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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책사업 시스템으로 승부하라
작성자 :
배승철
날짜 :
2011-06-24
LH유치 무산과 함께 초대형 국책 과학기술 프로젝트인 과학비즈니스벨트의 입지가 결정되면서 전라북도의 국책사업 개발 및 관리 시스템에 대한 전반적인 점검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정부는 지난 5월 16일 과학벨트 거점지구 입지로 대전 대덕연구개발특구를 선정한 것과 동시에 이를 지원하게 될 기초과학연구원 소속 50개 연구단을 배치하기 위한 선정작업에 들어갔다고 보도되고 있다. 이들 연구단에는 과학벨트 전체사업비 5조 200억원의 절반 정도인 2조 175억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하지만 전북의 경우에는 사실상 자동적으로 연구단 유치후보에서도 제외될 수밖에 없다고 한다. 도가 과학벨트를 유치한다고 선언한지 불과 40여일만인 지난 2월 25일 LH유치에 올인 하기위해 유치가능성이 낮은 과학벨트 유치를 스스로 철회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문제는 도가 과학벨트 최적지로 내세운 새만금은 지난해 12월 제정된 특별법(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조성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이 규정한 입지 조건에 모두 미달되기 때문에 애당초 입지로 부적합한 곳이었다. 특별법 제9조는 입지 선정 시 연구산업기반 집적화와 우수한 정주환경, 국내외 접근성, 부지확보 용이성, 지반 안정성 등을 핵심조건으로 제시했고 준공일을 2015년으로 규정해 이 같은 입지조건은 즉시 충족되어야만 했다. 그런데 새만금은 이제 겨우 방조제만 막은 상태고 내측은 바닷물에 잠겨 기반시설과 정주 여건은커녕 내줄 땅조차 없었다. 또한 입지선정 방식조차 전국공모가 아닌 정부 직권지정 방식이어서 특별법상 입지조건을 충족한 최적지를 찾아내는 방식이었다. 종합해 보면 새만금은 애당초 입지로 부적합한 곳이었지만 전라북도는 최소한의 관련법조차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유치에 뛰어들었다는 말이 된다. 관련법에 대한 이해도 부족했을 뿐만 아니라 국책사업 유치에 절대적인 우군이 되어야 할 지역 정치권과의 사전 협의도 미흡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과학벨트 유치와 관련한 정부 정책에 대한 정확한 정보와 완벽한 유치여건, 그리고 정치권의 적극적인 협조가 없는 상태에서 유치에 성공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이해 할 수 없는 것이 하나 더 있다. 그것은 과학벨트 유치를 포기하면서 과연 과학벨트의 절반규모인 연구단의 존재를 알았느냐 몰랐느냐 하는 점이다. 입지 선정까지 끝난 마당에 과학벨트 문제를 다시 꺼내는 이유는 굳이 누구누구의 잘잘못을 따지자는 것이 아니다. 문제점을 살펴보고 차후 유사한 국책사업 유치에 또다시 실패하는 전철을 밟지 말자는 뜻에서 이다. 이런 차원에서 2009년 이후 도 ‘국책사업발굴단’의 업무실적 현황을 보면 현재 도가 가지고 있는 문제점이 확연히 드러난다. 즉, 2009년에 발굴한 24개 사업 가운데 현재 예산이 반영되어 추진중에 있는 사업은 단 2건 뿐이며 나머지 22건은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추진중인 2건에 최근 신재생에너지 테스트베드사업에 선정된 2건을 추가할 수 있다. 하지만 신재생에너지 테스트베드사업은 호남광역경제권의 선도사업인데도 불구하고 전국 9곳으로 분산투자가 결정된 반면 전북에는 태양광 테스트베드사업만 선정되었다. 또한 2010년 국책사업발굴단은 총 27개의 사업을 발굴하고 국가예산 반영에 노력했지만 8개 사업이 사업초기부터 불가판정을 받았을 뿐만 아니라 11개 사업은 현 시점에서 추진이 불가능할 만큼 향후 추진 여부가 불투명한 상태이다. 예컨대 조선해양 융복합 기술개발센터구축사업은 인프라시설 확충계획이 없어 사업추진이 어렵게 됐고 스마트원자로는 추진불가판정을 받았으며 물에너지산업 국가클러스터 조성사업 등 나머지 사업 역시 기존 사업과 중복되거나 실현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점에서 추후 논의 사업으로 판정받았다. 이처럼 국제과학벨트 뿐만 아니라 국책사업발굴단이 발굴한 많은 사업이 실패를 거듭하고 있어서 이에 대한 대책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도의 국책사업 발굴 및 관리는 사실상 국책사업발굴단이 전담하고 있다. 도에서는 일부 부서에만 맡겨두지 말고 국책사업 발굴과 관리에 관한 시스템을 재정비하여 미래 전북의 성장동력을 확보하는데 차질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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