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너뛰기 링크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하단메뉴 및 주소,전화번호 안내 바로가기

진짜엄마, 가짜 엄마

작성자 :
정호영
날짜 :
2015-04-23

‘그 살아있는 아이를 둘로 나누어 반쪽은 이 여자에게 또 반쪽은 저 여자에게 주어라’ 구약성경에 나오는 유명한 일화이다. 두 여인이 살아 있는 아이와 죽은 아이를 데리고 와서 서로 살아 있는 아이를 자기 아이라고 주장 하자 솔로몬 왕이 위와 같이 판결하니 아이의 친 어머니가 아이를 포기 할 테니 죽이지 말라고 간청했다는 이야기이다.
이 일화에서 주는 교훈은 굳이 다른 말로 표현을 하지 않아도 될 만큼 모두에게 같은 느낌을 줄 것이다.
부모의 한없는 사랑, 사랑하는 아이를 빼앗길지언정 죽음만큼은 피하게 하고 싶은 것이 모든 부모의 심경 일 것이다.
여기서 죽음을 목전에 둔 아이의 입장으로 돌아가 보자. 자기의 친엄마가 자기를 포기 했다는 것에 당장은 서운 했을지는 모르지만, 누구보다도 자신을 사랑 했다는 것을 금새 느끼고 감사할 것이다. 아이는 죽음 직전의 공포에서 진정한 사랑을 찾는 순간 얼마나 행복 했을까?.. 요즘 눈만 뜨면 아이들이 눈에 아른 거린다.
지난해 피지도 못한 채 꽃이 되어 버린 세월호의 아이들... , 노란 버스에 올망졸망 올라타며 손을 흔들면서 유치원으로 어린이집으로 가는 아이들... 또 학교 앞 정문에서 길게 늘어진 자가용에서 종종걸음으로 나와 배꼽인사를 하며 교문으로 들어가는 초등학교 아이들.... 평소에 잘 느끼지 못한 아이들의 해 맑은 얼굴들이 요즘에 더욱 예뻐 보인다.
교육위원이 된지 벌써 9개월째다. 교육청 소관업무를 담당하는 도의원이라서 아이들이 더욱 눈에 밟히는 것 같다. 눈을 뜨면 어제 보다는 좋은 일이 기다리고 있겠지 하는 마음이지만, 지난 연말부터 돌아오는 것은 한 숨 뿐이다.앞서 소개한 일화처럼 갑자기 휘리릭 어느 분이 나타나서 현재 진행되고 있는 아이들 보육문제를, 속 시원하게 명판결을 하고 갔으면 얼마나 좋을까? 요 며칠 누리특위 활동을 하면서 고등학교 시절 선생님께서 하신 말씀이 부쩍 많이 생각난다.
“가슴은 뜨겁게, 머리는 냉철하게, 그러나 발은 땅에”라고 강조 하시며 “어려운 일이 생기면 이 말을 떠 올려 봐라. 그러면 희미하게나마/이나마 답이 보일 때가 있다”고 가르치셨다.
그때는 그 의미를 몰랐는데 지금에서야 조금씩 선생님의 말씀이 이해가 가는 것 같다.
현실을 떠난 이상을 경계하고 냉철하게 판단하되 인간적인 가슴이 있어야 한다는 정도로 해석 되는 것 같다.
머리로는 전북도교육청에서 주장하는 누리과정 보육예산은 국가 책임이므로 예산을 편성할 수 없다는 논리가 이해는 되지만, 내 가슴이 그걸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더욱이 아이들의 얼굴을 보고 있자니 5월 가정의 달을 앞두고 가슴은 더 먹먹해 지기만 한다.
진짜든 가짜든 성경에서는 서로 자기의 소중한 아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지금 전북의 아이들을 보면 보육의 책임을 맡고 있는 두 어머니가 서로 내 아이가 아니라고 등을 떠밀고 있는 형국이다. 성경과는 정반대의 상황이다. 지금 우리 아이에게는 진짜 어머니가 필요하다.
30년 쯤 지난 후에는 지금의 우리세대가 80~90대가 되었을 때 이 아이들이 모든 정책을 결정할 위치에 있을 것이다. 그때 이 아이들은 어떤 논리와 마음으로 우리를 대할까? 걱정이 앞선다.
지금은 우리가 아이들을 보육이란 이름으로 부양하고 있지만, 그때는 지금의 아이들이 우리를 노인복지라는 이름으로 부양할 것이다. 그때 우리도 자랑스럽게 아이들에게 말 할 수 있어야 한다.
'참으로 어려웠던 시절 어느 무엇보다도 너희들이 우선 이었다’고 우리의 부모들이 전쟁 후 그 어려웠던 시절 지금의 우리를 키워 냈던 것처럼...

누리집 담당자
의정홍보담당관 함훈욱
연락처
063-280-47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