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잘하는 의회, 함께 만드는 전북전북특별자치도의회
어김없이 생명이 싹을 틔우고 자라나며, 화려한 색색의 봄꽃이 마음을 설레게 하는 양춘가절(暘春佳節)의 4월이다. 주말은 가족, 친구들과 함께 삼삼오오 화사한 봄날을 누리기 위한 상춘객들로 시끌벅적한 것이 지난 몇 년간 코로나로 억눌렸던 어깨를 활짝 펴는 듯 하기도 하다. 그러나 봄의 따사함만을 즐기기에는 우리의 4월은 기억해야 할 것들이 많다.노벨문학상을 받은 T.S엘리엇은 황무지의 첫 소절, 첫 행에서 4월은 가장 잔인한 달이라고 표현했다. 필자는 젊은 시절부터 4월이 되면 이 문장을 떠올리며 우리나라의 힘겨웠던 4월의 역사를 떠올렸었다. , , 등등. 그리고 10년 전에 반드시 기억해야 할 하나의 사건이 또 생겼다. 다시는 있어서는 안될 가 그것이다.꽃을 피우기도 전에 차가운 물 속에 잠겨야 했던 단원고 학생들을 포함한 304명의 희생자가 발생한 세월호 참사 이후 대한민국은 몇 년 동안, 그리고 지금도 그 상처가 아물지 않고 있다. 참사 이후 외쳤던 것들 중 그 어느 것 하나도 제대로 해결된 것이 없기 때문이다. 특히 안전한 대한민국은 여전히 요원하기만 한 것 같아 필자는 정치인의 한사람으로써 매우 마음이 무겁다.세월호 참사 이후 대형 참사의 예방과 대응활동을 지자체의 역할로 명확하게 규정하며 안전시스템 개선에 호기롭게 나섰고, 광역자치단체는 2급 공무원이 재난을 책임지는 전담조직을 설치하기도 했다. 그렇지만, 우리는 10년도 지나지 않아 도심 한복판에서 159명의 젊은 청춘들을 떠나보내야 했던 이태원 참사를 겪어야 했으며, 무고한 시민 14명의 목숨을 앗아간 오송 지하차도 참사에 대해서도 그 어떤 후속 조치도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재난만 터지면 시스템을 개선하겠다고 큰소리치지만 10년 전에도, 지금도 사회재난은 되풀이되고 있는데 도대체 무엇을 정비한 것인지, 무엇을 더 정비하겠다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이러한 가운데 전북특별자치도의 재난에 대비하는 태도는 가히 충격적이지 않을 수 없다. 전북특별자치도 감사위원회에 따르면 도내 지자체들의 재난안전분야 행정분야 특정 감사한 결과 도청의 경우 지난해 가을철 비상 1,2,3단계에서 모두 40회 응소실태를 점검했는데 145개 부서가 응소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런 모습을 보이는 곳이 비단 전북특별자치도만일까? 사회참사가 일어나지 않은 것이 천만다행스럽다고 해야 하는 것일까? 이런 우문을 필자 스스로에게 던지면서 여전히 개탄스러운 행정조직의 안전불감증에 깊은 불쾌감을 드러내지 않을 수 없다.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정밀안전점검을 통해 중대결함이 발견된 교량을 문제가 없는 것처럼 덮어버려 도민들은 대형사고 위험에 노출되어 있고, 새만금지역에서는 수시로 화학물질 유출사고가 발생하고 있는데 관할관청의 후속조치나 재발방지 대책은 여전히 주먹구구식이다.그렇기에 우리는 세월호 참사를, 이태원 참사를, 오송 지하도 참사를 잊지 말아야 하는 것이다. 기억하는 것이 더 마음을 후벼파고 우리를 더 힘들게 할 수도 있다. 그러나 기억하지 않는다면 그 아픔이, 그 참사가 내 눈앞에 펼쳐질 수 있음을 우리는 알아야 한다. 안전한 대한민국에 한 발자국 더 나아가기 위해 우리들이 할 수 있는 최소한의 행동은 바로 참사를, 그들을 기억하는 것이다.지난해 개정된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에서는 올해 7월부터 시·도지사가 재난 사태 선포를 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고 재난현장을 지휘할 책임도 명확하게 구분하고 있다. 필자 역시 2024년은 안전한 전북특별자치도를 위해 최선을 다해 의정활동을 펼칠 것이다. 지역 곳곳에 예정되어 있는 대규모 축제의 안전관리계획을 꼼꼼하게 점검할 것이다. 다시 돌아오는 4월은 잔인한 달이 아닌 이해인 시인의 싯구처럼 꽃들 가득한 세월의 길목에 살고 있음이 감동이라는 말이 먼저 떠오르는 4월, 오늘 곁에 있는 모두를 진심으로 사랑하는 4월이 되기를 기대한다.
김희수 전북특별자치도의회의원 / 새전북신문 2024.04.11.(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