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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도의회의 부끄러운 자화상
작성자 :
오은미
날짜 :
2011-06-24
70을 훨씬 넘으신 순창의 어느 할머니께서 하신 말씀이다. “부끄러움을 모르면 사람이 아니다" 지난 20일 전북도의회에서 일어났던 의회사에 길이 남을 사건은 전북정치의 상황을 그대로 표현하고 있다고 본다. 의회 의원의 발언 신청을 의회 의사과에서 운영위원들에게 전화 한통으로 안건을 부결시키고, 의장 직권상정도 어려워 본회의장에서 신상발언을 통해 긴급의안 신청을 하여 반대, 찬성토론을 거쳐 결국 표결로 부결시켜 버리는 행위는 의회 스스로 도민의 대의기관이 아닌 집행부, 아니 도지사의 홍위병을 자임한 것이라고 본다. 문제는 도민의 따가운 질책과 비난이 와도 부끄러운 줄을 모르는 중증에 걸렸다는 것이다. 오히려 의원이 의회를, 동료의원을 비판한다고 기분 나빠한다. 집안일은 집에서 풀어야지 집안에서 일어나는 폭력을 밖에 나가 말하는 것은 누워 침 뱉기라는 것이다. 다수라는 이유로 횡포와 폭력을 행사하면서 아픈 소리조차 내지 못하고 계속 웃고 있으라 한다. 이 또한 얼마나 끔찍한 이중폭력인가? 이명박 정권하에서 국민의 삶은 피폐해질 대로 피폐해져 이대로는 더 이상 살 수 없다. 독재를 갈아엎어야 한다고 한다. 내년 총선, 대선에서 반드시 승리하는 것이 탈출구라는 사실은 모두가 기대하는 현실이다. 그래서 진보정당들은 진보대통합의 명제 실현을 위해, 야당들은 야권연대를 시대정신이라 보고 당내의 온갖 논란 속에서도 통 큰 연대를 위해 진통을 겪고 있다. 허나 전북의 정치현실은 유권자들로부터 버림받기 쉬운 무리수를 두고 있다. 우물 안에 갇힌 개구리의 신세다. 아니 우물 안 개구리이고 싶어 한다. 오랜 세월 일당독재의 폐해가 전북의 상식과 원칙, 건전한 발전을 가로막고 있다. 시대착오적인 사고방식과 행동으로 눈 가리고 아웅 하는 일을 TV 카메라가 돌아가고 있는데도 부끄러운 줄 모르고 하고 있다면 도민을 무시하고 함부로 해도 된다는 생각이 저변에 깔려 있는 것이다. 더구나 도지사와 도공무원들을 옆에 앉혀놓고 벌인 의원 재갈물리기는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이었는지 소름 돋도록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도지사가 얼마나 든든했겠는가? 든든한 바람막이들이 의회에 있는 것을 두 눈으로 똑똑히 보았으니... 의회가 절차도 원칙도 없이 의원 때리기를 하면서 집행부를 견제하고 감시하고 비판할 수 없다. ‘너나 잘해!'라고 할 것이다. 혹자는 말한다. 기득권을 둘러싸고 주고받았던 관계, 얽히고 설킨 치부가 드러날까봐 악수를 두는 것이 아니겠냐고. 그러지 않고서야 이렇게 비상식적인 행동을 하겠느냐고... 무엇이 두려운가? 두려워해야 할 것은 국민들의 의식과 행동이다. 세상과 국민은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고 있고, 의식이 높아가고 있는데 정치꾼, 기득권세력들은 ‘지금 이대로!'이다. 국민을, 유권자를 함부로 취급하면서 또 다시 선택받을 거라 생각한다. 도민들의 염원을 모아 모든 동력 동원했던 만큼 LH분산배치를 위해 쓰여 졌던 예산 집행내역은 숨김없이 공개해야 한다. 시간이 갈수록 도민들의 궁금증은 의혹으로, 확신으로 변해가고 있다. “뭔가 분명히 있구나!!" 도의회가 이제라도 의회로서 역할과 기능을 회복하기 바란다. 도민의 알권리를 위해, 가렵고 아픈 곳이 무엇인지를 찾아 도에 요구하고 알려드려야 한다. 시대의 변화를 따라잡지 못하고 도민을 무시하는 행정이나 정치는 도태될 것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할머니께서 또 말씀하신다. “지금은 안방에 앉아서 세계를 본다. 옛날처럼 누가 찍으라고 해서 찍는 것이 아니고 다 자기 생각이 있다"고… /오은미 전북도의회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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