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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만금 열쇠는 수질이다

작성자 :
배승철
날짜 :
2012-11-15
대선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각 후보들은 전북지역의 표를 얻기 위해 ‘새만금카드‘를 꺼내들었다. 전라북도가 발굴한 대선공약 사업 목록에서도 새만금은 큰 비중을 차지한다. 물론 이런 상황이 전혀 새로운 것은 아니다. 오히려 선거 때마다 반복되는 새만금 담론에 대해 도민들은 식상해 할 정도다. 모두 공허한 메아리로 끝나고 말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의 선거국면에서 제기되는 새만금 논의에는 새만금 수질확보 문제가 누락되어 있다. 주지하다시피 새만금 개발은 수질확보를 전제하지 않고서는 부분적인 성공조차 담보할 수 없다. 농업, 산업, 관광레저, 생태·환경 등 새만금 용지 중 어느 것 하나 물과 관계되지 않은 게 없기 때문이다. 장차 새만금이 쾌적한 수변 환경 조성에 실패한다면 친수활동은 물론, 새만금 개발의 성패를 좌우하는 또 다른 요소인 외자유치도 어려울 수밖에 없다.

새만금 수질 목표는 생활 및 공업용수가 3급수, 농업용수는 4급수로 설정되어 있다. 이를 위해 정부는 2001년 이후 8년간 1조 3,000억원에 이르는 천문학적인 수질개선 사업비를 투자하였다. 그러나 생화학적 산소요구량(BOD)과 화학적 산소요구량(COD) 그리고 총인 등 수질을 나타내는 주요 수치는 목표수질에 못 미치거나 오히려 악화하였다. 이에 정부는 2020년까지 2조 9,502억원의 사업비가 소요되는 새만금유역 2단계 수질개선 종합대책을 세웠다. 새만금호 목표수질 조기달성을 위해 전체 사업비의 65%에 달하는 1조 9,142억원을 2015년까지 투입한다는 계획이 2단계 수질개선종합대책의 주요 골자이다.

그러나 정부는 지난 8년간 막대한 예산을 투자했는데도 새만금 수질은 목표수질에 근접조차 하지 못했다는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정부의 수질개선 대책이 낯내기식이기 때문이다.

하수관거, 하·폐수 처리시설 등은 새만금 이외의 다른 지역에서도 추진하고 있는 대표적인 점오염원 처리시설이다. 이는 새만금 특성을 감안한 수질개선사업으로 볼 수 없는데, 정부는 마치 새만금수질개선을 위한 특별사업 인양 추진해 왔다. 국내 유사 사례인 경기도 시화호와 국외 사례인 일본의 비와호는 정형화된 수질대책이 아닌 지리적 특성, 호소의 특성, 생물학적 특성 등 수질에 영향을 미치는 모든 요소를 면밀히 파악하고 이러한 요소들을 활용한 모델링을 구축하고 수질정책에 반영하고 있다.

이를 통해 부영양화, 녹조현상 등 호소의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분석하고 해결하는 중요한 자료로 활용한다. 그러나 새만금은 이러한 장기적 연구 등을 정책에 반영하지 않고 획일적인 수질대책만을 고집하고 있다. 새만금수질이 많은 예산과 노력에도 목표수질에 도달하지 못하고 있는 이유다.

또 하나 시급한 것은 왕궁 축산단지 이전문제이다. 익산 왕궁면의 주교제와 학평제, 용호제 등 세 곳의 소류지에는 지난 수십 년간 배출된 축산분뇨가 수 미터 두께로 퇴적되어 있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축산 분뇨가 처리되지 못하고 적은 양의 강우에도 유출수와 함께 그대로 만경강 지류를 타고 새만금으로 흘러들어가 새만금호를 오염시키고, 인근주변을 터전으로 생활하는 주민들의 생존권마저 위협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전라북도는 563억원을 들여 1일 처리량 700톤의 가축분뇨 공공처리장 보강공사와, 2015년까지 277억원을 들여 익산천의 생태하천 복원 및 생태습지 수변녹지 조성 등 새만금호로 유입되던 축산폐수를 차단하고 악취로 고통받던 지역 주민들에게 쾌적한 주거환경을 되돌려 주기 위한 계획을 수립했다.

문제는 예산이다. 철거 후 개발에 드는 토지와 축사 매입비, 철거보상비, 축분 처리비 등 많은 예산이 소요될 것이다. 그리고 이는 곧 국비지원이 선결과제임을 뜻한다. 하지만, 올해 정부의 긴축재정으로 원만한 사업추진은 힘들어 보인다. 내년도 새만금수질개선을 위한 예산은 전북도가 요구한 2,497억원의 3분의 1에도 못 미치는 700억원에 불과하다. 게다가 지자체가 눈에 보이는 전시성 사업 위주로 예산을 편성하기 때문에 새만금수질개선을 위한 예산은 항상 뒷전으로 밀려나고 있다.

이번에는 대선 이후 정부가 분명한 의지를 가지고 새만금개발에 앞장서길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새만금개발청이나 특별회계 설치 등의 문제도 반드시 실현되어 제도적 기반 마련으로 이어져야 할 것이다. 하지만, 수질개선 및 확보 없이는 이 모든 것이 사상누각에 불과하다는 것을 잊지 않길 바라는 마음 또한 간절하다.
누리집 담당자
의정홍보담당관 함훈욱
연락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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