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hota는 개인 간에 소득격차를 가져오는 개별적 요인으로 9가지 가설을 제시하고 있으며(Sahota, 1978), 이인재는 이를 정리하여 7가지 범주로 구분하였다(1994). 이러한 개인소득분배이론을 교육적인 관점에서 수월성교육 및 평등성교육과 대비시켜 고찰해보고자 한다. 여기에서는 연관성이 있는 능력이론과 교육불평등이론, 인적자본이론, 상속이론을 대입시켜 살펴보기로 한다.
평등성을 교육의 영역에서 고려해보면 차별을 받지 않고 자신의 능력에 따라 교육의 기회가 균등하게 부여되는 기회균등의 원칙과 도시농촌 간, 경제적 빈부 간 그리고 남녀 학생들의 차이를 좁히는 교육과정의 평등, 학습결과에 대해서도 평등한 대우가 전체적으로 보장되는 결과의 평등을 들 수 있다. 이에 비해 수월성교육은 개인차에 따른 고유한 가치와 능력을 인정하고 최대한 키우는 것이며, 실제로는 교육의 질적 향상, 교육경쟁력 제고, 엘리트 교육 등과 비슷한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
능력이론에 비추어 볼 때 부모로부터 받은 유전적 측면과 부양자의 사회·경제적 배경이 우수한 학생은 수월성교육의 수혜자가 되며, 지능지수(IQ)가 떨어지거나 보호자의 소득이 낮아 사교육을 받을 수 없는 학생은 평등성교육이 상대적으로 덜 불리한 제도가 된다. 설령 기회를 균등하게 보장 받는다 할지라도 능력 면에서 개인차가 있다면, 열등한 사람은 우수한 사람에 비해 제대로 교육의 혜택을 누릴 수 없게 된다. 또한 상속이론에 따라 사교육이나 특수목적고 등의 입학에서 배제된 학생들은 교육에서 평등성을 누릴 수 없게 된다. 이렇게 되면 교육불평등이론에 따라 교육불평등은 소득불평등으로 이어지게 된다.
수월성교육의 주창자들은 1990년대 후반의 신자유주의정책 및 2000년대 지식기반사회 조성이라는 사회적 조건에서 교육에 경쟁과 효율성을 기반으로 한 시장 메커니즘을 도입하여 학교제도의 개선을 추진해 왔다. 이들은 1974년 서울과 부산지역에서부터 시작된 고교평준화교육의 실패를 보완하기 위해 수월성교육을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빈곤층에서는 수월성교육대상에 들기 위한 사교육비 부담을 감당할 수 없으며 이에 따라 교육의 기회균등의 원칙에서 배제된 빈곤층 가정의 자녀들은 빈곤의 대물림을 감내하지 않으면 안 된다. 더구나 외국어고나 과학고 등 특수목적고교나 자립형 사립고교 학생들이 내신이 아니라 본고사 성적으로 대학에 입학할 수 있도록 입시의 경쟁성을 확대할 경우 능력이론에 따른 소득분배의 격차가 심화하게 된다.
사회적 약자와 강자의 조화로운 관계가 조성되기 위해서는 이념적 및 물질적 재화들의 정당한 분배가 확보되어야 한다. 이런 관점에서 평등성교육에 문제가 있다고 해서 수월성교육을 확대하는 것은 재고해야 한다고 본다. 오히려 평등성교육을 주축으로 하면서 다양성을 확보하여 분야별 전문가를 육성하도록 하고, 직종간의 임금격차를 줄여 상대적으로 열위로 평가되어 왔던 직업의 종사자들에게도 소득이 충분히 보장되도록 뒷받침해야 한다. 그리고 사회적 약자들에게 빈곤에서 탈출할 수 있도록 최대한 배려해야 한다. Rawls(1993; 장동진 역, 1997)는 정의이론에서 “최소 수혜자의 최대이익”이 보장될 수 있도록 해야 평등성이 확보된다고 하였다. 교육제도가 부유층의 특권 상속이나 빈곤층의 빈곤 상속과 영구화에 기여하는 쪽으로 운영되어서는 안 된다. 즉 한때 빈곤 탈출의 유력한 통로였던 교육에서의 기회박탈과 차별로 빈곤의 대물림이 이어져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