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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교장선생님의 학교 사랑

작성자 :
양용모
날짜 :
2013-07-23
삼복더위가 한창이다. 그 열기만큼 국정원 불법 대선 개입 논란도 뜨겁다. 그런가 하면 고등학생 5명이 사설 해병대 캠프에서 갯골에 빠져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런 어처구니없는 사고와 그보다 더 이해 안 되는 '사설 해병대 캠프'라는 것을 학교에서 왜 했는지 답답하다 못해 가슴이 미어지는 상황이다. 이번 사건의 책임을 전적으로 학교장에게 돌릴 수는 없겠지만, 관리자 한 사람이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는 확인할 수 있는 불행한 사건이다.

이런 사례와 반대로 학교장이 학교발전과 아이들을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해 아이들이 행복하고 주민들이 만족하는 학교가 있어 소개하고자 한다. 학교를 누가 가장 사랑하는가라는 다소 엉뚱한 물음을 던진다면 당연히 교장 선생님일 것이다. 물론 그렇지 않다고 강하게 반론하는 사람도 당연히 있을 것이다.

그러나 전주 초포초등학교를 말한다면 그 누구도 이의를 제기하지 못할 것이다. 막스베버의 '소명으로의 정치'에서 주장하는 정치인이 소명을 가지는 것은, 선생님이 아무 조건 없이 오직 스승으로서 제자를 사랑하는 마음과 같아야 한다고 했다. 전주시 호성동에 있는 초포초등학교는 70년이 넘은 유구한 학교다. 우리 농촌학교가 그렇듯이 한때는 몇 천 명의 학생들이 운동장을 꽉 메우고 함성을 질러대던 시절도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불과 50여명의 학생들이 공부를 하고 있다. 전주시에 속해 있으면서도 결코 도시가 아닌 학교, 농촌이면서도 도시와 문화가 같은 학교가 바로 초포초등학교다. 이 학교에 김재홍 교장 선생님이 계신다. 오직 50여명의 어린이들과 함께 하는 선생님이다. 학교의 돌 하나 풀 한포기라도 사랑하는 선생님이다.

새벽 찬바람에 나와 잡초를 매고 나무를 돌보며 학교 구석구석을 돌아보며 가꾸는 분, 누가 뭐라하든 개의치 않고 오직 학교만 마음에 가득 담고 다니는 분, 학부모들과 항상 의논하고 선생님들의 표상이 되는 교장 선생님이다. 어느 장소 어느 좌석에서나 결코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겸손이 몸에 배어 있는 타고난 교육자라고 사람들은 말 한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올 8월이면 교장선생님은 퇴임한다.

전주는 지금 새로운 꿈의 소재 탄소밸리 구축에 한창이다. 탄소밸리가 제대로 구축되면 앞으로 전주의 중심산업이 되는 것은 물론이고 전북의 기간산업이 될 것이 자명하다. 전주 탄소산업의 중심에 바로 효성이 있다. 이 효성에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 차원에서 관내 학교에 작은도서관 설립을 위한 예산을 지원하고 있다. 이 도서관이 초포초에 들어설 예정이며, 운영은 전북지역아동센터협의회에서 담당한다. 이 과정에 필자는 초포초등학교에 작은 도서관이 들어서도록 아이디어만 제공하였을 뿐인데 김재홍 교장 선생님은 무척 고마워하셨다. 어쩌면 필자는 염치없는 사람이다. 퇴임 직전 웬만하면 학교에 일을 벌이지 않는 것이 공무원들인 것을 알기 때문이다. 그러나 교장 선생님은 그렇지가 않았다. 학생들에게 좋은 도서관을 지어 준다는 것은 교장 선생님 본인에게도 축복이요 행복이라고 생각하신 것이다.

지난 17일 효성에서 지원하고 전북지역아동센터협의회에서 주관하는 작은 도서관 사업에 대한 협약식을 가졌다. 교장 선생님의 행복한 마음이 교정 녹음 속에 가득하였다.

- 양용모 전라북도의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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