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으로 피해가 많았던 정읍, 남원, 김제, 완주, 고창, 부안 등 6개 시？군은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됐다. 그만큼 피해 규모가 컸음을 보여주고 있다.

추석은 1천 년 넘게 이어져 온 큰 명절이다. 이 때문인지 어려운 상황에서도 가슴이 설렌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는 속담이 있다. 선선한 바람이 부는 데다 햇과일과 새 곡식이 나와 풍성한 시기이다. 봄과 여름의 땀 흘린 노고가 결실을 맺어 8월 신선이라는 말이 실감 난다. 그런 추석이 다가왔다.

우리 민족 양대 명절 가운데 추석은 잔치나 축제라는 인식이 강하다. 한여름 땀 흘려 기른 곡식을 거두고 서로 노고를 치하하며 즐기는 분위기다.

쾌청한 날씨, 햇곡식과 햇과일 등이 풍성해지는 시기다. 여기에 오랜만에 만난 가족들이 나누는 푸근한 정이 더해지면서 넉넉해진다.

`나눔'이라는 미덕의 쇠함이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올해도 어김없이 외롭고 불우한 사람들이 모여 사는 시설에 온정의 손길이 줄거나 끊긴다는 소식은 씁쓸하게 한다. 당장 나 먹고 살기도 힘든 상황에 이웃이나 남을 돌아 볼 여유를 갖기는 힘들기 때문일 것이다.

더욱이 올해는 폭염과 폭우, 대형 태풍 볼라벤과 덴빈, 산바까지 자연재해로 인한 피해규모가 컸다.

어디 그 뿐인가. 고유가에다 자연재해로 인해 치솟는 물가 등 경제상황도 좋지 않다. 이럴 때일수록 더욱 힘들어지는 계층이 바로‘서민’들이다. 고물가나 고유가, 수출부진, 고환율을 비롯해 좋지 않은 경제여건의 모든 충격은, 없는 사람들이 몸으로 다 받는다.

또한 추석을 앞두고 있지만 경기침체 영향으로 독지가와 기관？단체의 후원이 예년에 비해 감소했다고 한다. 일부 시설은 아예 후원이 끊긴 곳도 많다고 한다.

 
명절을 맞아 대다수의 서민들이 움츠려 들다보면 소외된 이웃들은 더욱 외롭고, 쓸쓸한 명절을 보내기 마련이다.

전라북도의회는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하는데 힘이 될 수 있도록 최근 전주 모래내시장을 찾아 전통시장에서 장보기 캠페인을 전개했다. 그 곳에서 만난 상인은 손을 꼭 잡으며‘고맙다’는 말로 대신했다. 경기불황 탓에 힘겨운 삶을 읽을 수 있게 한다.

또한 추석 전 노인복지시설을 찾아 그 곳에서 생활하는 어르신들과 함께 했다. 어려움 속에서도 도움의 손길은 이어지고 있지만 예전만큼은 못하다고 한다.

뿐만 아니다. 올해 자연재해가 잦았지만 수재의연금 모금액은 지난해 절반 정도에 불과하다는 소식이 있다. 불황 여파에다 기업들과 국민들의 참여가 저조하기 때문이란다.

전북은 노인 5명 중 1명이 독거노인이라고 한다. 어디 그 뿐인가. 어려운 경기로 인한 가족해체가 증가하면서 눈에 띄지 않는 소년소녀가장들도 있다. 이들 모두 이맘때가 되면 가장 외롭고 쓸쓸하다. 최악의 태풍과 폭염 등으로 수재민과 재난으로 인한 피해를 입은 도민들도 있다.

올해 추석 역시 주말휴일이 포함돼 짧다. 추석 연휴에 쓰러진 벼를 세우거나 피해시설을 복구해야 하는 농가나 기업인들도 적지 않다.

추석은 이웃과 함께하는 나눔을 주는 공동체 의식이다. 가진 자와 못 가진 자간에 사랑과 정을 나누고 실천하는 세시풍속이다. 우리 조상들은 예로부터 넉넉하진 않았어도 이웃 간에 즐겁게 추석을 맞이했고, 따뜻한 정을 나눴다. 이번 추석도 정을 함께 나누는 훈훈한 추석이 됐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