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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이 함께 사는 세상
작성자 :
최진호
날짜 :
2012-12-03
12월3일은 ‘세계장애인의 날’이다.
1991년 UN이 제47차 총회에서 장애인복지를 위한 세계행동계획을 결의하며 장애인의 인권보호를 위해 세계가 뜻을 모으자는데 동의하고 1993년 12월3일을 ‘세계장애인의 날’로 정하면서 기념하고 있다.
이날을 제정하고 선포한 것은 장애인의 재활과 복지의 현주소를 점검하자는데 있다. 국경이나 이념을 초월하는 것은 물론 ‘장애인의 안전한 참여와 사회 통합을 위해 공동으로 세계인이 노력하자’는 큰 뜻이 담겨 있다. 이처럼 세계장애인의 날을 기념하는 이유는 장애인들이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다.
그러나 현실은 장애인들이 살기엔 벽이 너무 많다. 휠체어를 이용하는 장애인을 배려하기 위한 저상버스는 일부 광역시와 일부 노선에서만 운행 중이다. 실제로 교통약자인 장애인을 위한 저상버스, 특별교통수단 도입률이 열악한 수준이다. 한국장애인인권포럼 정책모니터링센터가 전국 162개 지자체에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조사한 결과 장애인을 위한 저상버스 도입률이 평균 11%에 불과했다. 전북은 전체 850대 중 27대로 3%대에 머물러 경북에 이어 전국 최하위권이다. 뿐만 아니다. 시각장애인을 위한 음성서비스와 점자서비스 등과 같은 기반시설조차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다.
장애인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이동권이다. 휠체어를 타고 길을 가고 있지만 걸어가고 있는 것처럼 장애인 이동편의시설이 설치돼야 한다.
독일에는 휠체어도 편하게 다닐 수 있도록 설계된 도로, 기차역과 지하철역의 엘리베이터 그리고 리프트 등 장애인들을 위한 사회적 인프라가 충분히 갖추어져 있다. 여기에 장애인을 위한 교통 증을 발급하여 어떤 교통수단이든 무료로 이용할 수 있게 하였고 중증 장애인에게는 고속철과 장거리노선철도를 제외한 기차요금을 일체 받지 않고 있다.
미국은 골목길도, 쇼핑몰도 휠체어가 지나갈 수 있는 길이 있다고 한다. 장애인 화장실이 설치되지 않은 곳을 찾기 힘들 정도라고 한다.
미국과 독일이 장애인들이 살기 좋은 나라가 될 수 있었던 것은 정책도 정책이지만 국민들의 의식에서 기인한다. ‘차이’를 인정하고 ‘차별’하지 않는 데에서 출발한 것이다. 어릴 때부터 통합교육으로 비장애인과 장애인들의 심리적·신체적 거리감을 좁혀 장애인과 비장애인을 구분하지 않는다.
우리가 바라는 사회는 몸이 불편한 사람도 아무런 차별 없이 마음껏 꿈을 펼칠 수 있는 사회다. 정부정책이나 제도보다 중요한 것은 장애인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이다. ‘차이’를 인정하고 ‘차별’하지 않는 의식 말이다. 그런 사회가 선진사회다. 물론 장애인들도 스스로 일어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
세상에서 가장 참기 힘든 것은 자기가 원하는 일을 하지 못할 때다. 좌절을 딛고 일어서는 순간 희망이 된다. 장애는 불편하지만 넘지 못할 장벽은 아니다.
세계장애인의 날을 기점으로 피부색이나 종족, 나라는 다르지만 ‘장애인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고유한 권리’를 가져야 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이 문제를 다시금 일깨워주고 장애인도 한 가족이라는 사실을 기억하고 재활과 복지, 삶의 질 향상에 다시 동참해야 한다. 또한 더불어 살아가는 복지 세계를 건설해나가야 하는 날이 바로 ‘세계장애인의 날’임을 되새겨 봐야 한다. 선언적인 기념일이 아닌 장애인이 함께 사는 세상을 만드는 날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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