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의 사전적 의미는(많은 사랑을 받는 대상인) 우상이다. 그런데 이 아이돌의 의미가 우리나라에서는 ‘어린’ 그룹가수로 통용되고 있다.

학교에서 친구들과 놀고 공부를 해야 할 시기의 어린이들과 청소년들이 어른흉내를 내며 섹시한 옷을 입고 춤을 추고, 남들보다 일찍 사회생활을 시작한다.

부모와 떨어져 합숙을 해야 하고 심지어는 청소년 시기에 학교를 못가는 것을 물론이고 부모님을 몇 달에 한 번도 보기 힘든 상황이 연출되기도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또한 짧은 아이돌의 수명 때문에 인기를 얻고 있는 시간동안 수면시간도 제대로 확보하지 못할 정도로 일에 시달리는 일 또한 많다.

이런 힘든 일을 아직 어린 아이들과 청소년들은 겉으로 보이는 화려함에 끌려 자신의 꿈으로 키워가고 있다.

일반적으로 직업을 가지는 시기는 고등학교를 졸업을 한 후 이거나 대학으로 진학할 경우에는 대학공부를 마치고 취업을 하는 것이 보통이다.

빠르면 스무 살, 아닌 경우는 이십대 전후에 취업을 위해 노력 하게 된다. 그런데 아이돌은 연예인이라는 직업적 특수성을 제외하고라도 취업 연령이 너무나도 낮아졌다.

초등학생 때부터 준비를 시작하여 중고등학생일 때 데뷔하는 경우가 요 몇 년 사이에 급증하였고, 소위 ‘뜬’뒤에 아이돌들의 이야기 중에는 연습생 시절 얼마나 힘들었는지에 대한 것이 빠지지 않는다. 친구도 없고, 학교와 연습실만을 오가는 생활을 하고 데뷔를 하지 못하게 될까 걱정해야 하는 그런 압박감에 대해서 아직도 어린 아이돌이 이야기를 한다.

문제는 그것뿐만이 아니다. 얼마 전 팀 내 왕따 문제로 B걸그룹이 주목을 받자 여기저기서 불화가 없는 그룹은 거의 없다는 연예계 반응들이 나왔다. B걸그룹이 먼저 문제가 생긴 것뿐이지 다들 비슷한 사정이었을 거라고 추측되는 이야기였다. 어째서 이런 일들이 생기는 것일까?

연예관계자들은 이런저런 이유와 핑계를 대고 그것이 큰 문제가 아님을 강조하지만 이것은 그 시기에 아이들에게 필요한 부분의 부재로 인해서 생기는 일들이라고 생각한다.

기본적인 공교육 12년은 삶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이다. 그 시간동안 학교에서 공부뿐만이 아니라 친구들과 지내며 사회성을 기르고 기본적인 삶의 지식들을 배운다. 어린 시절 쌓인 것일수록 몸과 마음에 오래남고 삶의 밑거름이 된다. 이런 것 들을 바탕으로 우리는 살아가면서 힘든 일이 있을 때 현명하게 대처하는 것을 배우게 된다. 하지만 우리의 아이돌들은 이런 과정을 지나지 못한 채로 어른들의 사회에 속해 지내게 되고 그로 인해서 문제가 생겼을 때 모두에서 상처가 되는 방향으로 진행되는 일이 잦아지게 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최고가 아니어도 차선의 선택 기회가 있는 또래의 여늬 청소년들에 비하면 매우 초조하고 급할 수 밖에 없는 현실이다. 그 나이에 있을 수 있는 자연스런 문제에다 환경적인 문제가 더하다 보니, 보는 즐거움에 빠진 어른들 뒤에서 아파하고 힘들어할 우리 아이돌이 안쓰럽다. 너무 이뻐서 안쓰러웠던 것이 바로 그런 이유에서 였나보다.

또한 이번 아이돌의 왕따사건이 더 안타까웠던 이유는 그들의 모습에서 경쟁사회를 힘겹게 버텨내는 어른들의 모습을 얼핏 보았기 때문이었다. 같은 직종을 희망하는 넘쳐나는 경쟁자들을 제치고 그들 각자는 자신의 자리를 고수해야한다. 어린 그들은 멤버가 수시로 탈퇴하고 그룹이 해체할 수 있는 여러 나쁜 가능성속에 있다. 그들이 경험하지 못한 교실 속 사회는 경쟁과 갈등을 넘어서는 '연대'가 있다. 이러한 연대를 경험하기 이전의 멤버쉽은 참으로 위험하기 그지 없다.

‘사상누각’이라는 고사성어가 있다. 제대로 된 준비가 없는 성과는 흔들리고 무너지기 쉬운 것이다. 10대는 자신이 원하는 꿈을 꾸고 그것을 준비해 나가는 시기라고 생각한다. 그 시기가 없이 이루어진 꿈은 모래성위의 집에 불과할 수 있다. 파도가 한번 몰아치면 무너지는 그런 아슬아슬한 꿈이 아닌 단단하고 시련에도 굳건히 견딜 수 있는 그런 꿈을 아이들이 꿀 수 있도록 우리 모두 노력할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