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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예퇴직’고민하는 교단을 바라보며

작성자 :
유기태
날짜 :
2013-04-12
몇 년 전부터 불기 시작한 교단의 명예퇴직 바람이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 장기간의 경기침체로 조기퇴직 요구가 봇물처럼 쏟아지는 상황임을 감안한다면 사회적 추세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알려진 바대로 교직사회는 외풍도 없고, 특별한 잘못이 없는 한 정년이 보장되는 “신의 직장”이라는 평을 받아 온 곳이기에 교단의 명예퇴직 바람은 결코 예삿일이 아니다.

김성기 협성대 교수의 조사에 의하면 최근 명예퇴직을 고민하는 교원이 63.3%나 된다고 한다. 교육경력면으로 보면 30년 이상 교원의 80.6%, 25년 이상 30년 미만 교원의 76.7%, 20년 이상 25년 미만 교원의 73.7%가 명예퇴직을 고민하고 있다고 한다. 더더욱 놀란 것은 명예퇴직 대상자가 아닌 20년 미만 교원도 42.8%가 명예퇴직을 고민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 때 고령교사 한 명의 봉급으로 신규교사 세 명을 고용하여 교단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며 명예퇴직을 공공연하게 부추긴 장관도 있었지만 결과는 어떠하였는가. 교원이 늘어나기는커녕 해마다 교원 정원이 감축되면서 교원의 업무가 가중되고 있으며, 기간제교사, 보조교사 등 비정규교사가 확대 배치되면서 교단 조직의 이원화가 급속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최근 임용된 신규 교사들은 높은 경쟁률만큼 교직생활에서 높은 소명감을 갖지 못한다고 한다. 왜냐하면 많은 선배교사들이 풀이 죽은 모습으로 교단을 빠져나가는 모습을 보면서 자신의 미래 또한 예사롭지 않다는 생각을 하기 때문이다.

무엇이 교원들의 명예퇴직을 부추기고 있을까. 명예퇴직 교원들은 건강 등 일신상의 사유보다는 교육정책 및 교육환경의 변화에 따른 교단의 어려움을 그 이유로 들고 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학생생활지도의 어려움’(36.5%), ‘잡무로 인한 스트레스’(15.5%), ‘학부모들의 민원에 따른 스트레스’(15%) 등 순으로 나타나고 있다.

김성기 교수의 조사에서 보듯 교원의 63.6%, 거기다가 20년 미만 젊은 교원의 42.8%가 명예퇴직을 고민하고 있는 사실은 우리 교육현장이 얼마나 위태롭고 열악한 것인가를 단적으로 보여주기에 충분하다. 우리 교단 현실이 이러함에도 대책 마련에 미온적인 교육당국의 무능과 무지를 지적하면서 몇 가지 대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 학생 인권에 묻혀버린 교권을 되살려내고 교원을 당당한 교육주체로 세워야 한다. 최근 학생의 인권을 지나치게 강조한 결과 학교 현장은 난장판이 되어가고 있다. 왜냐하면 수업을 방해하는 학생, 교사의 지시에 따르지 않는 학생에 대한 적절한 지도방안이 없기 때문이다. 인권 강조로 제멋대로인 학생, 자기 자녀 중심의 이기적인 학부모의 개입 등을 차단할 방법이 없는 상황에서 제대로된 교육이 이루어지겠는가. 학생의 책임과 의무에는 소홀히 하면서 학생의 권리만을 강조하는 일부의 편향적이 시각 또한 큰 문제이다.

둘째, 교원들이 교육활동에만 전념하는 교육환경을 제공해야 한다. 불필요한 업무를 과감하게 축소하고 단순화시킴으로써 교원의 업무 부담을 최소화해야 한다. 연수와 연찬 등을 통하여 전문가로서의 역량과 자질을 함양하도록 지원해야 한다. 특히 교사의 열정과 노력을 담아낼 수 있는 교원 성장프로그램을 마련하고, 현재 정규교사와 비정규교사로 이원화된 교원조직을 정규교사 중심으로 확대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교원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바꾸기 위한 범국민적 노력이 필요하다. 일차적으로는 교육계의 자정노력이 선행되어야 하겠지만, 사회와 언론 또한 교육적 배려가 담긴 지원을 해야 한다. 몇 년 전의 일이지만, 교원의 역할과 위상을 한층 더 높여주어야 할 “스승의 날”을 전후하여 ‘교원들의 잘못’을 집중 보도하여 전체교원이 잘못을 하고 있는 양 부정적 인식을 확대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한 일이 아니다.

소명감, 열정, 헌신으로 아이들을 가르쳐야 할 교원들이 명예퇴직을 고민하고 있는 현실은 교원 자신에게도, 국민들에게도 결코 바람직한 일이 아니다. 그들이 열정과 사명감으로 교육에 전념하도록 하기 위해서 교육제도와 교육환경을 어떻게 만들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더욱 필요한 때이다. 예전처럼 교원들이 “정년퇴임”을 커다란 명예로 여기면서 교직에 충실했던, 그러한 교직사회를 만들기 위해서 지혜를 모아야 한다.
누리집 담당자
의정홍보담당관 함훈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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