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잘하는 의회, 함께 만드는 전북전북특별자치도의회
태풍이 한반도를 지나갔다. 전국이 태풍으로 난리 법석을 떨었다. 태풍은 자연 현상이다. 또한 태풍은 피해만 주는 것이 아니다. 태풍은 숲을 고르게 해 준다. 약한 나무를 쓰러 뜨려 살아남은 강한 나무가 더욱 강하게 자랄 수 있게 해준다. 물길이 막혀 있다면 물길도 터 준다. 순환이 되지 않는 곳을 뚫어서 순환 시켜 주는 것이다. 사람들이 만들어 놓은 자연스럽지 않는 구조물을 자연스럽게 고쳐 준다. 불만 없는 파괴를 통해 바로 잡는다. 여름이면 전국 최고 기온은 이제 전주의 트레이드마크가 되고 있다.
어찌 보면 이는 자연을 잘 다스리며 도시계획을 하여야 함에도 무차별적인 난개발의 후유증이 우리를 덮치고 있는 것이다. 말 하자면 지난 여름의 지독한 더위의 찌꺼기를 이제 거대한 태풍이 몰아낸 것이다. 만약 사람들이 자연에 잘 어울리는 집을 짓고 자연을 거슬리는 개발 행위를 하지 않는다면 태풍 피해는 없을 것이다. 결국 사람이 문제이다. 태풍을 원망 할 일이 아니다. 결국 태풍은 지구를 건강하게 해준다. 우리는 자연을 거스르는 일을 너무 많이 하고 있다. 치수라고 하지만 인간의 욕심에 의하여 물길을 막아 버린다.
4대강 사업이 대표적이다. 권력을 이용하여 자연에 도전하고 흐르는 물길을 막는 무모한 행위는 어떤 식 으로든 자연의 응징 앞에 무너져 버릴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인간이 저주를 받는다. 전주 송천동에 솔내길을 뚫어야 한다. 현대4차 아파트~동물원 가는 송천삼거리 바로 위로 나는 길이다. 학암마을 뒷길로 나는 이 길은 도로 목적 외에 건 지산에서 오는 물길을 만들어 하수종말처리장으로 보내는 우수로 공사도 포함 되어 있다. 그런데 이 솔내길이 애초 도로계획 선을 벗어나 백로 서식지 위쪽으로 설계가 변경 되었다.
그나마 남아 있는 건지산 자락을 두 동강이 내어 길을 뚫겠다는 것이다. 소음과 진동, 매연으로 나빠진 환경에서 백로가 계속 살 수 있는지는 의문이다. 인간들은 도대체 무슨 권한으로 백로의 보금자리를 파괴하려 할까. 누가 백로에게 물어 봤는가. 그리고 어느 누가 언제 자연을 파괴해도 된다는 무소불위(無所不爲)의 권한을 인간에게 주었는가. 인간이 편하게 길을 낼 테니 집을 옮기던가 아니면 불편 하여도 그냥 살라고 할 수 있느냐는 말이다. 만약 인간보다 힘이 센 종족이나 생물이 나타나 지구를 비워 달라고 한다면 인간들은 뭐라 할까.
아마 지구사수대를 만들어 저항 할 것이다. 만화나 영화에도 그런 내용이 많으니까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렇다면 인간은 지독하게 독선적이고 이기적 이라는 게 사실로 증명 된다. 우리는 백로 서식지를 파괴할 권한도 권력도 없다. 아니 근처에서 구경할 권리도 없다. 더불어 건지산은 전주 북부권의 허파이다. 송천동, 호성동, 우아동, 금암동, 덕진동의 중심에서 도시인의 찌든 삶을 풍요롭게 하고 있다. 동물원과 체련공원을 품고 지친 사람의 허리춤을 잡는다. 사람들은 건지산의 푸른 숲과 오송제, 덕진연못의 내음속에 건강을 다지며 살아간다.
잘려져 나갈 뻔 한 오송제 옆 도로는 겨우 막았다. 그런데 이번엔 어린이 회관 건설로 잘려 나간 건지산 자락을 한 번 더 두 동강이 내겠단다. 이곳의 주인 백로와 동식물들에게 물어 보지도 아니 하고 ! 한 그루의 나무도 더 심어야 할 판이다. 그렇게 건지산을 명소화로 만들어야 할 때에 이 무슨 청천벽력 [靑天霹靂]이란 말인가. 덕진공원을 자연과 인간이 어울리는 곳으로 만들어 명소로 만들어야 한다. 전주는 자연을 소중히 여기는 사람들이라는 말을 들어야 한다. 그러려면 주차장 없애 나무를 심어야 할 판이다. 심사숙고(深思熟考) 할 일이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