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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5일제 수업, 문제는 없는가

작성자 :
유기태
날짜 :
2012-04-20
올 3월 새 학기부터 전국의 각 급 학교가 일제히 주5일제 수업을 운영하고 있다. 이 제도는 1998년 관련법을 개정해 법적근거를 마련한 후, 2001년도부터 시범학교 운영, 2006년도부터는 월2회 운영되다가 전면 확대된 것이다. 이는 가정의 교육적 기능을 되살리는 것은 물론이고, 다양한 체험학습을 제공함으로써 인성과 창의성을 갖춘 미래형 인재 양성에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를 모았다. 반면에 일부에서는 부유층의 사교육 조장으로 교육격차가 심화될 것이고, 저소득층 자녀들의 교육소외가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를 낳기도 하였다.
그 동안 교육 당국에서는 주5일제 수업을 안착시키기 위하여 시범학교 운영, 사회적 인프라 구축 등의 노력을 해왔음에도 전면 시행 두 달이 다 되도록 예상했던 문제들을 극복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물론 거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는데 그 첫째는 주5일제 수업을 실시하기 위한 준비가 부족했다는 점이다. 그 대표적인 예가 교육과정을 바꾸지 않은 채 수업일수만 줄임으로써 오히려 학생들에게 학습 부담을 가중시켰다는 점이다. 다음으로는 학교와 가정, 학교와 사회가 긴밀하게 연결되어 체험학습을 활성화시킬 수 있는 사회적 인프라를 구축하지 못한 점이다. 최근 창의적 체험활동과 연계하여 정부 기관 및 기업체, 대학 및 단체들의 참여가 점차 확대되고 있는 것은 그나마 다행이지만, 여전히 학생들의 수요를 충족시킬 만큼 체계화되지는 못했다. 셋째, 다양한 체험활동에 대한 학부모의 인식이 크게 부족하다는 점이다. 여전히 학부모들은 자녀들의 교과 성적에 관심을 갖고, 어떻게 해서든 성적을 높이려는 데만 집중하고 있다. 주5일제 수업이 운영되면서 부유층 중심의 주말특별학습 프로그램이 늘고 있는 현상은 이를 증명하기에 충분하다. 이런데도 교육당국에서는 지난 3월말 전체 학생의 21.1%인 147만여 명이 토요 프로그램에 참여한다면서 이 제도가 정착단계에 접어들었다고 밝힌 바 있다. 약 80%의 학생들이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도 모르면서 정착단계에 들었다는 자평이 과연 설득력이 있는지 묻고 싶다.
주5일 수업제가 안착하기 위해서는 교육구조를 근본적으로 개선하는 데에서 비롯되어야 한다. 또한 가정과 학교, 지역사회가 긴밀한 협조체제를 구축하여야만 주5일제 수업의 도입 취지를 실릴 수 있다는 점을 전제하면서 몇 가지 대안을 제시해 본다.
첫째, 학습량과 학습 수준을 획기적으로 조절해야 한다. 현행 제도는 학습내용은 그대로 두고 학습시간을 인위적으로 줄인 것에 불과하다. 이는 학생에게 학습 부담을 가중시키는 결과를 가져오며, 결국에는 사교육 의존도가 점차 높아질 것이다. 토요프로그램에 참여하지 않은 80%의 학생들 중에는 주말 교과중심의 특별학습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둘째, 지역민의 관심 제고와 교육인프라가 크게 확대되어야 한다. 얼마 전 교과부에서는 131개의 기관 단체 및 대학이 출연하여 교육기부 박람회를 개최한 바 있다. 당시 우리 지역에서는 단 한 개의 기관만이 참여했는데, 이는 우리지역의 교육인프라가 매우 취약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우리지역의 대학과 기관, 단체가 조금만 관심을 가진다면 학생들의 눈과 귀, 마음을 열어줄 수 있는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들을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다.
셋째, 저소득층 및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가 확대되어야 한다. 저소득층과 맞벌이 부부 등의 ‘나홀로 자녀’를 배려하지 않고서는 어떤 제도로도 교육적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 교육이 사회적 통합을 이끌어내는 역할을 소홀히 하고, 경쟁을 통한 비교우위를 확보하는 수단으로 작용한다면 그 사회는 발전이 없다. 그런 관점에서 저소득층 및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는 지속적으로 확대되어야 한다. 주5일제 수업은 제도와 시스템만 잘 갖추면 우리 교육의 병폐인 경쟁교육, 획일적인 교육의 폐해를 줄일 수 있는 유효한 대안이 될 수 있다. 다양한 활동과 체험을 통하여 자기계발의 지혜를 얻고 함께 사는 기쁨을 누릴 수 있도록 국민적 관심이 필요하다.
누리집 담당자
의정홍보담당관 함훈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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