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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의원의 한계는 극복할 수 없는 것일까

작성자 :
유기태
날짜 :
2013-07-12
교육의원으로 당선되어 전라북도의회에 등원한 지 3년이 넘었다. 초선인 만큼 교육 현장에서 보고 느낀 것을 의정활동에 적극 반영하겠다는 큰 포부와 그림을 그리면서 첫 등원을 하였다. 그러나 소통과 교류가 없는 집행부의 독주와 정치적 이해에 따른 의회주의에 휘둘리면서 상당 기간 표류하지 않았나 하는 반성이 앞선다.

처음에는 교육상임위원회의 구성에서부터 많은 난관에 부딪혀야 했다. 교육위원회 위원장 선출을 놓고 전라북도의회와 마찰을 일으켜서 도민의 걱정을 사기도 했다. 의회의 다수당이 자당 출신을 위원장으로 선출하는 것은 의회주의 원칙에 합당할지는 모르지만, 상생과 소통, 그리고 교육위원회가 갖는 특수성에 비추어 보면 아쉬움이 많다.

종래의 교육위원이 교육의원으로 바뀌어 도의회에 통합될 때 사실 교육계에서는 많은 걱정을 했다. 왜냐하면 자연스럽게 정치적 이해를 달리하는 상황이 올 수밖에 없기 때문이었다. 더구나 우리나라처럼 정치 지형도는 지역별로 극명하게 다르게 나타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할 때, 교육이 지역에 따라 특정 정파의 영향에서 벗어나기는 매우 어렵다. 실제로 그런 걱정은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영남지역의 교육과 호남지역의 교육은 많은 부분에서 차이가 있는 것이 오늘의 우리 교육의 현실이다.

교육의원 제도를 두고 있는 근본적 이유는 무엇인가. 도의회가 갖는 정치적 역할을 뛰어넘어, 교육에 대한 중립성과 전문성, 그리고 지방교육의 특수성을 잘 구현하도록 하는 데에 그 입법취지가 있다고 본다.

최근 전북교육의 현안과 관련하여 전라북도교육청과 도의회에서 행한 일련의 행위에는 많은 아쉬움이 있다. 전라북도교육청에서는 소통과 감동을 주는 교육을 펼치겠다고 하면서도 그 동안 교육의원들이 재기했던 여러 문제들에 대하여 성실하게 대처하였는지 묻고 싶다. 편향적이고 불법적인 인사에도 아랑곳하지 않았고 인사특위 저지를 위하여 도의원들에게 집행부가 전화를 했다는 일은 널리 알려진 일이다. 또한 예산과 관련해서는 교육상임위원회에 문제 예산으로 지적된 것이 예결위에서 줄줄이 살아나는 것을 보면서는 항간에 들리는 말이 참 아프게 다가왔다. 교육의원이 반대하면 도의원들에게 호소하면 된다는 집행부의 이야기는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아울러 도의회에서도 교육의 전문성 및 특수성에 대한 배려가 미흡했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 교육상임위원회에서 의결된 내용에 대해 심도 있게 살펴볼 필요가 있었다는 점이다. 서울, 경기 등에서 재심 요구가 있는 사례를 들어 학생인권조례의 문제점을 적시했음에도 결국 교육의원이 갖는 특수성이 외면당하고 있다는 생각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어찌 보면 교육의원 제도가 우리 교육현장에서도 제대로 이해되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 매우 안타깝다. 또한 교육의원들이 제대로 못했다는 비판에서도 완전히 벗어날 수는 없지만, 교육은 교육적 관점에서 보고 판단해야 한다. 교육이 정치적 영향을 완전히 벗어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교육의원을 뽑을 때는 전문성과 특수성을 따져놓고, 의정활동을 할 때에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운영되고 있는 현실을 보면서 무력감에 빠지는 것은 어찌 나 개인만의 일이겠는가. 이런 상황에서 교육감의 교육경력 삭제, 교육위원회 및 교육의원 일몰제는 교육의 앞날을 매우 위태롭게 할 것이다.

최근 교육감과 교육의원 제도에 대한 개정안이 발의되고 있는 것은 그나마 다행스런 일이다. 교육의 자주성과 전문성, 정치적 중립성의 확보야말로 교육을 외부의 부당한 간섭으로부터 보호할 수 있는 최소한의 장치라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그래야만 진정한 교육을 할 수 있다. 아이들의 성장과 발전, 그들이 꿈을 찾아 행복을 꾸려가는 교육을 하자는데 진보와 보수가 있을 수 없고, 야당과 여당이 있을 수 없다.

차제에 교육의원 및 교육상임위원회의 정치적 중립성 및 전문성이 확보될 수 있는 방안을 반드시 마련해야 할 것이다. 진실로 교육 자치를 실현하고, 그 전문성과 특수성을 살리고자 한다면 교육상임위원회의 역할과 기능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필요가 있다. 교육상임위원회에서 의결된 것은 본회의에서 의결된 것으로 보는 획기적인 대안이 마련되지 않은 한, 교육의원의 한계는 여전히 극복할 수 없을 것이다.

누리집 담당자
의정홍보담당관 함훈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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