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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폭력, 그 해결방안은 무엇인가
작성자 :
유기태
날짜 :
2012-03-26
지난 연말 대구와 광주에서 일어난 학생 자살 사건은 우리 사회에 만연된 학교폭력의 심각성을 여실히 보여 주었다. 이제는 누구도 학교폭력을 청소년기에 있을 수 있는 불미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인간성을 파괴하고 사회 불신과 갈등을 조장하는 중대 범죄로 받아들이고 있다. 오죽했으면 대통령까지 나서서 강력한 대책을 요구하기에 이르렀고, 이에 호응하듯 경찰은 ‘학교폭력과의 전쟁’을 선포하였다.
정부는 지난 3월6일 ‘학교폭력근절 종합대책’을 발표하였다. 새학기부터 학교폭력에 대한 교사의 권한과 책임을 강화하고, 가해학생을 엄중히 처벌하는 방안을 내놓았다. 즉 가해학생에 대한 출석 정지, 강제 전학, 처벌 내용의 생활기록부 기록, 복수담임제도와 일진경보제 도입, 폭력 예방차원의 중학교 체육활동 확대 방안 등을 마련하였다.
그러나 정부의 이와 같은 방안은 학교폭력 발생 시 사후처리의 한 방법일 뿐, 근본적인 해결 방안과는 거리가 멀다. 학교 현장은 권한도 없이 책임만 강조되는 조직이 되어버린 지 오래다. 학부모의 학교폭력 민원에 질질 끌려 다니면서 상급기관의 감사는 물론 경찰조사까지 받아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학교가 무슨 힘으로 그 책임을 다한단 말인가. 또한 앞길이 창창한 학생들이 한 때 잘못했다 하여 그 얼굴에 주홍 글씨 새기듯 생활기록부에 기록하게 하는 방안은 교사를 곤혹스럽게 할 뿐, 결코 교육적 방안은 아니다. 정부의 ‘학교폭력근절종합대책’ 보면서 고작 117 신고전화 한 대 추가했다는 어느 교사의 혹평이 전혀 근거 없는 이야기는 아닌 것 같다. 몇 가지 근본적인 해결 방안을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우선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교사의 권위 회복이다. 학생과 학부모에 의해서 교사의 권위가 심각하게 위축된 상황임에도 이에 대한 어떠한 노력이나 대책이 없는 것은 매우 안타깝다. 수업 중에 떠들거나 친구와 다툰 학생을 적절하게 지도할 방안이 없는 상황에서 제대로 된 교육이 이루어지겠는가. 아무리 그럴 듯한 방안이라고 해도 교사를 교육의 중심에 세우지 않으면 백약이 무효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또한 자녀교육에 대한 부모의 책무성이 강화되어야 한다. 공공장소에서 떠들고 이리저리 휘젓고 다니는 자녀들을 대견스럽게 바라보는 부모들이 많은 한, 우리 교육은 제대로 중심을 잡을 수 없다. 자녀의 잘못에 대하여 따끔하게 지도하는 부모가 사라지고 있는 것은 우리가 가졌던 중요한 교육적 터전을 잃어버린 것이다. 자신의 자녀 감싸기를 그만두지 않은 상황에서 학교 교육이 바로 서기를 바라는 것은 모래밭에 탑을 쌓는 일과 같다.
마지막으로 ‘어울림의 교육’이 크게 확산되어야 한다. 우리 인간은 많은 사람들이 어울리면서 살아가야 하는데, 최근의 경쟁교육은 이런 어울림을 애초부터 방해하고 만다. 어려서부터 친구들과 어울리는 가운데 깨우침이 일어나게 하는 교육을 한다면, 학교폭력은 현저하게 줄어들 것이다. 교과부의 체육활동 확대 방안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생각하지만, 교육과정 보완, 교사확보 등 구체적인 준비 없이 밀어붙이는 것은 문제다.
병은 겉으로 드러난 현상에 집중하는 대증요법으로는 완쾌할 수 없다. 근본적인 원인을 치료하지 않고서는 병을 나을 수 없는 것처럼, 학교폭력 또한 교육의 본질을 세우는 근본에서부터 접근해야 한다. 교사를 교육의 중심에 세워야 하며, 자녀교육에 대한 학부모의 책무성이 강화되어야 한다. 또한 함께 어울리는 상생의 ‘어울림’ 교육이 일어나야 한다는 점을 거듭 강조하고 싶다. 한 사람의 걸출한 인재를 키우기 위해서는 온 동네가 나서야 하는 것처럼 학부모와 교사는 물론이고, 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가 내 자녀를 보살피는 마음으로, 내 제자를 가르치는 마음으로 학교폭력 없는 교육환경 구축에 앞장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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