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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휴학생 100만 명 시대 유감
작성자 :
유기태
날짜 :
2012-12-24
<조선일보>가 '대학문화가 된 휴학'의 문제점을 연재하고 있다. 교육과학기술부 산하 한국교육개발원(KEDI)의 '2012 교육 기본 통계'에 따르면 올해 휴학생수가 93만 2703명(2012.4.1기준)에 이르며, 이는 지난 해 태어난 신생아수 47만1,400명의 두 배에 해당하는 수치라고 한다.
이 보도 자료에 따르면 전국 216개 4년제 대학 8,069개 학과의 휴학률을 전수 조사한 결과 30% 이상 된 학과가 3,390개이고, 40%를 넘은 학과는 1,002개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A대학의 기계공학부는 재적학생 95명 중 79명이나 휴학한 상태라고 하니 과연 대학교육이 정상적으로 운영될까 걱정이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채창균 센터장은 이제 휴학생이 우리 사회의 하나의 계층으로 부각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물론 우리 사회에 학생도 아니고 사회인도 아닌 ‘휴학생 계층’이생긴 것이 어제 오늘의 문제만은 아니다. IMF 이후 경제적 불황이 계속되면서 좁은 취업문, 거기다가 기업체가 요구하는 다양한 스펙 등으로 휴학생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2001년 90만 명을 넘어선 휴학생 숫자가 올해까지 13년째 계속 늘어나고 있고, 머지않아 100만 명을 훌쩍 넘을 기세이다.
이로 인해 야기되는 문제점 또한 적지 않다. 대학의 교육과정이 정상적으로 운영되지 못할 것은 뻔한 일이고 게다가 대학이나 학과의 특성을 살린 MT 등 학과 활동도 이뤄지지 않을 것이다. 10년 이상 경기불황이 계속되면서 야기된 불확실한 진로 또한 큰 문제이다. 학생들의 등록금을 주요 재원으로 삼고 있는 현실에서 각 대학은 대학 재정 운영에도 큰 부담이 되고 있다.
사정이 이러함에도 이에 대한 뾰족한 대책과 해결방안이 없다는 것이 더 큰 문제이다. 이미 10년 이상 이와 같은 문제가 반복되고 있음에도 정부와 대학에서는 어떠한 대안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주요 원인으로는 우리나라 고용시장이 안고 있는 구조적인 문제와 학생의 진로와 직업이 고려되지 않은 가운데 맹목적인 대학선호 풍토 등과 긴밀하게 연결돼 있다고 할 수 있다.
10년 넘게 이런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는데도 그 동안 정부와 대학에서는 과연 무엇을 했는지 궁금하다. 고작 하는 일이라고는 최근 졸업생의 취업률을 대학평가의 항목으로 삼아 지원금을 배분하고 있는 것 정도인 것 같다. 그러나 이런 방식에는 많은 문제가 담겨 있다. 졸업생들이 자신의 적성과 능력에 맞는 직업을 갖도록 충분히 지원해야 함에도, 대학마다 적성이나 장래성을 고려하지 않은 취업자수를 늘리는 일에만 골몰하고 있다. 이는 곧바로 이직률을 높이는 결과를 가져오고 있다.
‘휴학생 100만 명 시대’ 이는 단지 대학만의 문제로만 볼 수는 없다. 이와 관련해 몇 가지 제안을 하고 싶다. 첫째 소질과 적성에 맞는 진로지도가 이뤄져야 한다. 모든 사람이 대학을 가야하고 모든 대학이 높은 수준의 전문지식을 갖도록 할 필요가 있는지 모르겠다. 개인차에 따른 개별화된 진로직업과정이 마련되어야 한다.
다음으로는 기업의 고용구조를 획기적으로 개선해야 한다. 일의 특성에 맞는 인재를 스스로 길러내려는 노력이 필요한 것이다. 모든 사람이 소위 일류대학을 졸업해야만 하는가에 대해서 심각한 고민이 있어야 한다. 최근 전주공고가 대기업과 공기업 등에 130명을 취업시켜 취업 명문고로 급부상하고 있다. 이는 특성화된 교육과정 운영 및 진로탐색에 따른 취업역량강화 사업과 맞춤형 진로교육이 가져온 결과로, 일반학교는 물론이고 대학 등에서도 진로진학시스템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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