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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럴 해저드’(moral hazard)의 추방

작성자 :
백경태
날짜 :
2013-03-22
모럴 해저드는 우리말로 번역하면, ‘도덕적 해이’를 뜻한다. 조상대대로 수천 년 동안 도덕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교육해온 우리 사회의 ‘도덕적 의무’와 반대되는 개념이다.
경제적 관점에서 많이 사용되고 주로 금융상품을 사고파는 계약자 간 정보의 상충과 불균형에서 유래한 모럴 해저드는, 이제 제도적인 허점을 악용하여 개인의 이익을 추구하기도 하고, 각 이해집단의 이기주의와 명분만을 앞세운 무리한 책임 회피, 그리고 지키지 못할 정치인들의 공약 등 역시 모럴 해저드로 보지 않을 수 없다.
건강한 사회는 노블레스 오블리주가 넘쳐나며 배려와 관용이 앞을 다투고 양보와 공존의 미덕이 어우러진다.
반면에 모럴 해저드가 높아지면 부패와 위선 사기 등 사회악이 많아져 우리 사회를 어둡게 한다.
특히, 보편적 복지 시대가 화두로 등장하고 거스를 수 없는 대세로 잡은 요즘, 사회 지도층의 노블레스 오블리주는 들리지 않고 고액자문료, 입시부정, 논문 표절, 불법병역면제, 저축은행 사태, 공직자 뇌물수수, 경기 승부조작, 연금수령 호적 고치기, 의사의 과잉 진료 등의 언론보도는 우리 사회의 ‘도덕지수’가 위험수준에 도달했음을 보여주는 사례들이다.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는 우리 속담은 모럴 해저드에 대한 사회 지도층의 경각심을 불러오기에 적절한 표현이다. 줄서기와 대기 번호표를 통하여 새치기가 없어지는 효과를 가져왔듯이 가볍게 보이는 제도가 뿌리를 내리면 큰 영향력을 발휘하게 된다.
그래서 모럴 해저드의 개념을 정립한 ‘애로’ 교수는, “모럴 해저드의 예방을 위해서는 모든 사람의 양심에만 의존하지 말고 인간의 이기심을 차단하고 공동의 선을 추구할 수 있도록 제도를 정립하면 도덕적 해이를 어느 정도는 막을 수 있다”고 했다.
도덕적 수준은 선진국의 진정한 지표로 그 문턱을 넘기 위해 피땀 흘려 노력하는 우리 입장에서 보면 반드시 도달해야만 한다. 경제적으로 풍요로워지면 도덕 수준이 높아진다는 분석도 있지만 교육을 통해 ‘공동의 선’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것도 중요하다. 정치적으로는 사회 불평등과 지역적 소외감이 사라져야한다. 계층 간 소득격차를 줄이는 일도 게을리 할 수 없다.
노자는 “‘도덕경’에서 도(道)를 만물의 근원에 존재하는 보편적 원리라고 강조하고, 도를 체득함으로써 겸손과 양심 질박함과 무욕의 정신이 몸에 익혀진다”고 했다.
비록 노자가 강조한 이런 거창한 도가 아니더라도 우리 사회에 양심과 도덕이 살아나야 모럴 해저드가 수그러든다.
양심은 교육과 시스템을 통해 어는 정도 조절이 가능하다. 그래서 도덕성 함양교육이 절실하고, 정부정책의 투명성이 필요하며, 국민과의 소통이 필수적이다. 이런 일을 책임지는 정치인과 관료 그리고 사회 지도층의 노력이 절실 할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아르헨티나의 추기경으로 226대 새 교황으로 선출된 프란치스코 1세인 호르헤 마리오 베르골리오(77)가 사회 불평등을 “하늘에까지 비명이 울리는 사회적 죄”라고 강력히 비판한 것에서 잘 나타나 있듯이, 사회적 불평등과 지역적 소외감을 감소시키고 계층 간 소득격차를 줄이는 일에서부터 제도와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우리 사회 곳곳의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를 추방하는 단초라고 생각하면 무리일까?
지역 갈등과 산업화의 소외로 낙후탈피를 위해 몸부림하는 우리 전북의 입장에서 보면, 더욱더 모럴해저드의 추방이 절실하게 느껴진다.
누리집 담당자
의정홍보담당관 함훈욱
연락처
063-280-47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