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너뛰기 링크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하단메뉴 및 주소,전화번호 안내 바로가기

수탈의 아픔을 벗고 문화공간으로 날개 입다

작성자 :
권창환
날짜 :
2014-01-24

우리고장 삼례의 ‘삼례문화예술촌’이 지난해말 대한민국 공공건축상 대상을 수상했습니다. 올해로 7회째를 맞은 공공건축상은 국토교통부가 국토·도시 공간의 품격 향상을 위해 공공발주자의 노력과 성과를 발굴·격려하는 상으로 대통령상 수상작인 ‘삼례문화예술촌’은 100여년의 역사를 가진 양곡창고를 문화공간으로 탈바꿈시켜 좋은 평가를 얻었다 합니다.

삼례문화예술촌이 자리한 곳은 삼례역사 인근 허름한 창고들입니다. 만경강 하류에 위치한 삼례는 토지가 비옥하고 기후도 온화해 예로부터 만경평야가 펼쳐졌고 이같은 자연적 혜택은 군산·익산·김제와 더불어 일제시대 식량수탈의 현장이 되었습니다. 그 곳에서 일본인 대지주에 의해 착취된 양곡을 보관하기 위해 100여년 전에 창고로 지어져 시대의 아픔을 이겨내고 그 후로도 농협의 양곡 보관창고 등으로 활용되면서 풍파를 견뎌온 현장이 아픈 상처를 그대로 드러내 놓고 안으로 다시 태어나 지역이 자랑할 수 있는 문화공간으로 거듭난 곳이 바로 삼례문화예술촌입니다.

삼례문화예술촌 ‘삼삼예예미미’에는 갤러리·박물관·공방 등 문화예술 분야의 다채로운 욕구를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는 6개의 공간이 있습니다.

이세상에 하나뿐인 나만의 책을 만드는 ‘책공방아트센터’, 인류의 뿌리이며문화의 꽃인 책을 주제로 한 ‘책 박물관’, 우리 일상생활의 다양한 시공간에서 미디어 예술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비주얼미디어아트갤러리’, 조선 목수의 삶의 철학인 목가구를 재현하는 ‘김상림 목공소’, 미래 디자인을 예측하고 상호 공유하는 ‘디자인 뮤지엄’ 등이 그것입니다.

이곳은 지난 해 6월 개관한 이래 2만명이 넘는 관광객이 다녀가는 등 지역 관광명소로 발돋움하고 있으며, 개관한 지 불과 한 달여인 지난해 7월에는 한국관광공사가 뽑은 ‘7월에 가볼만 한 곳’으로 선정됐는가 하면 이어 10월에는 안전행정부 주최 ‘우리나라 향토자원 베스트 30’에 뽑혔고, 12월 말에는 문화재청의 문화재로 등록되어 옛 모습 그대로를 보존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습니다.

또, 개관 이후 ‘한국 북 디자인 100년’, ‘한국 대표 문인 장서표’, ‘김태형 교과서 전시’ 등 책관련 전시와 ‘예술은 즐겁다’, ‘인(人)+생(生)의 공간’, ‘자연과 과학의 빛-융합’ 회화 전시 등 여러 차례 기획전시를 개최했고, 나만의 책 만들기, 고서대학, 목수학교, 미술 창의 아카데미 등 교육 프로그램 운영과 문화 공연을 개최함으로써, 문화 향유 기회가 적은 지역 주민들에게 문화를 함께 즐기고 누리는 공간으로 사랑받고 있습니다.

삼례문화예술촌은 100년 가까이 한 자리를 지키며 오랜 세월을 견뎌낸 옛 모습 그대로를 되살리려는 노력이 공공건축 대통령상이라는 큰 영예로 결실을 맺은 것으로 평가됩니다.

특히, 옛 선조들의 유산을 재활용해 삼례 지역이 간직한 역사와 전통을 기억하고 되살리려는 노력은 지역 주민들에게 향수를 불러일으키고 자부심을 갖게 하는 것은 물론 공동체 의식을 고취시켜 지역 발전의 원동력이 될 것이라는 점도 수상에 힘을 더했다는 후문입니다.

역사를 간직한 공간이 리모델링을 통해 재탄생하고 있는 사례는 비단 이곳만은 아닙니다. 충남 태안의 폐창고, 옛 대전철도보급창고, 인천의 개항장 창고와 주택, 대구 KT&G별관, 제주 애월읍의 상가리 창고 등도 문화공간으로 재탄생했으며 우리고장 진안의 계남정미소도 마을의 공동체박물관으로, 전주 교동의 한 봉제공장도 교동아트센터라는 소중한 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이와 같은 타지역 리모델링 사업과는 달리 삼례문화예술촌은 기존 건축물의 원형을 고스란히 보존하려는 노력으로 90%이상이 일제시대 당시의 것이라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며 일제강점기의 아픔과 동학농민혁명 삼례봉기, 조선시대 역참지 등 역사적 흔적을 간직한 삼례지역의 근대적 자산과 역사성을 새로운 감각으로 재구성하려는 노력이 담겨있습니다. 지역과 함께 살아 온 오래된 건물의 가치에 주목하여 원형을 훼손하지 않고 새로운 생명을 불어 넣어, 그곳에 쌓인 공간과 시간의 흔적을 다음 세대에 고스란히 물려주기 위해 노력하는 일은 쉽지는 않아 보이지만 충분한 가치를 지니고 있습니다. 역사성과 주민의 감춰져 있던 문화적 감수성에 꽃을 피울 수 있는 문화의 시발점이자 종착역으로의 가치를 실현할 수 있는 문화예술 공간을 피워낸 분들에게 박수를 보내며 이러한 사업이 보다 많은 곳에서 다양한 형태로 결실을 맺기를 기대합니다.

<권창환 전라북도의원>

누리집 담당자
의정홍보담당관 함훈욱
연락처
063-280-47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