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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 인권 조례, 토론과 합의로 제정 돼야
작성자 :
양용모
날짜 :
2013-01-30
연일 계속되는 강추위가 계속 되고 있다. 전라북도 도의회 297회 임시회도 지난 주 끝났다. 이번 임시회는 지난 임시회 때 보다 좀 다르다. 그것은 학생인권조례 제정을 놓고 미묘한 긴장이 흐르기 때문이다. 도의회 민주당 원내대표인 장영수 의원은 대표 연설에서 학생인권조례를 의원 발의하고 교육위원회에 2월 임시회까지 처리를 촉구했다.
이는 지난 2년간 우여곡절을 격고 있는 학생인권조례가 더 이상 미뤄져서는 안 된다는 소신이고 직권상정도 불사하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현으로 해석된다. 나는 민주당 도의원이지만 교육위원회 위원으로서 착잡하기 이를 데 없다. 지난 7월 후반기 원구성 이후 누차 주장해 왔던 학생인권조례 제정이 교육위원회에서 토론과 합의를 이끌어 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의회민주주의를 채택한 우리 현실에서 의안이 의장으로부터 상임위에 이관 되었을 때 상임위에서 신속하게 상정하여 토론하고 결론을 토출하는 것은 의원으로서 책무를 다하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그렇지 못했다. 이유야 어찌 되었든 이는 교육위원회가 그 책무를 다 하였다고 할 수 없다. 논란의 핵심은 학생인권조례의 제정 필요성이다.
왜 학생인권조례가 필요한가? 이런 질문에 나는 이렇게 대답한다. 시대가 요구했다. 시대가 학생 인권을 보호해야 할 필요를 요구하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모 방송사 프로그램에는 ‘멈추지 마 다시 꿈부터 써봐’의 저자 김수영씨가 출연했다. 발랄한 30대 작가인 김씨는 자신이 일진회 짱이었으며, 그 동기가 교사의 무분별한 학생 폭력에 때문이었음을 숨기지 않았다.
작가는 중학교 재학 시절 선생님이 곱슬머리인 자신의 머리를 지적하고 머리를 내리치는 호된 인격모욕을 당했다. 이에 반발해 선생님 자질도 검증해야 된다고 했다가 교무실로 끌려가 매질을 당하는 과정에서 학교를 다닐 수 없었다고 한다. 문제아로 낙인찍힌 그는 결국 폭주족이 되고 일진회 짱이 되어 세상의 비난을 온몸으로 받아야 했다.
그러나 실업계고등학교 최초로 골든 벨을 울리고, 명문대학을 졸업해 세계 유수 기업의 커리우먼이 되었다. 이른바 권위를 주장하는 선생님(?)의 단면을 보여주는 이야기이다. 학생인권조례를 언급할 때마다 대응 논리로 주장하는 것이 교권 침해이다. 물론 교사의 권리는 보장받아야 한다. 누구의 권리가 더 중요하느냐는 의미가 없다.
교권도 중요하고 학생인권도 중요하다. 문제는 지금과 같이 교권이 추락하고 학생 인권이 왜 교육계 현안이 되었느냐는 것이다. 이는 시대가 변했다는 것이다. 지독하게 개인주의적 사고에 의한 핵가족화, 치열한 경쟁구도 속에서 학생과 교사는 진정한 인간의 의미로서 존중해야 하는 시대가 된 것이다. 지금 참담한 교육현장은 누구 책임인가라는 문제는 따지지 말자.
중요하지 않다. 학생들의 생각은 변했고 학교 여건도 바뀌었다. 또 학교에 대한 문화도 변하였다. 획일적이며 주입식 교육은 무의미하다는 것은 모두가 인정하는 바이다. 다시 말하면 선생님의 권위로서 가르치는 시대는 이미 낡은 유물이 되어 버린 것이다.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않던 시대에는 매 몇 대 맞았다고 해서 크게 낙망 하지 않지만 지금은 다르다.
인격모독으로 받아 들여지는 시대다. 따라서 학생인권조례가 제정되면 교권이 침해된다고 하는 논리는 맞지 않다. 교권도 보호되고 학생인권도 중요시되는 시대적 요구에 부응해야 하는 것이다. 의회민주주의는 토론에 의한 합의 도출이다. 학생인권조례 취지에 맞는 열린 토론은 의회에서 밤새워 열려야 한다. 집단 이기주의나 개인 체면은 이제 접어야 한다.
정치적 입장도 가급적 내면으로 집어넣고 진솔한 자세로 무엇이 전북교육을 위하는 일이고 무엇이 학생들을 위하는 길인가를 도의회 교육위원회에서 논의해야 한다. 나는 덕망있는 교육위원들의 인격을 믿는다. 도민이 믿고 칭찬하는 도의회로 발전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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