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너뛰기 링크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하단메뉴 및 주소,전화번호 안내 바로가기

수준별 수업 금지, 전북 인재양성 대안 아니다

작성자 :
유기태
날짜 :
2013-06-14
전라북도교육청은 학생 간의 위화감을 조성하고 경쟁교육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에 따라 지난 5월 수준별 이동수업을 강제로 중지시킨 바 있다. 도교육청에서는 수준별 수업 금지 공문을 시행하고, 이에 따르지 않을 경우 인사 및 행재정적 조치를 하겠다고 지시를 내린 바 있다. 공립학교 등 상당수 학교에서는 도교육청의 지시에 따라 중간고사 이후 수준별 수업을 폐지할 것으로 보이지만, 일부 사립학교에서는 학부모의 요구라며 이에 따르지 않을 것이라고 보도된 바 있다. (새전북신문 2013-05-20)

수준별 이동수업 금지 조치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기대와 그 효과성은 여전히 유효하다. 아이들을 어떻게 가르치고 어떻게 도와주는 것이 가장 효과적일까. 그 답은 간단하다. 잘 하는 학생은 더 잘 하게 하고, 따라가지 못하는 학생에게는 따라갈 수 있게 지도하는 것이다. 수준 차가 혼재된 학급에서는 대개의 경우 중간 수준의 학생에게 맞춰 수업을 한다. 그러나 수준 차에 대한 특별한 배려가 없는 한, 중간 수준의 학생을 제외하고는 누구도 만족하지 못한다. 우수 학생들은 공연히 시간을 허비하고 있다는 생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하위 학생들은 여전히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런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한 대안이 수준별 수업이고, 더 체계화된 것이 수준별 이동수업이다.

일부에서는 미래사회에는 개인이 갖는 지적 수준이 큰 장점으로 작용하지 않는다면서 집단지성과 소통능력, 자기조절 능력 등을 강조하고 있다. 다양성이 강조되고 있는 사회에서의 이 세 가지는 매우 중요하다. 또한 고령화 사회에서 학생들 하나하나가 소중한 인재라는 점도 동의한다. 모든 학생들이 전북의, 아니 세계의 소중한 인재라는 의견에도 동의한다. 그런 만큼 개인의 적성과 소질을 살릴 수 있는 교육, 그들의 꿈과 끼를 길러주는 교육을 통하여 인재로 성장하게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이런 이유로 학생들의 수준 차를 애써 무시하고, 평등교육을 하자는 것이 과연 교육적으로 온당한 것인지, 전라북도의 지역 발전전략의 하나인 인재양성 측면에서 아주 유효한 대안인지에 대해서는 확신이 서지 않는다. 우리 국민이 교육에 거는 기대는 급속한 사회변화 만큼이나 다양하다. 우리 교육은 우리 지역을 넘어 대한민국과 세계를 이끌고 갈 인재를 길러내는데 관심을 가져야 하고, 아울러 개인의 소질과 적성에 맞는 일을 통해 행복한 삶을 꾸려나갈 수 있는 일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교육현장에서는 한 명도 소외되지 않도록 배려해서 모두를 미래의 인재로 거듭나게 해야 한다. 그런 관점에서 수준별 수업은 못하는 사람을 소외시키는 것으로, 평등교육은 모두를 배려하는 것으로 보는 전북교육에는 미래지향적 비전이 부족해 보인다. 누구도 소외되어서는 안 된다는 논리가 개인의 특성과 소질, 더 나아가 수준에 맞는 교육에까지 연결되지 못하고 있는 것은 매우 안타깝다. 수준별 수업에서 생길 수 있는 위화감, 경쟁교육 등의 폐해는 분명히 있다. 모든 학생을 한쪽으로만 몰아갈 때 생길 수 있는 가장 보편적인 현상이다. 배움에 관심이 높은 학생들은 수준에 맞게 가르치고, 또 공부하기 싫은 학생들에게는 자신이 좋아하는 그 무엇을 찾아주는 교육을 한다면, 그리하여 아이들의 소질과 적성, 그리고 개인이 갖는 능력을 존중하는 교육을 한다면, 그런 부작용은 최소화될 것이다.

지난 3월 새 학기부터 야심차게 시행된 수준별 이동수업이 학기 중에 도교육청의 일방적 지시로 금지된 상황에서 각 학교에서는 어느 장단에 맞춰야 할지 모른다고 한다. 멀리 볼 것도 없다. 전북의 학생들이 동시대를 살아야 할 타 지역의 학생들과 이처럼 다른 환경에서 공부하고 있는 상황도 걱정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전북의 학생들이 더 큰 성취를 이룰 것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기 때문이다. 지방자치단체와 도교육청이 인재양성을 놓고 엇박자를 놓고 있는 것도 큰 걱정거리다. 교육에 대한 보편적 신념의 부재, 이것이 오늘의 전북교육의 현주소라며 걱정하는 도민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도의원

누리집 담당자
의정홍보담당관 함훈욱
연락처
063-280-47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