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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원칼럼
프랑스 '쇠이유학교'서 배우는 학교폭력
작성자 :
이해숙
날짜 :
2015-01-07
새 해 초부터 도내 중학생들의 학교 폭력과 관련하여 사회 각계의 우려와 걱정으로 탄식과 한숨소리가 높다. 그 아이들을 생각해도, 그 부모들이 겪을 고통을 생각해도 참으로 안타깝기 이를 데 없다.
이런 일이 발생할 때마다 사회적 반응들은 대체로 비슷하다.
해당 아이들을 처벌하고 학교의 책임을 묻고 부모의 교육내용을 탓한다. 그리고 대책들은 매번 나오지만 그 결과는 늘 모호하다.
왜 이런 일이 발생하는지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한 시기가 아닐까?
프랑스의 ‘쇠이유(Seuil)학교’라는 좋은 예가 있다.
각종 청소년 범죄에 관련된 청소년들을 소년원에 수감시키는 대신 말이 통하지 않는 다른 나라에 보내 석 달 동안 1800km를 걷게 하는 프로그램인데. 걷는 기간 내내 자원봉사자인 낯선 어른이 아이들과 동행하며 그들을 돕는다.
핸드폰을 소유할 수 없었으며 음악을 들을 수도 없고, 허락되어지는 건 하루에 3유로의 용돈과 카메라뿐이며, 아이들은 독일이나 스페인 이탈리아 등 낯선 곳을 걷는다. 그저 걷는 걸로 그치는 게 아니라, 같이 걷는 동행자와 함께 요리를 하고, 함께 설거지를 하고, 함께 텐트를 쳐야하며, 혹여나 닥쳐오는 난관들 역시 함께 극복해나가는 것이다.
어른과 대화를 하고 함께 행동하고 이해하면서 어른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기도하고, 외국 사람들을 만나며 낯선 환경에 적응하는 걸 배우고, 그들에게 환영받거나 전혀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과 대화하면서 그들은 그렇게 그들의 환경 속에서 배우지 못했던 사회화를 경험하고 ‘자신의 세상 속에서의 존재감’을 이해하는 계기가 된다.
우리의 학교폭력에 대한 대응은 어떠한가?
그들 스스로가 범죄라고 알지 못하는 행위의 결과를 놓고 청소년범죄자로 판단하고 세상으로부터 격리를 주장하고 법의 테두리 '가둬두려고'만 하며 사법적 처리만을 고민하고 있진 않은가?
학교 또한 문제의 소지가 있는 아이들을 다른 아이들로부터 격리를 시키는 것이 유일한 대책인양 내놓는 것이 현실이지 않은가?
그 아이들은 자신의 행위가 ‘나쁜 짓’인줄은 알지만 범죄라는 사실을 모르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그 범죄의 형태도 어른들의 그것에서부터 출발한 것이며, 그 시작은 그 아이가 처해진 환경에서 비롯된 경우가 대부분이란 사실이며, 그들이 처한 환경이라는 것은 우리 모두가 책임져야 하는 사회적 환경이 아니겠는가?
사법적 처벌이 능사가 아니며, 격리와 체벌이 능사가 아니란 의미다.
오로지 경쟁만을 조장하고 학업의 성적만으로 우와 열을 가리는 교육 속에서 아이들이 가지는 ‘자신만의 가치’를 어떻게 확인하고 존중할 것이며, 그 속에서 어떻게 자존감을 얻어 사회의 일원으로 자신만의 가치를 드러낼 수 있을 것인가?
공부를 잘하는 아이들처럼 공부 이외의 것에 관심을 갖고 잘하는 것을 인정받을 수 있을 때, 자신이 소중한 것처럼 남도 소중함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때야 비로소 자신의 이해를 축소시켜 문제를 일으키지 않을 수 있으며, 타인과의 이해를 조정할 줄 알게 되며, 갈등을 문제로 이해하지 않고 조정과 타협을 통한 해결꺼리로 이해하게 되는 것이다.
쇠이유학교의 걷기과정과 연수 프로그램까지 마치고, 어떤 식으로 사회의 일원이 될 것인가를 결정하고 나면 프로젝트는 완전히 끝난다. 그리고 이 청소년의 가족들과 이 프로젝트에 참가했던 사람들이 함께 모여 '귀환파티'를 열어주고 사회의 일원으로 그들을 반겨 맞는다. 프로그램이 끝난 이후에도 해당기관들의 연계를 통해 학교 복귀나 직업 연수 등 후속 계획을 준비할 때까지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프랑스 비행 청소년의 재범률이 85%인데 비해 쇠이유학교 출신의 재범률은 15%에 그친다고 한다. 교육의 가치가 빛나는 대목이며, 우리의 상황에서 배워야 할 부분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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