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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원칼럼
지방의원이 갖춰야 할 덕목
작성자 :
권창환
날짜 :
2011-05-03
어느덧 삼선의원이라는 다소 관록과 노련함이 묻어나는 호칭이 나를 대변하고 있다. 지방의원으로 의정활동을 하고 있는 그 긴 시간동안 다시금 선거활동 중에 ‘먹고사는 일과 자녀들의 교육문제가 가장 고달픈 인생살이’라던 주민들의 말이 지금 뇌리에 스치는 것은 무슨 이유에서 일까. 의원은 정치가이다. 개인적으로 나는 정치란 국민을 신명나게 만드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정치가는 국민이 신명나게 놀 수 있는 무대의 판을 짜는 사람일 것이다. 이는 지방의 정치가에게도 마찬가지다. 지방의회의 궁극적 지향과 기준은 무엇인가? 의회는 주민에 의하여 선출된 주민의 대표기관으로서 그 자치단체의 의사를 결정하고 집행기관을 감시하는 최고의사결정기관으로서의 성격을 가진다. 진부한 표현이겠지만 의회가 지향하는 본분은 주민을 향한 의정활동이다. 우리 의회가 지난 20여년 동안 진정한 감시자로서의 기능을 수행해 왔는지 의원의 한 사람으로서 자성의 시간을 가져봄은 어떤가? 길다면 긴 의정활동을 하면서 위민의정(爲民議政)을 위한 의원의 역할을 축약해보자면, 감시자와 안내자로서의 역할로 집약할 수 있다. 감시자로 집행기관이 바른길로 갈 수 있도록 견제함과 동시에 대안을 제시하는 안내자로서의 역할은 갈수록 크게 요구받고 있다. 기본적으로 의회가 지향해야 하는 덕목 중 하나는 집행기관이 적법하고 합리적으로 행정을 집행하고 있는지를 감시하는 감시자가 되어야 하며, 도민과 집행기관의 안내자의 역할도 병행함으로써 굴절된 창을 통해 세상을 들여다보는 착시현상을 바로잡는 길잡이 역할 역시 절실히 필요한 것 같다. 방법으로는 다음과 같은 것들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첫째, 도의회가 다양한 시민협력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것이다. 지방의회 운영에 있어 가장 큰 약점 중 하나가, 지역주민과 시민사회의 자발적 참여를 보장하지 못한다는 점인데, 이는 자의적 사안에 대해 논의를 함으로써 서로 합의를 도출해 낼 수 있는 '공론의 장'을 활성화 시키지 못하는 데 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도의원의 결정사항이 도민들의 의사를 대변하고는 있으나 의회와 시민사회와의 협력 네트워크가 전무한 것이 사실이다. 이는 전라북도의 몇 가지 주요 현안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과정에서 여실히 드러난 문제이다. 도의회 운영이 바람직한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시민사회와 도의회 간 활발한 커뮤니케이션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시민협력 네트워크의 형성은 이를 뒷받침 해 줄 수 있는 제도적 장치로써 건전한 의회운영에 있어 반드시 필요하다 하겠다. 이는 행정을 감시, 견제해야 하는 도의원의 역량이 행정공무원의 전문적 지식과 풍부한 경험에 못 미치는 현실에서 그 필요성이 더욱 절실하다. 물론 전제조건은 도의원 스스로 전문성 향상을 위해 부단히 노력해야 한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둘째, 의정 활동의 초점을 도민에게 맞춰가는 일이다. 이는 도의원으로서 도민에게 당연히 지켜야 할 의무이지만 각 사안별 현실 앞에서 쉽게 지켜내지 못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지역주민의 기대와 지지로 선출되는 의원이 때로는 각종 단체와 타협하거나 그들의 이익을 대변하고, 사안에 따라서는 거시적 발전보다는 개인적 시각이나 소속정당의 정책에 따라 의사결정권이 행사되는 경우가 있다. 이는 정당 정치구도와 선거제도에서 비롯된 부작용이라고는 하나 반드시 개혁되어야 하는 또 하나의 중요한 사안인 것 같다. 의원은 도민의 대변자로서 의정활동의 모든 중심을 도민의 생활과 이익에 최우선적 가치를 두어야 한다. 셋째,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지방의원 스스로 자성의 시간을 갖는 일이다. 실제, 의원으로 비판과 견제기능, 주민의 대표기능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부단한 자기노력이 필요하다. 문화로 말하자면, 평론가 같은 비판적 시각을 유지해야 하는 것이 의원의 시각이다. 스스로 의정활동의 중심을 세워놓고 그려가야 할 작업인 것이다. 의원들의 자질문제가 대두될 때에는 자체적인 자정노력을 벌여 재검증하려는 노력이 실질적이고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신뢰받는 지방의회로 주민들의 삶속에 다가설 수 있게 될 것이다. 민주주의에서 정치는 우리네 생활 속에서 인지하지는 못하지만 우리 삶 전체를 규정할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정치에 무관심한 것은 생활에 대한 무관심을 표명하는 것으로 대단히 위험한 일이라고 생각된다. 의회의 본분을 망각한 행태가 주민들에게 목도된 것도 일정부분 무관심 유발의 이유이다. 이러한 데 책임을 느끼며 의회의 기능 정립을 통한 신뢰 회복이 진정한 감시자가 되는 길이라 생각한다. 실체적 진실을 주민에게 공개하고, 집행기관의 설명만이 아니라 비판적인 의회의 견해도 함께 전달하여 주민들이 ‘지적인 판단과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이렇게 함으로써 궁극적으로는 우리 의회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고, 주민들에 대한 참여를 이끌어 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글을 쓰면서 나의 생각은 이렇게 정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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