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너뛰기 링크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하단메뉴 및 주소,전화번호 안내 바로가기

중소기업 지원, 내실을 기할 때다

작성자 :
배승철
날짜 :
2012-07-03
김완주 지사는 얼마 전 취임 2주년 언론인터뷰에서 “기업유치 200여 개, 일자리 창출 2만 7천 개”는 “경제력이 취약한 전라북도의 한계를 극복하고 얻어낸 값진 성과”라고 이야기하며, “남은 임기 동안 도민들이 100년 동안 먹고 살 기업유치와 일자리 창출에 주력하겠다.”라고 밝혔다. 당찬 포부이며 지역경제 활성화에 대한 지사의 결연한 의지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실제로 그간 전라북도는 기업유치와 일자리 창출을 핵심 시책으로 설정하고 다각적이고 필사적인 노력을 전개해 왔다. 이 점에 대해서는 필자도 충분히 공감하고 있다. 하지만, 과연 이런 외형상의 수치가 전라북도 산업기반 개선으로 읽힐 수 있는 것인지, 그리고 200과 27,000이라는 숫자가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고 있는 것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얼마 전 산업연구원의 보고에 의하면 최근 5년 사이 전북지역 대졸인력의 수도권 유출비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고, 이는 전라북도의 산업기반이 취약해서 일자리 부족현상이 지속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 바 있다. 정면으로 배치되는 전라북도 주장과 산업연구원의 보고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난감하다. 산업연구원의 보고가 맞는 거라면 전라북도가 현실을 아전인수식으로 이해하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다.

또한, 전라북도가 그간 기업유치와 신규 일자리 창출에만 치우친 나머지 도내 기존 입주기업을 위한 체계적인 지원에는 상대적으로 소홀했던 점도 반성해볼 일이다. 바로 휴폐업 업체현황을 보면, 2007년부터 올 4월까지 유치한 기업 수 대비 휴폐업 업체 수 도 상당수에 이른다. 게다가 유치기업 현황에 MOU체결 이후 향후 2년 이내에 착공 가능한 업체까지 포함되어 있는 점을 감안하면 즉, 실제 조업 중인 업체 수로만 국한시켜 보면 휴폐업 업체 수 비율은 더욱 높아질 것이다. 굳이 비유하자면 산토끼 잡으려고 뛰어다니다가 집토끼를 놓치고 있는 셈이다. 일자리 문제도 휴폐업에 따라 소멸한 일자리 수를 감안하면 창출한 신규 일자리 규모가 전부는 아니라고 봐야 한다.

전라북도는 새로운 기업유치를 위해 지난 4년 간(2008년~2011년) 총 810억 원을 집행했지만, 기존 도내기업 지원에는 20배가 많은 9,629억 원을 집행했다고 강변한다(이 중 도비는 7,489억 원이다). 하지만 일선 기업들이 이를 체감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 중요한 것은 4년간 투자한 1조 원이라는 천문학적 규모의 예산이 아니라 그 돈이 얼마나 효율적으로 집행되고 일정한 성과로 이어졌는가의 문제이다.

도내 중소기업의 기술경쟁력을 보면 막대한 예산투자의 효과가 큰 실효가 없음을 알 수 있다. 도내 기술개발제품 생산업체 수는 올 초 기준으로 113개이고 이 중 인증절차가 가장 엄격한 신기술인증제품 생산업체는 딱 한 개에 불과하다. 도세가 비슷한 전남(7개)이나 충남(13개), 충북(11개)과 비교하면 큰 차이가 있음을 알 수 있다. 산토끼 잡는 것뿐만 아니라 집토끼 관리에도 관심과 노력을 기울였다고 하지만 도내 중소기업의 기술경쟁력은 상대적으로 뒤쳐져 있는 것이다. 중소기업의 경쟁력은 우수인력 확보와 기술에서 나온다. 대졸인력의 역외유출이 지속하고 기술경쟁력이 뒤쳐져 있다면 도내 중소기업이 직면해온 열악한 여건은 정체 또는 악화하고 있다고 보는 것이 더 설득력 있는 게 아닐까.

민선 5기도 절반이 지나갔다. 김완주 지사를 비롯한 집행부가 지나온 성과와 한계를 촘촘히 되짚어 볼 때다. 특히, 도정의 중핵으로 간주하는 기업유치와 중소기업 지원 및 육성정책에 대해서는 허와 실을 따져보고, 양적 성과창출에 매몰되기보다는 내실을 기하는 방향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 이것이 선행되지 않는다면 “도민들이 100년 동안 먹고 살” 경제기반을 구축하겠다는 지사의 굳은 의지도 결국 허언으로 전락할 공산이 크다.

누리집 담당자
의정홍보담당관 함훈욱
연락처
063-280-47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