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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삼락(三樂)농정에 바란다

작성자 :
강병진
날짜 :
2015-01-07
쌀 시장 전면 개방과 무분별한 FTA 체결로 인해 풍전등화와 같은 농업의 위기 상황에서 민선6기 송하진 도지사의 농업, 농촌에 대한 높은 관심에 박수를 보내며 삼락농정을 핵심공약으로 전면에 내세웠다는 점에서 농촌의 한 사람으로서 기대가 매우 크다.
무조건 농업 경쟁력만을 강조하던 기존 농정전략에서 농촌과 농민을 주요 정책목표로 동참시킨 부분은 전체적으로 동의하면서도 한편으론 우려스런 부분도 있다.
지역소비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개략적인 밑그림은 괜찮다. 로컬푸드 개념을 공고히 하고, 지속가능한 농업시스템으로 농촌의 삶의 질을 높이는 전략을 사람과 사람, 현재와 미래, 지역과 농촌을 이어주는 혁신 네트워크를 구축하겠다는 부분은 눈에 띤다. 하지만, 좀 더 구체적인 부분에선 민선6기 출범 이후 6개월간 고민한 흔적은 치고는 혁신적인 전략이나 사업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우선 추진체계를 보면, 9개 분과별로 논의와 과제를 마련해서 삼락농정 포럼을 통해 의제로 만들고 집중 논의한 후 최종적으로 삼락농정위원회를 통해 정책제안과 평가에 나서겠다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농민단체를 거버넌스(Governance)의 핵심 주체로 끌어들인 점은 바람직하지만, 삼락농정위원회가 전북농정에 어떠한 변화를 이끌어낼지는 의문이다. 그동안 전라북도 농업, 농촌 및 식품산업정책심의회나 농산물유통혁신위원회 등 각종 위원회들도 많았는데, 지금까지 이들 위원회는 거수기 역할에 지나지 않았다는 걸 자인하는 꼴이다.
농민단체를 중심으로 농정을 이끌어갈 때 고령농, 소농 등에 대한 소외와 여러 부작용도 예상할 수 있는 부분이다.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 삼락농정위원회가 경계해야 할 격언이 아닐까 한다.
또 예산은 어떤가? 2015년 삼락농정 중점사업 예산으로 150개 사업에 4,700억원이나 계획하고 있다지만, 2015년도 농림해양수산분야 일반회계가 도 전체예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전년도 18.25%에서 18.13%로 점유율이 오히려 하락했으며, 조직별로 봐도 농축수산식품국 예산은 전년도 15.09%에서 14.97%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당장 내년도 예산안을 보더라도 삼락농정과 관련해 홍보비와 포럼 운영비로 수억 원이 계획돼 있는데, 농민과 농업인을 대상으로 삼락농정의 비전과 가치를 알리기 위해 막대한 예산을 홍보비로 쏟아 부을 필요가 있는지도 의문스럽다. 처음부터 삼락농정이 토론과 홍보비 위주의 탁상행정으로 머물며 첫 단추부터 잘못 꿰어진 것은 아닌지 말이다.
가장 걱정스런 부분은 12대 추진전략과 30대 세부과제에 있다. 기존 전략이나 사업과의 차별성이 부족하다는 게 가장 큰 문제다. 특히 중점사업별로 보면 활기찬 농촌을 너무 강조하다보니 전체적으로 농촌관광과 귀농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삼락농정 구상이 과거 실패한 전철을 그대로 밟을 우려가 더욱 높다.
농촌관광사업단 운영, 거점마을 육성사업, 슬로푸드 마을 조성, 전원마을조성, 마을만들기, 체험마을, 체험휴양마을 등등 농촌 관광과 관련해서 무분별하게 사업 확대만 하고 있는 부분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며, 대표적인 예산낭비 사례로 꼽히고 있는 제2의 체험마을이 되지 않도록 심도 있는 논의가 필요하다.
전북형 농촌관광 거점마을 육성사업의 경우 14개 시군에 대표 거점마을을 선택해서 마을 한 곳당 30억원씩을 투입하겠다는 계획으로 총 사업비가 420억원이 넘는 대규모 사업이다. 누가 보더라도 실패가 가능성이 매우 높은 사업을 그것도 당장 내년도부터 한꺼번에 추진하겠다는 것은 매우 위험한 발상이다.
급히 먹는 밥이 체하듯 전라북도가 삼락농정의 상징적인 사업효과를 거두기 위해 무리한 사업추진은 금물이다.
삼락농정 추진전략을 보면서 안타까운 점은 광역지자체 차원에서도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다는 사실이다. 직불금 확대, 기초농산물 국가수매제, 농산물 최저가격보장제, 무역이득공유제 등 실질적으로 필요한 부분은 정부 제안을 통해서만 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씁쓸할 뿐이다.
그래도 희망이 있다면 삼락농정의 정책대상을 사람에 맞추고 방향을 설정했다는 점일 것이다. 2015년 삼락농정의 서막이 궁금하고 기대되는 이유다.
누리집 담당자
의정홍보담당관 함훈욱
연락처
063-280-47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