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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 하는 착한 사람들

작성자 :
양용모
날짜 :
2013-07-31
‘거짓말 하는 착한 사람들’은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상식 밖의 경제학」의 작가 댄 에리얼리(Dan anely)가 쓴 책이다. ‘우리는 왜 부정행위에 끌리는가’라는 부제가 붙은 이 책이 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무엇인가.

1970년대 케네디 예술센터가 운영하는 선물매장에서 매년 40만 달러의 매출 중 15만 달러가 도둑맞는다. 이 매장에는 금전등록기가 없고 현금 상자가 있을 뿐이다. 지금은 대학의 총장이 된 댄 바이스(Dan weiss)가 당시 이 선물 매장 매니저로 일했는데 이런 부정행위를 눈치 채고 조사를 시작 했다. 그런데 놀랍게도 도둑질한 사람은 한 두 사람이 아니라 평범한 수많은 사람들이 조금씩 돈과 물품을 훔쳤다는 것이다. 예술을 사랑하여 자원봉사를 청한 수십 명의 선한 노인들이 그런 짓을 했다는 것이다. 이 기막힌 문제가 이 책의 주제이다.

2012년 대선에서 승리한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한지가 5개월이 지났다. 그런데 대통령 선거에서 이기기 위해 새누리당과 박근혜 후보가 국민에게 약속한 공약이 갈수록 축소되고 있으며, 대통령 선거기간 일어난 일련의 사건에 대한 새누리당의 대처방법이 상식을 초월하고 있다는 점이다.

박근혜 대통령 후보시절 공약 중 잘 알려진, 모든 노인에게 20만원의 연금을 지급 하겠다는 공약이다. 이 약속은 대선에서 큰 반향을 일으켜 노년층 표를 모으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적어도 약속을 잘 지키는 것으로 인식된 박근혜 후보가 이 공약을 지키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 사람은 그리 많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이 공약은 논란을 거듭하여 점점 변질 되더니 결국은 노인층 일부는 연금을 받지 못하도록 결론이 나오고 있다. 더욱 기가 막힌 것은 연금 변질을 주도한 김상균 국민행복연금위원회 위원장의 말이다. 공약 축소를 질타하자 “선거란 원래 그런 것이다”라며 국민을 두 번 농락하고 있다.

상식 중에 상식이 국가의 수입은 경제상황과 조세정책에 따라 변한다. 그런데 그 변화는 바로 대통령이 결정하는 정책에 따라 결정된다. 이명박 정부에서 부자와 대기업들에게 낮추어준 세금을 다시 회복한다면 국가 수입은 늘어날 것이다. 세수 증대 없이 노년층에 대한 연금 지급이 가능하리라 생각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요즈음 국가정보원 불법 대선개입 사건 국정조사에서 새누리당 의원들의 발언은 국민을 기절시켜 더위를 잊게 하려는 아주 착한 배려가 숨어 있는 것 같다. 새누리당 권성동 의원은 국정원 댓글은 오히려 권장해야 한다고 했다. 종복을 견제하기 위해서란다.

국내정치 개입을 금지한 국정원 직원이 불법으로 댓글을 달고 있다가 발각되자 문을 걸어 잠그더니, 여직원을 감금 했다며 본질을 흐리게 하고 언론의 관심을 돌리는데 성공한 사람들이다. 그러더니 이제는 뻣뻣하게도 한 대선후보와 여당의 정보원으로 전락했던 국가정보원을 구국을 위해 일한 양 두둑하고 나섰다. 아마도 국민에게 질리면 더 관심을 갖지 말라는 뜻인지, 웃음을 주어 더위라도 시키라는 것인지 억장이 무너지는 기분이다. 국민들은 웃다가 슬프다.

앞서 말했던 댄 에리얼리는 거짓말하는 착한 사람들 후기에서 이렇게 말한다. “저는 고정관념에 기초한 인간의 두루 뭉실한 사고와 편향성에 대해 연구했습니다. 그 결론은 인간이 모두 비합리적이라고 말하는 것은 아닙니다만 ‘합리성’이란 개념은 매우 비현실적입니다. 저는 합리성이란 개념 자체를 부정하고 싶습니다”.

대통령의 공약이 거짓공약이 되어도 분노하지 않는 국민, 여당의원들이 객관적 관점에서 볼 때 억지를 부려도 그럴 수 있다 라고 말하며 대통령과 여당의 국정운영은 잘한다고 박수치는 사람이 많으니 우리의 앞날이 어찌될지 답답하다.

지금 새누리당의 지지율은 35%대를 넘어 40% 대를 넘나들고 있다. 그렇다면 보통의 상식으로 판단 할 때 국기를 흔드는 사건이 발생하고, 국헌을 농락하고, 국민을 기만하고, 대선 공약을 내팽겨 쳐도 그것은 그것이고 지지는 지지라는 비합리적인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아마도 저자는 이런 현실을 두고 인간의 합리성을 부정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양용모 전라북도의회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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