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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교육, 담장을 넘어야 할 때
작성자 :
이해숙
날짜 :
2015-11-10
어떠한 우여곡절을 겪었든 내년부터 전면적인 자유학기제가 실시될 예정이다. 대학 입시제도 변화를 전제로 하지 않는 자유학기제의 성공은 요원하리라 생각되지만, 법적으로 전면적인 시행을 앞두고 있는 교육청에서는 최소한의 실효를 거둘 수 있는 다각적인 노력이 준비되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지난 10월 초, 전라북도의회 교육위원회의 영국과 아일랜드 연수 중 가장 크게 느낀 점은 ‘교육이 학교와 지역의 경계를 넘나들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들 나라에선 학교와 가정과 지역이 함께 하는 교육의 틀 속에서 아이들의 배움이 커가고 있었다. 연수 내내 지역의 가치가 교육에 담길 수 있고 교육의 결과물이 지역에 반영될 수 있는 ‘학교를 넘는 교육 현장 확대’가 대단히 중요한 일이라는 걸 절실하게 느끼고 돌아왔다.
지금 우리 교육의 현장에는 지역의 가치가 반영되어있지 않다. 오로지 책상과 교실에 묶여 언젠가 다가 올 대학 입시를 향해 있을 뿐이다. 현장을 돌아보는 체험 수업이나 지역 속에서 관계를 통해 이뤄지는 봉사활동도 대학 입시를 위한 스펙으로 전락해 있는 것이 사실이다.
지역에서 함께 하는 다양한 생각과 이해관계를 가진 사람들 속에서 자신의 생각을 적절하게 표현하고 타인의 생각을 경청하는 것은 중요하다. 또 서로 소통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고, 자신이 살고 있는 사회의 과거와 현재를 이해하는 것도 바른 교육이다. 이를 바탕으로 더 나은 사회를 위해 개인적, 공동체적으로 행동할 수 있는 배움을 통해 사회 구성원으로 가야 한다. 이것이 배움이 학교를 넘어 지역과 결합하는 목적이 되어야 하는 것이다.
지금 우리가 맞이하는 자유학기제의 전면적인 시행도 이러한 시각에서 접근해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학교와 지역사회가 함께 만드는 교육 공동체가 필요하다. 교육의 시작점인 가정의 확대 개념으로 지역을 설정하고, 지역의 가치와 학교에서 배움이 결합할 수 있는 체계로서 지역교육 공동체를 교육청과 전라북도 그리고 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이 함께 만들어 가야 한다.
이러한 지역 교육공동체 속에서 우리 아이들의 교육을 총체적으로 고민해야 하며, 공교육과 대안 교육 그리고 학교 밖 청소년들도 함께 만나 어울리고 함께할 수 있는 다양한 교육 과정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 교육이라는 단어 때문에 한 발 빼겠다는 태도를 버리고, 전라북도청도 함께 나서야 한다. 배움이 학교 담장을 넘는 순간, 교육은 더 이상 학교에 갇히지 않을 것이며, 교육은 전라북도의 또 다른 성장 동력으로 자리매김 할 것이라고 확신하기 때문이다.
군산 회현중학교 성공 사례가 그랬고, 진안 아토피학교의 성공 사례도 그랬고, 김제 지평선학교 사례도 학생만 찾아오는 게 아니라 한 가정이 찾아오는 걸로 이어진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그렇게 모여드는 사람들이 마을을 이루고 지역을 일으키는 힘이 된다는 사실을 보여준 좋은 예인 것이다.
공장을 세우는 것 보다 깨끗하고 골프장을 만드는 것보다 아름다울 것이다. 쓰러져가는 시골마을에 아이들의 웃음소리보다 반가운 건 없기 때문이다. 전북교육청과 전북도청, 그리고 시민사회가 함께 할 때만이 지역의 교육 가치를 세울 수 있을 것이며, 교육과 문화가 살아 있는 전라북도로 새롭게 발돋움 할 것이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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