 이야기로 애써 치부해버리려는 무관심이 아닐까? 얼마 전 우리나라를 방문했던 앨 고어 美 전 부통령은 이러한 우리의 무관심을 경각시키기 위해 녹색구매와 환경의 중요성을 역설한 바 있다. 환경운동가이기도 한 그는 세계 각지를 돌며 지구 온난화의 심각성을 알리는 환경전도사로 변신해 ‘위기에 처한 지구’의 숨기고 싶은 ‘불편한 진실’에 대하여 글과 말로써 대중들을 깨우치려 하였고, 그 공로를 인정받아 노벨평화상을 수상하기도 하였다. 그가 이야기하는 지구온난화의 진행 속도와 영향력은 심각하다. 인류의 변화된 소비 행태가 부추긴 이산화탄소의 증가는 북극의 빙하를 10년 주기로 9%씩 녹이고 있으며 지금의 속도가 유지된다면 오래지 않아 플로리다, 상하이, 인도, 뉴욕 등 대도시의 40% 이상이 물에 잠기고 네덜란드는 지도에서 사라지게 된다. 빙하가 사라짐으로써 빙하를 식수원으로 사용하고 있는 인구의 40%가 심각한 식수난을 겪을 것이며, 녹은 빙하로 인해 해수면의 온도가 상승, 2005년 미국을 쑥대밭으로 만든 '카트리나'와 같은 초강력 허리케인이 2배로 증가한다. 이와 같은 끔찍한 미래는 겨우 20여 년 밖에 남지 않아 곧 인류의 생명과 지구의 안위를 위협할 것이며, 우리는 결국 평생의 생존 터전과 목숨까지도 잃게 될 거라는 그의 경고를 깊이 되새겨 봐야 한다. 커다란 인면석상인 ‘모아이’로 유명한 태평양 이스터 섬(Easter Island)에서 풍요를 누리던 원주민들이 환경파괴로 인해 멸족을 당했던 역사적 사례를 보더라도 이 같은 경고가 결코 헛된 것이 아님을 보여주고 있다. 우리의 자세와 실천 하지만,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이러한 환경적 위기 앞에 모두가 무관심하진 않다는 것이다. 환경파괴가 심각해지자 각국의 정부와 민간 주체들은 지구의 청지기 역할을 자청하기 시작했는데, 먼저 ‘인간 환경에 관한 스톡홀름 회의’ 이후 1992년 리우 데 자네이루에서 개최된 ‘유엔 환경개발회의’와 2002년 요하네스버그에서 개최된 ‘지속가능발전에 관한 세계정상회의’ 등 잇따른 국제회의는 환경에 관한 지구촌의 관심과 노력의 결과라고 볼 수 있다. 이것은 비록 이윤만 목적으로 생존을 위해 환경파괴는 개의치 않는 다국적 햄버거 기업의 횡포는 직접적으로 막을 순 없어도 다수의 소비자들의 의식개혁을 위한 불씨를 살리려는 지구촌의 노력인 것이다. 특히 리우선언문과 함께 채택된 ‘의제21’은 환경보전과 경제개발을 지구적 수준은 물론 국가적, 지역적 수준으로 연계한 행동지침으로서 ‘지구적으로 생각하고 지역적으로 실천하라’는 모토 아래 지방의제21 수립과 실천운동이 지역차원에서 시작된 점은 바람직하다. 지금 전 세계적으로 환경과 경제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녹색성장 정책이 유행이다. 이 또한 단순히 정치적, 정략적인 관점에서 벗어나 실천적 대안이 될 수 있도록 장기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신재생에너지 분야를 전략산업으로 선정하여 추진하고 있는 우리 지역이 명심해야 할 부분이다. 소리만 요란한 정책보다는 실천이 우선되어야 한다. 그럼 우리가 할 일은 무엇일까? 앨 고어가 말한 “적게 쓰고 많이 아껴라”, 이게 그 해답이 아닐까? 만약 시장에서 물건을 산다면 지역에서 생산된 친환경 제품코너로 가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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