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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의 비정규직, 대안 모색해야
작성자 :
유기태
날짜 :
2013-05-10
교단의 비정규직, 대안 모색해야
지난 4월 말 한겨레신문에서는 <비정규직 인생, 학교서 보고 배우는 아이들>이라는 기사를 통하여 교직 사회가 안고 있는 구조적 문제를 심층적으로 지적한 바 있다. 지금 교육현장에는 비정규직이 너무나 많다는 것이다. 기간제 교사를 비롯한 영어강사, 체육코치 , 방과후 강사 그리고 학교현장의 업무만큼이나 많은 보조사 실무사 등 약 50여 종에 이른다고 한다.
초·중·고등학교의 기간제 교사는 2007년에는 전체 교원의 4.1%이었으나, 2012년에는 9.0%로 5년 새 두 배나 늘어났다. 이 외에 돌봄강사와 특수보조원, 영어전문회화강사, 행정 및 교무 보조원 등 비정규직도 같은 기간에 1527명에서 1만4120명으로 열 배 가까이 증가하였다. 또한 새누리당의 자료에 의하면 기간제 교사 3만 9974명 가운데 45.9%(1만 8344명)가 학급 담임을 맡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2년 전에 비해 두 배나 늘어났다.
어찌 보면 이와 같은 비정규직 교직원의 증가는 우리 사회의 왜곡된 고용구조와 긴밀하게 연관되어 있지만, 그 교육적 함의가 너무 크기에 결코 간과할 수 없는 문제다. 교육은 아이들이 배움과 성장을 통하여 꿈을 찾게 하는 것 아닌가. 그런데 바로 그 교육현장에서 자신의 꿈을 찾지 못하고 한시적인 기간 동안만 활동하는, 고용 불안 및 저임금 등으로 풀이 죽어 있는 비정규직 교직원의 모습은 아이들에게 결코 좋은 교육적 본보기라고 할 수 없다.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정부나 교육당국에서는 교직원의 정원 확보에 미온적인 것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다. 특히 지난 정부의 교육과학기술부에서는 그나마 법전에 남아 있는 정원까지 삭제해 버렸다고 하니, 교단의 안정화에 대한 어떤 대책이라도 있는지 그저 답답할 뿐이다. 어떤 마지노선도 없이 계속해서 늘어가는 비정규직 교직원을 보면서 우리 교육의 미래를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모든 교육적 행위에는 언제나 교사의 지속적인 관심과 배려가 매우 중요하다. 그런데, 최근 제기되고 있는 문제를 보면 이런 관점들이 아예 무시되고 있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일반 교원들이 학교 현장에서 기피하고 있는 업무나 담임 등에 기간제 교사들을 집중 배치하고 있는 현실을 보면서, 학생들에 대한 지속적이고 총체적인 지도가 아예 무시되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기간제 교사나 비정규직 직원들의 역량이 부족하다는 것은 아니다. 개인에 따라서는 매우 우수한 능력과 자세를 갖춘 분도 많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단기간의 고용과 신분 불안 때문에 책임성 있는, 그리고 지속적인 교육활동을 펼칠 수 없는 데서 생기는 부작용이 많다는 것이다. 짧게는 두세 달, 길어 봤자 1년 정도의 기간만을 맡게 되어 있는 현행 제도는 애초부터 교직원의 열정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게 하는 제도가 아니기 때문이다.
스포츠 강사, 보조강사, 실습보조원, 조리사, 영어회화전문강사, 기숙사 사감 등 비정규직의 문제 또한 적지 않다. 누구나 일을 하면서 자신의 일에 대한 보람과 긍지를 누려야만 제대로 할 수 있다. 늘 그들의 어깨를 쳐지게 하는 실직 불안, 신분 불안이 그들에게 있는 한, 그들은 자신의 일에서 만족을 얻지 못하게 된다. 교직원의 만족 없이는 학생의 만족과 감동을 기대할 수 없다.
교육은 교사에게도, 학생에게도 보람과 긍지가 있어야 한다. 특히 교육을 펼치는 교사의 높은 전문성과 자신감은 학생들에게 신뢰와 감동을 주게 된다. 상당한 수준의 전문성과 지도능력이 있다 해도 실직에 대한 두려움이 있는 한, 그들은 제대로 된 교육활동을 펼칠 수 없다. 더욱이 정규직 교원들이 회피하고 있는 담임이나, 업무를 맡게 하는 방식으로는 비정규직 교직원들의 역량을 충분히 발휘하기를 기대하는 것은 시작부터 잘못된 생각이다. 그런 관점에서 학교의 비정규직 직원들은 지금과 같은 추세로 확대시키는 것은 결코 바람직한 일이 아니다. 그들의 수준과 능력에 맞는 제도를 만들어서 그들이 단계적으로 교육현장에 안착하여 교육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을 만들어 낼 것을 제안한다. 언제까지 그 많은 사람들을 비정규직으로 구분하여 갈라놓고, 교육현장에서 보따리 장사처럼 떠돌게 할 것인가? / 유기태 전북도의회 교육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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