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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북도 동계체육 활성화를 위한 제언
작성자 :
백경태
날짜 :
2012-03-21
열악한 여건 속에서 달성한 위업
지난 2월 17일 막을 내린 제93회 전국동계체육대회 전북선수단 해단식이 얼마 전 포상 격려회를 병행하여 성대하게 열렸다. 이번 대회는 비록 분산 개최였지만 전북방문의해를 맞아 8년 만에 전라북도에서 개최된 의미 있는 대회였다. 올 대회에서 전북은 총 59개의 메달을 획득하여 당초 목표인 4위 자리를 지켰고, 이로써 14년 연속 4위 수성이라는 위업을 달성하였다. 전북 동계체육의 열악한 여건을 생각하면 위업 달성이라는 표현은 결코 과장이 아닐 것이다.
반면, 지난 2001년부터 2011년까지 역대 전국체육대회에서 전라북도가 5위 안에 든 것은 2001년과 2002년, 2003년 딱 세 번뿐이었고, 이후에는 9위에서 14위 사이를 왔다 갔다 하며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것만 봐도 상대적으로 훨씬 열악한 여건에 직면해 있는 동계체육 분야의 선전이 얼마나 의미 있는 성과인지를 알 수 있다. 하지만 이 사실을 아는 도민이 얼마나 될까. 필자가 느끼기로는 동계체육대회가 얼마 전 폐막했다는 사실 조차 모르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전국 최강의 바이애슬론 기량
전북이 동계체육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며 선전하고 있는 데에는 바이애슬론 종목이 기여하는 바가 거의 절대적이라 할 만큼 크다. 올 대회에서 전라북도 선수단이 획득한 59개의 메달 중에서 26개 메달이 바이애슬론 종목에서 나왔고, 금메달은 총 18개 중에서 11개가 바이애슬론 종목에서 나왔다. 바이애슬론이 전북 동계체육을 지탱해주는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바이애슬론의 선전에서 주목할 점은 일반부보다 학생부 선수들의 활약이 매우 크다는 사실이다. 이번 대회에서도 학생부 선수들은 대부분의 바이애슬론 메달을 휩쓸다시피 했다. 여기에 바이애슬론과 스키, 크로스컨트리를 넘나들며 금메달을 획득한 5관왕, 3관왕, 2관왕도 초?중?고등부 선수들이었다.
하지만 다르게 보면 이것은 종목의 편중을 뜻하는 것으로, 전북 동계체육의 기초가 매우 허약하다는 사실을 반증한다. 종합 1위를 한 바이애슬론과 종합 3위를 거둔 컬링을 제외하면 쇼트트랙이나 알파인 등 나머지 종목들은 중하위권에 머물러 있다. 전북 동계체육이 지금껏 4위 자리를 지켜왔다고 할지언정, 동계체육 강도(强道)로 불릴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타 종목 저변확대와 강세종목 지원 병
이제는 더 이상 효자종목인 바이애슬론이나 컬링에만 의존해서는 안 된다. 전 종목의 선수 저변확대 및 팀 창단을 통해 불참종목을 최소화하고, 전북의 취약 종목인 스키와 빙상 종목의 선수를 집중 육성하는 방안이 마련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그간 전북이 유지해온 동계체육의 위상은 한 순간에 무너질 수밖에 없다. 전북 동계체육을 활성화하기 위한 종합적인 대책이 필요한 이유다.
강세종목인 바이애슬론에 대한 지원확대도 병행되어야 마땅하다. 현재 무주군에 있는 14개 초중고교에서 바이애슬론 선수들을 육성하고 있지만, 마땅한 훈련장이 없어서 겨울철만 되면 강원도로 가서 두 달간 훈련을 하는 수고를 감내하고 있다. 훈련 선수단의 역외 지출도 문제지만, 최강 전력을 유지하는 효자 종목에 대한 커다란 홀대가 아닐 수 없다. 컬링 종목도 크게 다르지 않다. 최소한의 인프라는 체육 분야 활성화와 인재 육성을 위한 필요조건이다. 특히, 동계체육은 시설 확충과 개선이 선수 육성이나 기량 향상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명심해야만 한다.
현재 무주군은 군 차원에서 바이애슬론을 집중 육성하며 실업팀 운영과 연간 1억 원의 장비구입비 지원에 힘쓰고 있다. 스키종목에 대해서도 올해 처음으로 3천만 원을 편성하여 지원하고 있다. 무주군의 열악한 재정여건을 감안하면 큰 결심이지만, 장비가 고가라는 점을 감안하면 지원확대의 필요성은 여전한 과제로 남아 있다. 이와 더불어 탄탄한 선수층 기반 유지와, 장거리 이동 없이 마음껏 기량을 연마할 수 있는 훈련장 신설도 현안 과제로 선정하여 적극 추진해야 할 것이다. 전라북도와 도 체육회, 그리고 교육청 등 관계 기관의 적극적인 관심과 예산지원이 필요한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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