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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움 없는 학교, 학교 없는 배움
작성자 :
이해숙
날짜 :
2015-07-22
‘나는 경쟁만 남는 배움 없는 학교에서 1등급 생산품이길 거부한다. 정답 있는 공부를 해야 갈 수 있는 대학 진학을 포기한다. 내 몸을 옭아 메는 실을 끊기 위해 배움 있는 공부를 하기 위해 정답 없는 삶을 살기 위해 용기를 낼 것이다.’
진주여고 2학년 김다운 학생의 학교를 포기한 이유다.
우리의 아이들은 열심이다. 초등학교에 들어가기도 훨씬 전부터 초등학교에서 배워야 할 공부를 미리 한다. 그리고 중학교에서 배워야 할 내용을 초등학교 때 배우기 시작한다.
새벽까지 세계에서 가장 열심히 공부해서 서울에 있는 대학엘 가지만, 졸업을 하면 취업재수를 해야 하고 취업과외를 하고 그렇게 취업백수 몇 년이면 빚쟁이로 전락하고 신용불량자가 되어 결혼조차 꿈도 못 꾸는 슬픈 청년이 되어간다. 그리고 왜 그렇게 된 것인지 그들은 알지 못한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가장 큰 이유는 학력차별에 따른 임금의 차별에서부터 시작한다고 생각한다. 직업이란 것이 한 개인이 갖춘 역량을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서 사회적 제 관계 속에 복무하고 그 대가를 임금으로 받는 것이라 할 때, 천차만별의 개개인이 가진 역량 또한 차이가 있을 뿐이지 차별받아야 할 이유는 없는 것이다.
그러나 경쟁을 통한 인재영입이라는 자본주의적 인재확보 방식에 모든 대학들이 반응하고 그 경쟁에 뒤처지는 걸 두려워하는 부모들이 그 경쟁에 부응하고 아이들은 자신들의 꿈이나 행복 따위는 생각지도 못한 채 오로지 암기하는 배움만을 하고 있다. 그리고 그들은 세계에서 가장 불행한 아이들로 살아가고 있다. 그리고 그 모든 과정을 앞장서서 꾸준히 이끌고 가고 있는 곳이 바로 학교다.
학교에는 대학과 취업의 가치 외는 보이지 않는다.
‘인성의 교육’도 대학입시에 포함되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아이들의 교육적 성과보다 서울에 있는 대학에 몇 명이나 진학시켰는가 하는 것이 그 학교의 성적이고 모든 교사는 그 일을 위해 노력할 뿐이다.
개개인이 가지는 고민은 사치에 불과하다. 개인이 가지는 꿈은 대입에 방해가 되는 요인일 뿐이다. 그 거대한 경쟁의 시스템에서 자리 잡지 못하는 아이들은 학교를 떠나고, 그 떠난 아이들은 경쟁에서 실패한 낙오자로 낙인찍혀 사회 어느 곳에서도 받아주지 않는다. 그들을 받아주는 곳은 세상의 그늘뿐이다.
학교가 변해야 한다.
학교교육의 가장 큰 문제는 아이들이 가진 고유의 가치를 사장시킨다는데 있다. 천명의 아이들을 하나의 규격화 된 틀에 모아둔 채 천편일률적인 모습으로 다듬어가는 것이며, 이것이 공교육의 한계다. 그것은 바로 990개의 욕망과 재능을 사장시키는 일이란 걸 기억해야 한다.
학교가 변해야 한다.
세상을 향해 학교를 열고 작은학교 개념으로 진화해야한다. 학교를 줄여서 작은 학교를 만들고, 그 속에서 아이들의 다양한 욕구가 분출되는, 삶과 결합되는 교육현장을 만들어야 한다. 모든 존재가 다름을 인정하고, 그 차이를 자신만의 방식으로 구성해내는 일이 경쟁력이 될 수 있고 그 가치를 통해 사회 속에서 관계할 수 있도록 배워가야 하는 일이다.
그러한 배움이 삶의 현장 속에서 이뤄져야 한다.
삶과 부딪히는 지점 속에서 자신의 위치를 고민하고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며 사회적 관계 속에서 어떻게 자리 잡아 나갈 것인가를 고민해야한다. 그것이 진정한 배움의 시작이다. 생명과 생태를 온 몸으로 배우고 익힘으로 존재의 가치를 이해하고 그 존재들 속에서의 평등과 그렇게 얻어진 인권과 호혜의 가치를 지향함으로 건강한 사회구성원으로 성장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진정한 교육이 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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