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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공통전염병 연구소' 혈세낭비 건축물?

작성자 :
김현철
날짜 :
2015-03-20
2006년 전국적으로 조류인플루엔자와 브루셀라병이 발병하면서 축산농가들은 아무런 대책도 없이 피땀흘려 키워온 소닭오리들을 땅에 묻어야 했다. 당시 전라북도를 방문한 20여명의 국회의원들이 절규하는 축산농가들에게 약속한 것이 '인수공통전염병 연구소'다.
질병에 걸린 가축들을 살처분하는 것만으로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것을 절감하면서 국가적 차원의 대책을 마련해 보자는 것이었다.
이렇게 해서 2013년 12월 전북대학교 익산캠퍼스에 인수공통전염병 연구소가 자리잡게 됐다. 그동안 수차례 중단의 위기가 있었지만 예방용 백신조차 확보하지 못하고 있는 절박한 상황에 국비 371억원이 투입, 동양 최대 규모의 연구소가 세워진 것이다.
이와 더불어 가축전염병이 발생할 때마다 아무런 대책없이 피해를 당해야 했던 축산농가들과 불안한 먹거리에 대한 소비자들의 우려가 이 연구소를 통해 한꺼번에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됐다. 그러나 완공된지 1년이 넘었는데도 연구소가 전혀 가동되지 않고 명목만 이어가고 있는 실정이다. 또다시 대규모 예산만 투입된 혈세 낭비 건축물로 전략할 것인가에 대한 걱정을 떨칠 수가 없다.
우선 연구소를 가동할 만한 사람이 없다. 현재 확보된 연구인력은 7명, 연구소 수장조차도 몇 개월째 자리가 빈 상태다. 연구소가 풀가동되려면 100명 이상의 연구 인력이 필요하나 10분의 1도 안되는 인력이 과연 무슨 연구를 할 수 있겠는가!
예산 또한 마찬가지다. 당장 연구장비와 시설을 갖추기 위해 15년도에 118억원 가량이 필요한데, 현재 확보된 금액은 15억원에 불과하다. 관련 부처인 교육부에서는 더 이상의 예산반영이 없을 것이라며 전북대 예산 범위 내에서 운영할 것을 강조하면서 손을 놓고 있다.
설상가상,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방 균형 발전에 따라 지난해 5월 농림축산겸역본부 김천 이전 건립공사를 시작했으며 국가연구기관으로 AI센터까지 설립할 계획이다.
이대로라면 연구소가 언제 문을 닫아야 할지 모르는 상황이다. 더 이상 전북대학교 부설연구소로만 치부해선 안된다. 전북도와 전북대학교, 정부가 다시 한번 머리를 맞대야 한다.
먼저, 전북도의 적극적인 협조가 요구된다. 전북도는 2010년부터 469억 원 가량을 가축전염병 방역비로 지원해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지속적으로 가축전염병이 발병하고 있는 것을 볼 때 이제는 그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기 위해 연구개발 분야에 대한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 전북대와 협조체제를 구축함으로써 인수공통전염병 연구소의 시설과 연구인력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
나아가 익산국가식품클러스터 사업과 연계해 경쟁력을 확보하는 방안 또한 검토해야 한다. 새로운 대규모 국책사업 유치노력에 앞서 무용지물로 전략할 위기에 처한 연구소 활성화를 위해 전북도가 적극 나서야 할 때다.
전북대학교 또한 더 이상 기관 이기주의에 머물러서는 안된다.
물론 연구기관으로서의 당초 설립취지를 벗어나서는 안되겠지만 축산 농가들과 국민들의 기대에 부응키 위해 다양한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
국가적인 연구시설의 필요성에 의해 설립된 만큼 관련부처를 교육부에 한정하지 말고 농식품부와의 공조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외부연구인력 확보에 어려움이 있다면 수의대자연대농대 등 관련 단과대학의 전문 연구인력을 적극 활용, 최첨단 연구시설을 더 이상 방치해선 안된다.
또한 미국일본의 우수 연구기관과의 협약을 바탕으로 인수공통감염병연구를 위한 학술 교류를 적극 실시, 동양 최대 인수공통전염병연구소로서의 위상을 갖춰야 한다.
박근혜정부는 초기부터 부처간 칸막이 제거를 통해 협업과 소통을 강조해 왔다. 인수공통전염병 연구소가 대표적인 부처간 칸막이 제거 사례라 할 수 있다.
당초 교육부 사업을 통해 시설이 건립되었지만 가축 전염병에 대한 기술개발이라는 측면에서 농림식품축산부와 보건복지부 등이 적극 협조해야 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
농식품부에서 추가로 국가연구기관을 건립한다는 것은 그야말로 국민 혈세를 낭비하는 꼴이다. 인수공통전염병 연구소는 분명히 국민보건과 축산업 보호를 위한 국가연구시설인 만큼 관계 부처의 적극적인 협업체계를 마련할 것을 요청한다.
국민 건강과 축산 농가를 위해 운영하는 연구기관인 만큼 더 이상 손 놓고 있어서는 안된다. 아시아 최대의 인수공통전염병 연구소로 그렸던 호랑이가 고양이로 전락되는 일이 없길 간절히 소망해본다.
누리집 담당자
의정홍보담당관 함훈욱
연락처
063-280-47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