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인기리에 방영 중인 역사극 ‘징비록(懲毖錄)’이 한국인이 좋아하는 TV프로그램 드라마 부문에서 1위를 차지했다.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즐겨보는 ‘징비록(懲毖錄)’은 ‘시경(詩經)’ 소비장(小毖章)의 ‘예기징이비역환(豫其懲而毖役患)’ 구절로 ‘지난 일의 잘못을 징계하여 뒤에 환난이 없도록 조심한다’는 뜻이다.
류성룡은 수많은 인명이 살상당하고 아름다운 강토를 유린당한 참혹했던 전화(戰禍)를 회고하면서 다시는 그런 전란을 겪지 않도록 과거 조정의 여러 실책들을 반성하고 앞날을 대비하기 위해 ‘징비록’을 저술했다고 한다.
지난해 출범한 민선 6기, 송하진 도지사는 법고창신(法古創新)을 도정철학으로 제시하며 각계각층에서 옛것의 소중함을 본받아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중요성을 강조했다.
전북도의회는 지난 7월 22일 제323회 1차 정례회시 2014회계연도 도 결산액 5조2천479억원, 도교육청 결산액 2조7천667억원을 통과시켰다.
결산(決算)은 회계연도가 끝나고 모든 예산활동이 종료되면 1년 동안의 세입?세출예산 집행내역을 계수로서 표시하는 행위다. 예산운영은 편성, 집행, 결산의 3개년을 주기로 구성된다.
지방예산운영과정에 있어 결산의 역할은 예산의 편성이 당해 회계연도 내의 수입과 지출에 관한 사전계획이라면 결산은 사후 달성도를 평가하는 내용에 주안점을 둬야한다. 이 같은 평가결과는 다음연도 예산편성 과정에 환류 되어야 함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러나 예산집행 사후에 의회 심의를 거쳐 그 집행의 적법 타당성을 확인받는 사후적 재정통제수단으로 결산의 의의는 법률적인 것보다 정치적?역사적인 의미가 커 그동안 예산편성과 집행보다 소홀히 다루어진 것이 현실이다.
지난 7월7일 구성된 제10대 도의회 제2기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2014회계연도 결산심사를 위해 자체연찬회를 갖고 예산결산 전문강사를 초빙하고 의원간의 열성적인 토론으로 전문성을 습득해 2014회계연도 결산심사는 과거보다 세심하게 이뤄졌다.
특히 예결위는 결산(決算)을 원안 승인하는 대신 전북도와 전북도교육청에 각 20건씩 총 40건 시정요구사항을 채택했다.
결산심사를 통해 제기된 개선요구는‘결산의 심사결과 위법 또는 부당한 사항이 있는 경우에 지방의회가 해당기관에 변상 및 징계조치 등 시정을 요구하고, 해당기관은 처리 결과를 지방의회에 보고해야 한다’는 지방자치법 제134조 1항에 따른 것이다.
해당조항은 지난 2011년 개정된 후 지금까지 17개 시도 광역의회 중에서 이를 근거로 결산(決算)에 대한 시정요구를 한 것은 전북도의회가 처음이다.
도의회는 처음 시행에 따른 충격을 완화하고 감사 등과의 중복처벌을 피하기 위해 변상이나 징계, 시정 대신 주의 29건, 제도개선 11건을 채택했다.
그동안 결산은 수입과 지출의 결과만을 확인하는데 치중하고 있었으나 최근에는 체계적 성과관리 및 성과평가위주로 변모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결산은 아직까지 성과평가보다 회계감사에 치중하고 있는 실정이다. 집행부가 제출하는 결산서는 집행실적 및 합법성 위주의 정보로 구성되어 있으며 사업의 내용과 성과에 대한 정보는 제한적이다.
도의회 역시 예산안 심사에 비하여 결산심사에 대한 관심과 개선 의지가 상대적으로 부족하였다. 특히 결산심사 사후 조치의 중요성을 간과하고 있었다.
임진왜란을 극복한 류성용은 후대(後代)를 위해 ‘징비록’을 남겨 지난 일의 잘못을 징계하고 미래에 대한 대책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옛것으로부터 새로움을 찾자는 요즘 시대적 흐름 속에 예산운영 결산(決算)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전북 지역주민의 대표기관인 전라북도의회 제10대 2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장으로서 책임성과 권한에 따른 역할을 충실히 이행하여 결산과정에 대한 지속적인 개선으로 재정운영에 투명성과 효율성을 제고 할 수 있도록 한층 노력해야 할 것을 다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