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찢겨진 깃발, 전라북도의회
작성자 :
이해숙
날짜 :
2015-06-29
지난 23일 전라북도의회 추경예산안에 대한 예결위회의를 마치고 교육위원회 연찬회로 가는 버스안에서 김승환 교육감과 문재인 대표의 회동소식을 접했다.
누리과정예산의 파행과 교육청추경예산의 부결이라는 초유의 사태로 인해 몸도 맘도 지쳐있었다.
누리과정예산 파행으로 홀로 견뎠던 김승환 교육감도 지쳤을 것이고, 아래로부터 흔들리는 찢겨진 당을 봉합해가는 문재인대표도 지쳤을 것이다.
그들에게 돌파구가 필요했을 것이고, 그 이해가 서로 충족되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문재인, 김승환의 공동선언문은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누리과정 예산 파행의 과정에서 생략된 주체들이 있다.
어린이집 원장들과 전라북도의회다.
김승환 교육감이 예산을 세우고, 문재인 대표가 악수를 하면서 어린이집 원장들의 피켓은 사라질 것이고 그들의 목소리는 잠재워질 것이다.
그러나 누리과정 예산의 파행이 있던 순간부터 가슴을 졸여오고 파행을 막아보고자 동분서주했던 전라북도의회의 의장단과 교육위원회, 그리고 누리과정특별위원회는 좌표를 잃어버렸다.
초선의원으로 정치를 이해하기엔 부족함이 많지만‘전격적인’합의나 ‘전격적인’공동선언으로 정치가 이뤄져서는 안 될 것이란 믿음이다.
민주주의는 합의에 의해 성립되는 정치체제다.
‘최선의 판결이, 최악의 합의만도 못하다’는 도법스님의 말씀이 떠오르는 대목이다.
쇼가 아닌 것이다. 각 주체들의 충돌된 이해를 충분히 듣고 공감을 통해 조정의 틀을 형성하고 그 틀 속에서 대안을 마련하는 것이 건강한 정치형태다.
그러기 위해서 각 주체들에 대한 배려를 바탕으로 한 신뢰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이다.
그런데 이번 두 사람의 ‘전격적인’ 공동선언문에서는 그 ‘배려를 바탕으로 한 주체들에 대한 신뢰’가 생략되었다.
산 속에서 산을 알 수 없는 것처럼 문제 속에만 갇힌 다면 문제를 풀 수 없게 된다.
산 속에서 보이는 산과 산 바깥에서 보이는 산이 다른 것처럼, 진정으로 문제를 해결하고자 한다면 바깥에서도 볼 수 있는 시각이 필요한 것이다.
각 주체들에게서 손을 놓지 말아야 하는 이유가 생기는 대목이다.
누리과정 예산 파행으로 맘이 아팠던 사람은 두 사람만이 아니라는 걸 알아야 한다.
적어도 대한민국 제1야당의 대표가 누리과정 예산 파행의 심각성을 이해하고 그 해법을 찾고자 했다면, 그리고 그걸 통해서 흔들리는 당내 갈등을 봉합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면, 그가 찾아야 할 곳은 전라북도교육청이 아니라 전라북도의회에서 교육감을 만나야 했어야 했다.
김승환 교육감 또한 문재인 대표의 회동 일정이 잡혔을 때 최소한의 의회에 대한 최소한의 고민과 대책이 함께 있었어야 했다.
예의와 의전이 아니라 수순이고 함께 가기 위한 최소한의 노력이다.
바로 서야 할 지방정치가 중앙정치에 의해 쓴 잔을 받아마셨다.
대한민국 제1야당의 대표가 망가뜨린 지방정치의 위상을 누가 세울 것인가?
전라북도의회의 손을 뿌리친 김승환 교육감은 누구를 상대로 교육을 책임져 갈 것인가?
교육위원이면서 누리과정 특위위원으로 예결위원으로 누리과정 파행과 추경예산안 부결이라는 풍파를 온몸으로 받았다. 1년이 십 년 같은 시간들이었다.
예산을 세우겠다고 의회를 드나들면서 질타를 받아가던 교육청 예산담당자들에 대한 안타까움도, 지쳐 입원하던 김승환 교육감의 모습을 아프게 지켜보던 맘도 이젠 생경할 뿐이다.
제대로 서기가 그리 힘든가. 지방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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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집 담당자
의정홍보담당관 함훈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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