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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생각해보는 미래 교육

작성자 :
유기태
날짜 :
2012-06-18
 

미국 대통령 오바마는 우리나라 교육을 여러 번 칭찬한 바 있다. 처음에는 그 말을 들으면서 적잖게 당황하기도 하였다. 왜냐하면 우리나라 교육이 미국 대통령의 칭찬을 받을 만큼 잘 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물론 지금은 오바마 대통령이 칭찬하고 있는 내용이 우리나라 학부모의 높은 교육열이라는 것도 알고 있다.

 

어찌 보면 우리나라의 교육열은 학부모만 높은 것은 아닌 것 같다. 문민정부 시절 5.31교육개혁 이래 지금까지 특별하게 성공 사례를 내놓지 못했어도, 역대 정부는 교육개혁을 중요한 과제로 삼으면서 높은 관심(?)을 보였다. 이명박 정권도 자율화·다양화된 교육과정 운영, 학교교육 만족도 제고, 교육복지 실현 등 다양한 정책과제를 제시하면서 의욕을 보였지만, 실제로는 지난 정부와 차별화된 교육 결과를 가져오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오히려 많은 문제가 드러나면서 갈등이 증폭되고 있고, 학교 현장은 학교폭력, 교권 추락 등으로 공교육이 크게 위축되고 있다.

 

왜 우리는 역대정부들의 교육정책에 절망하면서 회의에 빠지는가? 그것은 지금 우리가 안고 있는 교육문제에 대하여 근본적인 인식이 부족한 결과이다. 필자가 보기에는 교육과 경제를 혼동하고 있는 데 그 원인이 있는 것 같다. 이명박 정부의 자율화 정책이나 최근 입법예고된 농산어촌 학교 통폐합에도 경제논리만 강조하고 있는 것 같다. 시장 경제 원리에 따라 심화된 조기교육, 그리고 순위만 따지는 경쟁교육이 우리 교육의 대표적인 문제점이다.

 

한 조사에 의하면 우리나라 유아의 사교육 참여 비율이 99.8%나 된다고 한다. 무엇을 배우기에 그렇게 경쟁적으로 사교육에 몰두할까. 더불어 살아가는 아름다운 동행의 원리를 배우는 것이 아니라, 남보다 빨리 가고, 남보다 먼저 가기 위한 방법 찾기에 몰두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은 치열한 경쟁의 이면에는 비슷한 기대욕구가 확산되어 있다. 모두가 좋은 학교에 가야하고 모두가 성공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어떤 학자의 지적대로 우리 학생들은 12년 동안 죽기 살기로 순위경쟁에만 열을 올리고 있는 것이다. 최근에는 입학사정관제 도입에 따른 스펙경쟁(토플, 자격증, 봉사활동, 인턴십 등)도 어찌 보면 치열한 경쟁을 유발하고 있을 뿐이다.

 

따라서 우리는 교육에 대한 관점을 근본적으로 재정립할 필요가 있다. 이미 선진국에서는 교육의 지향점을 새롭게 설정한 점을 눈여겨보아야 한다. 지금의 경쟁교육 시스템으로는 사회만 이질화시킬 뿐 결코 바람직한 미래를 길러낼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OECD 국가에서는 일찌감치 미래사회의 인재상을 인지 정보 능력과 소통 능력, 자율적 행동 능력을 갖춘 사람으로 제시한 바 있다. 이에 발맞추듯 2015년부터는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의 내용을 획기적으로 개선한다고 한다. 종래의 읽기, 수학, 과학 능력을 평가하는 것에서 벗어나 언어와 테크놀로지 같은 지적 도구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능력, 자율적으로 행동할 수 있는 능력, 이질집단에서 공감하고 협조함으로써 갈등을 풀어내는 상호작용 능력을 평가한다고 한다. 이런 상황에서 종래의 교육방법과 내용에 안주해서는 변화하는 미래사회에 대처할 수 없을 것이다. 지금까지 우리 교육의 관점은 어찌 보면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의 첫 번째 항목에 집중되어 있었다. 자율적으로 행동할 수 있는 능력이나 이질집단에서 공감하고 협조함으로써 갈등을 풀어내는 상호작용은 아예 생각도 못하고 있다.

 

어쩌면 우리는 지금까지 죽은 지식만을 가르쳐 온 것 같다. 학교의 교육과정 내에서는 그럴 듯한 내용이라 하더라도 학교를 졸업하고 사회에 나가면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지식이 대부분이었기 때문이다. 학교에서 배운 도덕과 윤리는 시험 문제를 푸는 수단이었을 뿐, 실제 생활을 하는 데에 있어서는 어딘지 모자라 보이게 하거나, 한참 뒤떨어진 고리타분한 것에 지나지 않았다는 지적은 참으로 따가운 질책이다. 학교와 사회가 유리된 교육을 우리는 아무런 반성 없이 해온 것이다. 학교의 교육과정에 충실한 사람이 사회에서 답답하고 막힌 사람으로 비춰지는 현실을 외면한 상태에서는 우리 교육은 희망이 없다. 따라서 미래 교육은 삶 속에 이루어지는 교육, 삶을 담아내는 교육이 되어야 한다. 바람직한 존재로서 스스로 성장하고 발전할 수 있는 자율적 행동 능력, 타인과 더불어 공감을 만들어 내는 상호작용이 활발하게 이루어 내는 교육을 생각해 보아야 한다.

누리집 담당자
의정홍보담당관 함훈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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